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우루사. 사진=대웅제약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은 1897년 국내 첫 제약기업인 동화약방(현 동화약품)이 등장한 이래 130여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생명의 구제'에서 시작된 국내 대다수 제약바이오기업은 10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류의 건강한 삶'을 향한 연구개발에 아낌없이 역량을 쏟아부었고, 그 결과 단일 브랜드 '연매출 1조'란 '블록버스터 제품' 탄생 신화를 쓰고 있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주요국간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현재,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은 이들 기업의 자체적인 노력을 통해 발전을 거듭해 온 것이다. 이에 뷰어스는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토대를 다지고 성장을 견인한 각 기업들의 장수브랜드 발자취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한국인의 간장약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약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대웅제약의 우루사인데요. 초록색 말랑말랑한 연질캡슐의 우루사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번쯤 접해봤을 정도로 친숙한 의약품입니다. 하지만 우루사의 출발은 지금과 전혀 다른 형태였습니다. 1961년 출시된 우루사의 초기 제형은 쓴맛이 강하고 삼키기 어려운 비코팅 정제였습니다. 당시 주성분인 UDCA(우르소데옥시콜산)의 특유의 쓴맛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기도 했습니다.
수용성 담즙산의 일종인 UDCA는 스웨덴 과학자 하마르스텐이 1902년 북극곰의 담즙에서 최초로 발견했습니다. 예로부터 귀한 약재로 여겨진 ‘웅담’의 주성분이기도 합니다. 담즙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용성(독성) 담즙산은 간에 축적될 경우 간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지만 UDCA와 같은 수용성 담즙산은 간세포 보호, 담즙분비 촉진, 간 기능 개선, 담석 용해·예방 등의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UDCA는 미국 FDA에서 승인 받은 유일한 원발성담즙성담관염 1차 치료제이기도 합니다.
대웅제약의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은 간 질환이 많은 한국인에게 이 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졌고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 직접 나섰습니다. 결국 1974년 연구를 거듭한 끝에 우루사는 액상화한 UDCA와 비타민 B₁, B₂를 젤라틴으로 감싼 연질캡슐 형태로 탈바꿈하며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우루사의 대표 색깔인 연두색과 암녹색의 조화도 이때부터 시작됐습니다. 복용 편의성과 흡수율을 동시에 개선한 이 제형은 1977년 국내 최초로 연질캡슐 자동화 생산까지 성공하며 품질 안정성과 대량 생산 체계까지 확보하게 됐습니다.
우루사 서울올림픽 광고.사진=대웅제약
소비자와 시장의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습니다. 연질캡슐 도입 이후 불과 2년 만인 1976년, 우루사는 국내 간장약 시장 점유율의 50%를 차지하며 단숨에 업계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이후 1986 서울 아시안게임, 1988 서울올림픽의 공식 간장약으로 지정되며 우루사는 건강과 스포츠의 상징으로까지 자리잡게 됐습니다. 2010년에는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세계일류상품’에, 2012년에는 제약업계 최초로 ‘월드클래스 30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대웅제약은 전량 수입해 오던 UDCA 원료의약품에도 연구를 집중했습니다. 덕분에 1981년에 UDCA 자체합성에 성공했고 이 공로로 1987년에는 철탑산업훈장을 받았습니다. 국민 간장약으로 알려진 우루사는 간 기능 개선과 함께 다양한 질환 예방 효과로 치료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임상 결과에서는 ALT 수치를 유의하게 개선시키는 효과가 확인됐고 UDCA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기전도 다수의 연구를 통해 입증됐습니다.
단지 브랜드의 역사에만 머무르지 않고 우루사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그 효능을 입증해왔습니다. 2019년 대웅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문의약품 우루사 300mg에 대해 ‘위 절제술을 시행한 위암 환자의 담석 예방’ 적응증을 승인받으며 의학적 신뢰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우루사는 병원에서 처방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과 약국에서 구입 가능한 일반의약품으로 구분됩니다. 특히 일반의약품 우루사는 '피곤한 간 때문이야~'라는 광고 CM송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현재 약국에서 유통 중인 우루사 일반의약품 라인업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구성돼있습니다. ‘대웅우루사연질캡슐’은 UDCA 50mg을 함유해 간 기능 개선과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며 ‘복합우루사연질캡슐’은 UDCA에 더해 비타민 B₁, 인삼, 타우린 등이 추가돼 자양강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제형인 ‘우루사정 100mg’도 꾸준한 수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우루사의 성장 비결은 우수한 품질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변화와 성장을 추구한 결과"라며 "우루사는 출시한 지 60년이 지난 지금도 지속적인 임상 연구를 통해 효과를 입증하고 적응증을 확장하며 다양한 환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