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맥 거품기'를 사용해 전용잔에 따른 한맥. (사진=김성준 기자)
톡 쏘는 탄산과 시원한 목넘김, 청량하면서 깔끔한 맛의 ‘라거(Lager)’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맥주인데요. 특별한 안주 없이도 가볍게 즐길 수 있고, 짜고 기름진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는 점 덕분이죠. 언제 어디서나 마시기 좋은 술인 만큼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주요 맥주 브랜드들이 모두 라거 맥주인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소비자 선호가 뚜렷하다 보니 주요 제조사들이 자사 제품에서 강점으로 내세우는 점도 비슷비슷합니다. 탄산감이 얼마나 강렬한가, 목넘김이 얼마나 시원한가, 맛이 얼마나 깔끔한가 등이죠. 자연스럽게 광고 영상 등 마케팅도 이런 특징이 잘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나 장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왁자지껄한 술자리나 스포츠 경기 등을 관람하며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는 모습은 고정관념처럼 여겨질 정도죠.
하지만 이런 대중적인 흐름에서 한발짝 벗어나 독특한 마케팅을 시도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소비자 취향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춰 특정한 상황에 즐기기 좋은 특별한 맥주라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죠. ‘부드러움’을 무기로 오비맥주가 공들여 키우고 있는 서브 브랜드 ‘한맥’입니다.
■"고민 없이 ‘한맥’과 영화 한편"…부드러운 맛에 여유 더한다
'한맥왓챠파티' 이벤트 페이지. (사진=왓챠 홈페이지 캡처)
오비맥주가 올해 한맥 마케팅 방점으로 찍은 것은 ‘영화’입니다. 오비맥주는 한주의 중간인 수요일에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맥주와 영화를 함께 즐기며 여유를 선사한다는 취지로 ‘수요한맥회’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데요. 한맥 특유의 부드러운 맛과 오래 지속되는 거품이 집에서 영화를 감상하며 음미하기에 최적화됐다는 판단입니다. 특히 OTT 플랫폼 ‘왓챠’와 협업을 통해서는 한맥 제품 구매시 무료로 영화 감상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바쁜 하루를 보낸 뒤, 저녁에 즐기는 맥주 한캔을 통해 소소한 위로를 얻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맥주와 곁들일 안주도 중요하지만, 눈이 심심하지 않게 해줄 콘텐츠도 빠져선 곤란하겠죠. 수많은 콘텐츠가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한시간여를 느긋하게 즐길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영화입니다. 문제라면 ‘어떤 영화를 보느냐’인데요. OTT 속 수많은 콘텐츠를 살피며 영화 한편을 골라내는 일은 활력이 방전된 저녁엔 꽤나 지치는 일입니다.
‘한맥’이 ‘왓챠’와 함께 큐레이션해 선보이는 영화는 OTT 구독료 부담은 물론 이런 선택의 피로감까지 상당부분 덜어줍니다. 한맥 제품에 새겨진 QR코드를 스캔하면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쿠폰을 발급받을 수 있는데요. 해당 쿠폰을 왓챠 홈페이지 또는 앱에서 등록하면, 한맥이 선정한 영화 한편을 일주일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편의점 매대에 있는 다양한 맥주와 OTT 플랫폼 속 수많은 콘텐츠들 사이에서 선택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은근히 반가운 일이었죠.
전반적으로 차분한 한맥의 맛도 영화를 보며 홀짝홀짝 곁들이기 좋았습니다. 한맥은 다른 라거 맥주들과 비교하면 탄산감이 특별히 강하지 않고 목넘김도 부드러운 편인데요. 톡 쏘는 맛과 청량감을 선호한다면 밍밍할 수도 있지만, 자극적이기보단 무던한 맛이 천천히 마시기엔 더 적합하게 느껴졌습니다. ‘한맥 거품기’를 사용해 잔에 따르면 훨씬 조밀하고 부드러운 거품을 낼 수 있는데요. 캔맥주로도 크림 생맥주를 먹는듯한 느낌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대중성 대신 취향저격, ‘영화 마케팅’으로 ‘한맥’ 입지 확대
'한맥왓챠파티' 실시간 채팅창. (사진=왓챠 홈페이지 캡처)
사실 한맥은 오비맥주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브랜드입니다. 지난 2021년 ‘카스’의 뒤를 받쳐줄 서브 브랜드로 야심차게 론칭했지만 현재까지는 썩 돋보이는 성적을 내지 못했죠. 부진한 성적에 2023년엔 ‘부드러운 목 넘김’과 ‘거품 지속력’을 보다 강조하는 리뉴얼을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쌀’을 원료로 사용한 ‘K-라거’라는 정체성도 가미했죠. 오비맥주에게는 아쉬운 일이지만, 리뉴얼 후에도 상황이 극적으로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진전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성장이 정체되자 한맥은 보다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 공략에 나섰는데요. 주류업계 최대 승부처인 유흥채널에서는 ‘부드러운 거품’을 한층 강화한 생맥주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生)’을 선보였고, 가정채널에서는 오래 즐길 수 있는 ‘거품 지속력’을 내세워 ‘홈술’ 수요를 공략했습니다. 지난해 3월 100여곳이었던 한맥 생맥주 취급 업소는 같은해 11월 기준 2000여곳까지 늘어났죠. 캔맥주로도 생맥주와 같은 거품을 낼 수 있게 해주는 ‘한맥 거품기’는 제품이 포함된 세트상품 초도 물량이 일주일만에 완판되기도 했습니다.
오비맥주가 올해 전개하고 있는 ‘수요한맥회’ 캠페인도 이 같은 마케팅 방향의 일환입니다. ‘카스’가 대중성에 집중해 어느 상황에서나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지향한다면, ‘한맥’은 맥주를 천천히 음미하는 것을 즐기는 소비층을 보다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죠. 특히 집에서 영화 관람을 즐기는 ‘홈술족’을 저격하기 위해 매달 한번씩 영화계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는 ‘한맥왓챠파티’도 진행 중입니다. 지난 16일엔 장항준 영화감독과 김세윤 작가가 게스트로 참여해 직접 영화 해설과 제작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 등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했죠.
오비맥주 관계자는 “OTT 열풍에 힘입어 집에서 영화 관람을 즐기는 홈술족을 겨냥해 ‘한맥왓챠파티’를 기획하게 됐다”면서 “한맥은 올해 OTT 플랫폼에서 단독 재개봉하는 영화 콘텐츠 이용권 제공을 비롯해 국내 주요 영화제 후원, 영화관 내 협업 세트 메뉴 판매, 영화 관람권 추첨 이벤트 운영 등 ‘영화 마케팅’을 연중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