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제공
“트렌드를 만들 능력은 되지 않지만 트렌드를 따라가고 싶지도 않다”
유재석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유산슬 1집 굿바이 콘서트 기자회견’에서 유산슬 트로트 가수 데뷔기를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재석은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뽕포유’를 통해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데뷔했다. 지난 11월 16일에는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 음원을 정식 발매했다. ‘
프로그램 특성 상 연출된 상황 안에서 예능을 만들어가야 하는 탓에 유재석에게 이날 기자회견은 비밀로 진행됐다.
유재석은 “결혼 발표 이후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한 건 처음”이라며 놀란 마음을 내비쳤다.
유재석은 음원 발매에 이어 ‘유산슬 1집 굿바이 콘서트’까지 앞두고 있다. 유재석은 “프로그램을 통해 트로트에 발을 내딛었는데, 평소에 즐겨 듣고 좋아했었다. 과분한 응원 속에 활동하고 있어 더할나위 없이 감사드린다”고 신인가수로 데뷔한 소감을 말했다.
그런가하면 트로트 신예지만 유재석이라는 영향력으로 트로트가 사랑 받고 있는 상황. 유재석은 “신인이지만 너무 많은 지원을 받는 특혜받는 신인이다. 그런 면에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트로트가 방송을 통해 재조명되고 우리 근처에 있는 즐거운 음악이란걸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으면 한다. 자연스레 신인들도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많아졌으면 한다. 한 순간이 아닌, 조금 더 인기가 지속되는 장르이길 바란다”고 신인가수로서의 마음가짐을 말했다.
유재석이 보는 유산슬의 인기비결에 대해서는 “이름부터가 친근하지 않나. 또 흥이 넘치는 노래를 잘 만난 것 같다. 더불어 제작진의 연출력이 더해져 사랑 받고 있다. 유재석의 입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까’ 했는데 일어났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유재석은 펭수의 라이벌이라고 소개되자 “펭수 씨를 만나고 싶다. 펭수 씨에 비하면 못미치는 인기다. 저도 굉장히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겸손을 표했다.
유재석과 유산슬 사이에서 정체성도 언급했다. 그는 “유재석으로 사인했더니 유산슬로 사인해달라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제가 유재석인걸 알지만 유산슬도 많이 아껴주시더라. 우리 아이들도 좋아한다. 큰 아이가 ‘사랑의 재개발’ 흥얼거리는 걸 들었다. 아마 학교에서 부르고 다니는 것 같다. 작은 아이도 돌이 갓 지났지만 노래가 나오면 신나한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노래 실력이 아직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스스로 평하며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싶은 가수로 장범준을 꼽았다. 장범준은 ‘사랑의 재개발’을 커버해 부르며 유산슬의 뮤직비디오보다 더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재석은 “커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유재석은 ‘합정역 5번 출구’, ‘사랑의 재개발’을 즉석에서 부르며 즐거운 분위기를 이어나가는가 하면, 예능 프로그램의 미래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 한 방향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 개그맨이고 예능을 하는 입장에서 다양한 장르가 있었으면 한다. 다양한 예능을 통해 신인들이 배출 될 수 있는 포맷들이 존속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무한도전’이 종영한 후 거론된 ‘유재석 위기론’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틀어놨다. 유재석은 “갑작스럽고 아쉽게 ‘무한도전’이 끝이 났다. 계획을 해나가는 스타일도 아니고,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기에 당황했었다. 프로그램이 제가 하고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상황과 결정에 충분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프로그램 이후에 나름의 생각할 수 있는 기간이 있었어야 했다. 저 스스로도 위기라고 생각했다. 사실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 내년에 데뷔 30년이 되는데 열심히 하면 진심이 통할 것이란 생각을 해왔다. 2019년 그 진심이 전달된 해”라고 돌아봤다.
‘무한도전’ 종영 이후 복귀작 중 하나인 현재 tvN에서 방영 중인 ‘유퀴즈 온더 블록’ 출연 이유에 대해서는 “이런 프로그램 포맷도 있어야 한단 생각이었다. 시즌1에 비해 시즌2가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거창하고 대단한걸 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는 해야 다른 돌파구가 생길 것이다. 제작진도 현실적인 고민을 많이 한다. 늘 새로운 프로그램을 원하지만 막상 기획안으로 냈을 땐 안정적이고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포맷이 통과된다. 물론 그런 프로그램이 결과적으로 시청률이 잘 나오기도 한다. 이런 현실적인 부분과 다양하게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라면서 “트렌드를 만들 능력도 안되지만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도 하지 않겠다”고 힘줘 말했다.
새로운 도전을 마다않고 정상의 자리에서 예능의 미래와 다양성을 고민하는 유재석, 그의 다음 발걸음을 모두가 기대하는 이유다.
한편 ‘유산슬 1집 굿바이 콘서트’는 22일 오후 7시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