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 헬기가 상공을 돌며 불을 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진화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 다만 화재 여파로 핵심 기지의 생산이 전면 중단되면서, 올해 목표인 매출 5조원 달성이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는 18일 오전 광주공장을 찾아 사과문을 발표하고 "화재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심으로 깊이 사죄드린다. 소방 당국 등 유관기관과 적극 협조해 화재진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7시경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화재로 인해 현장에서는 20대 직원 1명이 중상을 입고, 소방관 2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불길은 약 31시간 40분 만에 주불이 잡혔으나, 공장 전체 부지의 절반 이상이 피해를 입었고, 2공장은 50~60%가 전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공장은 금호타이어가 국내에 보유한 광주, 평택, 곡성 등 세 곳의 공장 중 국내 생산 능력(연 2700만개)의 45%(1200만개)를 차지하는 핵심 기지다. 하루 생산하는 타이어 갯수만 3만3000개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화재 진압 후에도 설비를 복구하고 완전 가동 체제로 복구하려면 최소 수개월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금호타이어는 전기차 타이어와 고인치 타이어 판매로 매년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해왔다. 올해 1분기 또한 매출 1조206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분기 중 최대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사상 최대인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화재로 올해 금호타이어의 실적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공장의 생산 물량을 전남 곡성공장에서 대체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국내 공장 세 곳(광주·곡성·평택)의 가동률이 이미 지난해 말 기준 99%에 달해 대체 생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해외 공장 역시 가동률 100%를 넘긴 상태다.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크다. 광주 공장에선 고성능 제품 '엑스타 스포츠' 시리즈와 전기차 타이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용 고인치 타이어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들은 일반 타이어보다 20~40% 높은 가격의 고부가가치 타이어로 꼽힌다.

다만 금호타이어의 제품을 공급받는 완성차업계는 당장은 타격이 적을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금호·한국·넥센타이어 등 다른 타이어 업체에서도 타이어를 공급받고 있는데다 일부 재고 물량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 캐스퍼를 위탁 생산하는 광주 글로벌 모터스(GGM)는 18일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에서 타이어를 공급받고 있고, 현재 금호타이어 15인치 2000본, 17인치 2000본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며 "완성차 생산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호타이어는 화재 진압과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아직 파악되지 않은 만큼, 생산 재개까지는 설비 복구에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며 "다른 공장으로의 생산 이관 등 조치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