겔포스 제품군. 사진=보령컨슈머헬스케어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은 1897년 국내 첫 제약기업인 동화약방(현 동화약품)이 등장한 이래 130여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생명의 구제'에서 시작된 국내 대다수 제약바이오기업은 10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류의 건강한 삶'을 향한 연구개발에 아낌없이 역량을 쏟아부었고, 그 결과 단일 브랜드 '연매출 1조'란 '블록버스터 제품' 탄생 신화를 쓰고 있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주요국간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현재,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은 이들 기업의 자체적인 노력을 통해 발전을 거듭해 온 것이다. 이에 뷰어스는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토대를 다지고 성장을 견인한 각 기업들의 장수브랜드 발자취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속쓰림엔 겔포스!. 지난 1976년 6월 출시된 보령(구 보령제약)의 대표 제품 겔포스가 발매 5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겔포스는 200억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는 대형 품목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반백년 간 한국인의 쓰린 속을 달래며 국민 위장약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짜 먹는 방식으로 오랜 기간 사랑받은 이 약의 등장에는 보령제약 창업자 김승호 명예회장의 사업적 감각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겔포스의 시작은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보령제약 사장이던 김 회장은 일본 제약전문지의 선진국 의약품 업계 시찰 행사에 초청돼 처음으로 유럽 땅을 밟게됩니다. 국내에 유통되는 의약품은 알약이나 가루약밖에 없던 시절, 기존과 전혀 다른 짜 먹는 현탁액 형태의 위장약을 처음으로 접하고 깊은 인상을 받게 되죠.

이 경험은 겔포스 탄생으로 이어집니다. 보령제약은 1972년 3월 프랑스 제약회사 비오테락스와 기술 제휴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후 3년간 기술 도입과 검증 과정을 거쳐 1975년 6월 보령제약은 국산 제품 겔포스 본격 생산에 돌입했습니다.

겔포스가 출시된 1970년대는 박노해 시인이 "전쟁 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가운 소주를 붓는다"고 표현했듯 중노동의 시대였습니다. 과로와 음주로 자연히 위장병이 늘어났고 겔포스는 ‘위벽을 감싸 줘 음주 전에 먹으면 위를 보호한다’는 입소문과 함께 날개 돋친 듯 판매됐습니다. 출시 첫해 매출은 6000여 만원에 불과했으나 4년만에 10억원대 판매고를 달성했죠.

겔포스 유행은 시대가 변했음에도 지속되는 중입니다. 최근 불황에는 매운 음식이 인기를 끈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과자, 라면을 비롯한 매운맛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발달된 SNS 환경은 매운 음식을 먹고 이를 SNS에 업로드하는 '매운 음식 챌린지'를 트렌드로 만들었고 영상에서 눈길을 끄는 제품 또한 겔포스입니다.

■연구 개발을 통한 제품개선 지속

이처럼 시대가 지나도 겔포스가 선두 브랜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주요한 이유는 강력한 효과와 연구개발을 통한 지속적인 제품 개선 덕분이라는 게 보령 측 설명입니다. 겔포스는 콜로이드성겔을 뜻하는 '겔(Gel)'과 강력한 제산 효과를 뜻하는 포스(Force)가 합쳐진 이름입니다. 겔포스는 '인산알루미늄겔'과 천연물인 '팩틴(Pectin)', '한천(Agar-Agra)'을 결합한 겔 간의 상호작용으로 위산을 중화해 위벽 자극을 막고 상처 부위를 보호함은 물론 궤양 발생을 예방합니다.

보령은 이 같은 겔포스 제산효과를 한단계 높여 2000년 겔포스엠을 출시했습니다. 겔포스 주성분인 '인산알루미늄' 함량을 높이고 '수산화마그네슘'을 추가했습니다. 이를 통해 인산알루미늄 단독 성분일 때 발생할 수 있는 변비·설사 등 부작용 위험을 크게 줄였고 가스를 제거하고 인 결핍증을 예방하는 시메티콘을 추가해 가스에 따른 불편함도 개선했습니다.

2018년에는 겔포스엠을 기반으로 속쓰림과 식욕감퇴, 더부룩함, 소화불량 증상까지 완화해 주는 'DL-카르니틴염산염'을 첨가한 ‘겔포스엘’을 개발합니다. 또한 겔포스엘 부터는 세로형 스틱 포장을 새로 도입해 복용 및 휴대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지난해 1월에는 겔포스엠의 패키지 또한 스틱형으로 변경하면서 그립감을 높이고 한번에 섭취할 수 있도록 개선했습니다.

■트렌디한 광고로 소통하다

사진=보령컨슈머헬스케어

겔포스는 1970년대 ‘위장에 평화를’, ‘주머니 속의 위장약 겔포스’, 1980년대 수사반장 시리즈 ‘위장병 잡혔어’의 광고 컨셉으로, 1990년대 초반에는 ‘속쓰림엔 역시 겔포스’라는 카피의 광고 등으로 의약품 광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특히 1980년대 광고는 인기리에 방영된 '수사반장' 배우들이 출연해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위장병, 잡혔어!”라는 말을 유행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생산 라인을 철야로 가동해도 수요를 따라잡기 힘들정도로 겔포스는 대한민국 대표 위장약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에는 트렌디한 광고를 통해 젊은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겔포스의 시장지배력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과 2023년 겔포스엘의 광고에서는 MZ세대를 대표하는 배우 주현영이 등장해 젊은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실제 겔포스엘은 우수한 제품력과 광고 효과가 더해져 지난해 소비자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63% 성장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올해 1월에는 “그 정도가 딱 겔포스엘 먹을 정도”라는 컨셉으로 적절한 겔포스엘 복용 시점을 알리는 신규 광고를 런칭했습니다. 효능·효과가 중심이 되는 기존 의약품광고와 달리 일상 속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캠페인성 광고로 제작해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자극적인 식사를 즐기는 젊은 세대에게 적절한 위장 건강 관리의 필요성을 전달했습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개선 노력으로 인해 겔포스 브랜드의 2024년 소비자판매실적(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은 19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165억 대비 약 18% 성장한 수치로 같은 기간 일반의약품 제산제 시장 전체 성장률(11.28%)과 비교해봐도 훨씬 가파른 성장세입니다.

겔포스 브랜드는 약 30%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며 해당 제품군 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점유율 1위의 제품임에도 시장의 성장보다 빠른 속도로 제산제 시장 전체의 성장을 주도하며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보령은 MZ세대 소비자의 공감을 유도하고 지금까지 겔포스를 선택해 준 중장년층 고객들과는 신뢰를 바탕으로 겔포스의 뛰어난 효능과 복용편의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단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