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맨 앞)과 정의선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27일 '현대차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이 열리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고성능차 레이싱을 관람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도 함께 했다. (사진=연합)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한국타이어) 회장이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과 함께 ‘현대차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이 열리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만났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수장들이 모이면서 주목됐다. 일단 ‘레이싱’이라는 교집합으로 모이게 됐지만, 완성차 업계가 전동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전고체 배터리와 전기차 전용 타이어 등 전장 부품 협력 등 논의할 수 있는 주제는 많다. 그만큼 이번 만남이 단순 레이싱 관람에 그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 현대차·토요타, 고성능차 맞대결…한국타이어, 내년 WRC 후원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토요타는 모터스포츠 발전을 위해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 참여중인 양사는 정의선 회장과 아키오 회장이 만나 양사의 고성능 양산차와 경주차를 선보이며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회장과 조현범 회장도 초청됐다. 정의선 회장과 함께 이재용, 조현범 회장은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인 ‘현대 N’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아키오 회장을 맞이했다. 이어 대회 시작 전 ‘쇼 런(Show Run)’ 리허설도 지켜봤다. 조 회장이 이끄는 한국타이어도 내년부터 WRC 공식 후원을 시작해 레이싱카 전용 타이어 공급에 나선다. ■ 삼성 이건희 선대회장 만든 스피드웨이…이재용·정의선, 경쟁서 협력관계로 ‘레이싱’이라는 교집합이 이들 수장들을 한 곳에 모이게 했다. 행사가 열리는 용인 스피드웨이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옛 삼성에버랜드) 소유로, 이재용 회장의 아버지인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만들었다. 1995년 ‘용인 모터파크’라는 이름으로 에버랜드 인근에 자동차 경주 트랙을 만든 것이다. 이 선대회장은 ‘자동차광’으로 불릴만큼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의 르노코리아가 있기 전 프랑스르노그룹과 협업해 르노삼성자동차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와 삼성은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은 더 이상 완성차를 생산하진 않는다.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20년 삼성SDI 충남 천안사업장에서 만나면서 양사의 경쟁구도는 협력관계로 변모할 물꼬를 텄다. 당시 두 회장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 등을 논의했다. 삼성SDI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완료하고 2027년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도 화재에 강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 취임 2주년 이재용, ‘반도체 위기론’ 속 인적쇄신 예고…“책임경영 실천해야” 이날은 이재용 회장이 회장 취임 2주년이기도 하다. 이 회장의 현재 삼성의 ‘반도체 위기론’ 속에서도 어떤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다만 전영현 부회장을 삼성 반도체(DS)부문 수장으로 세우며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 등에 활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뺏겼다. 3분기 실적에서도 SK하이닉스가 앞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에 연결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해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반면 삼성전자는 DS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4조원대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에 한참 밀리는 수준이다. 올해 누적으로는 이미 SK하이닉스가 앞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5조3845억원. 삼성전자 DS부문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8조3600억원으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과가 나오면, 삼성 DS부문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2조원대가 예상된다. 전영현 부회장은 이례적으로 최근 삼성전자 경영진을 대표해 실적 부진 등에 대한 ‘공개 반성문’을 내고 “기대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고 강조하며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오는 28일 이재용 회장은 ‘삼성 합병·승계 의혹’ 2심 공판에 출석하는 등 아직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적극적인 책임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일고 있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은 최근 발간한 준감위 연간 보고서에서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 경영자의 등기 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 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취임 2주년' 이재용, 정의선과 한자리…전장·반도체 고심

‘현대차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 현장서 만나
이재용, 취임 2주년 별도 메시지 없이 선대회장 만든 스피드웨이 찾아
정의선, 아키오 토요타 회장과 주최…조현범 한국타이어, 내년 WRC 후원
이재용, ‘반도체 위기론’ 속 인적쇄신 예고…준감위 “책임경영 실천해야”

손기호 기자 승인 2024.10.27 16:41 의견 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맨 앞)과 정의선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27일 '현대차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이 열리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고성능차 레이싱을 관람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도 함께 했다. (사진=연합)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한국타이어) 회장이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과 함께 ‘현대차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이 열리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만났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수장들이 모이면서 주목됐다.

일단 ‘레이싱’이라는 교집합으로 모이게 됐지만, 완성차 업계가 전동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전고체 배터리와 전기차 전용 타이어 등 전장 부품 협력 등 논의할 수 있는 주제는 많다. 그만큼 이번 만남이 단순 레이싱 관람에 그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 현대차·토요타, 고성능차 맞대결…한국타이어, 내년 WRC 후원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토요타는 모터스포츠 발전을 위해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 참여중인 양사는 정의선 회장과 아키오 회장이 만나 양사의 고성능 양산차와 경주차를 선보이며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회장과 조현범 회장도 초청됐다. 정의선 회장과 함께 이재용, 조현범 회장은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인 ‘현대 N’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아키오 회장을 맞이했다. 이어 대회 시작 전 ‘쇼 런(Show Run)’ 리허설도 지켜봤다. 조 회장이 이끄는 한국타이어도 내년부터 WRC 공식 후원을 시작해 레이싱카 전용 타이어 공급에 나선다.

■ 삼성 이건희 선대회장 만든 스피드웨이…이재용·정의선, 경쟁서 협력관계로

‘레이싱’이라는 교집합이 이들 수장들을 한 곳에 모이게 했다. 행사가 열리는 용인 스피드웨이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옛 삼성에버랜드) 소유로, 이재용 회장의 아버지인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만들었다. 1995년 ‘용인 모터파크’라는 이름으로 에버랜드 인근에 자동차 경주 트랙을 만든 것이다.

이 선대회장은 ‘자동차광’으로 불릴만큼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의 르노코리아가 있기 전 프랑스르노그룹과 협업해 르노삼성자동차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와 삼성은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은 더 이상 완성차를 생산하진 않는다.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20년 삼성SDI 충남 천안사업장에서 만나면서 양사의 경쟁구도는 협력관계로 변모할 물꼬를 텄다. 당시 두 회장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 등을 논의했다. 삼성SDI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완료하고 2027년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도 화재에 강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 취임 2주년 이재용, ‘반도체 위기론’ 속 인적쇄신 예고…“책임경영 실천해야”

이날은 이재용 회장이 회장 취임 2주년이기도 하다. 이 회장의 현재 삼성의 ‘반도체 위기론’ 속에서도 어떤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다만 전영현 부회장을 삼성 반도체(DS)부문 수장으로 세우며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 등에 활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뺏겼다.

3분기 실적에서도 SK하이닉스가 앞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에 연결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해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반면 삼성전자는 DS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4조원대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에 한참 밀리는 수준이다.

올해 누적으로는 이미 SK하이닉스가 앞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5조3845억원. 삼성전자 DS부문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8조3600억원으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과가 나오면, 삼성 DS부문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2조원대가 예상된다.

전영현 부회장은 이례적으로 최근 삼성전자 경영진을 대표해 실적 부진 등에 대한 ‘공개 반성문’을 내고 “기대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고 강조하며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오는 28일 이재용 회장은 ‘삼성 합병·승계 의혹’ 2심 공판에 출석하는 등 아직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적극적인 책임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일고 있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은 최근 발간한 준감위 연간 보고서에서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 경영자의 등기 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 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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