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현대자동차)

중국 전기차 강자 BYD가 소형 전기차 '돌핀 서프'를 유럽 시장에 공식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에 맞서 현대자동차는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을 필두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U가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하면서,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지난 5월 '돌핀 서프'를 독일 등 유럽 시장에 2만2990유로(약 3560만원)의 가격에 선보였다. 특히 6월 30일까지 진행되는 한정 프로모션 기간에는 1만9990유로(약 3100만원)까지 가격을 낮춰, 주요 경쟁 모델보다 저렴하게 전기차를 공급한다.

'돌핀 서프'는 중국 내에서 '시걸'이라는 이름으로 연간 40만 대 이상 팔린 인기 모델로, 유럽 현지에서도 가성비와 사양을 앞세워 피아트, 시트로엥 등 기존 브랜드를 위협하고 있다.

BYD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BYD는 유럽에서 7231대의 전기차를 판매, 처음으로 테슬라(7165대)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유럽은 친환경 규제 강화에 힘입어 전기차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이다. EU는 올해부터 자동차 탄소 배출 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난 2021년 대비 15% 낮추기 위해 기준치를 초과하는 업체에 그램당 95유로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여기에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중단할 계획이다.

이에 현대자동차도 현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먼저 유럽 핵심 생산 거점인 체코, 튀르키예 공장 2곳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늘린다. 해당 공장의 생산 능력은 각각 연간 33만대와 24만5000대다. 이를 통해 유럽 내 전기차 수요 증가와 규제 강화에 대응하며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이 과정에서 '인스터'가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선보인 '인스터'는 트림에 따라 1만9345~2만5745유로(약 3050만~405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4월 유럽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2만3132대로, 이 중 '인스터'가 6964대로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여기에 현대차는 3분기 '아이오닉 9'을 유럽 전역에 순차 출시하고, 4분기 신형 '아이오닉 6'과 신형 '넥쏘'를 선보이는 등 총 3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현대차의 유럽 전기차 판매 목표는 14만 대로, 전년(약 9%) 대비 2배 수준까지 끌어올려 점유율 20%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또한 'GV60', 'GV70', 'G80' 등 전기차 라인업을 중심으로 유럽 주요 자동차 시장(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에 진출한다. 지난 2021년 독일, 영국, 스위스에 처음 진출한 이래 총 7개국에 브랜드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자비에르 마르티넷 현대차 유럽권역본부장 겸 제네시스 유럽법인장은 "이번 유럽 4개국 진출은 제네시스가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기 위한 핵심적인 전환점"이라며 "차별화된 디자인과 고객 중심 철학을 바탕으로 더 많은 고객에게 브랜드를 소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