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디컴퍼니 제공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의 장례식에서 친구에 대해 글을 쓰는 남자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그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습니다”라는 문장을 썼다가 곧 지워버리고, 애꿎은 종이만 찢어 구겨 바닥에 내던진다.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 위버가 그의 친구 앨빈 켈비의 송덕문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송덕문 앞에 망설이는 토마스 앞에 죽은 앨빈이 나타난다. 그는 서점에 앉아 함께 나눴던 추억을 하나하나 꺼내기 시작한다. 이 추억들을 무대에 들추는 과정 속에는 앨빈과 토마스, 단 두 사람만이 존재한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던 두 사람에게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시기다. 토마스는 도시의 대학으로 진학하고 소설을 쓰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약혼녀도 생기고 지켜야 할 약속들도 많아진다. 반면 앨빈은 고향에 남아 아버지의 서점을 물려받고 그 자리를 지킨다.  토마스는 발전 없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앨빈과 미래를 의논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 앨빈을 때로는 한심하게 여기기까지 한다. 그런 토마스에게 앨빈은 서운함을 느끼지만, 애써 이를 억누르고 결국 죽음에까지 이른다.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토마스가 쓰는 소설은 대부분 앨빈과의 추억에서 비롯된다. 토마스는 앨빈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베스트셀러 작가인 자신에게 영감을 주던 인물이 바로 자신이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친구 앨빈이었음을 깨닫는다. 당연해서 몰랐던 친구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는 그 순간은 관객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세월의 흐름 속에 변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잊고 있고 지낸 인생의 소중함을 일깨우게 한다.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라는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특히 이 모든 서사를 이끌어가는 건 단 두 명의 배우다. 지난 19일 공연에서는 송원근과 정동화가 각각 토마스와 앨빈을 연기했다. 100분이라는 시간 동안 송원근과 정동화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무대를 이끌었다. 그들이 보여주는 집중력과 연기력, 그리고 마음을 울리는 노래들은 관객들을 압도한다.  또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되는 앨빈의 책방은 동화 속 서재를 옮겨 놓은 듯한 모습으로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동시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2020년 2월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객석에서] 잊었던 소중함 다시 일깨우는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퇴장 없이 두 명의 배우가 이끌어가는 100분의 스토리

박정선 기자 승인 2019.12.31 10:02 | 최종 수정 2020.01.02 14:05 의견 0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의 장례식에서 친구에 대해 글을 쓰는 남자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그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습니다”라는 문장을 썼다가 곧 지워버리고, 애꿎은 종이만 찢어 구겨 바닥에 내던진다.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 위버가 그의 친구 앨빈 켈비의 송덕문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송덕문 앞에 망설이는 토마스 앞에 죽은 앨빈이 나타난다. 그는 서점에 앉아 함께 나눴던 추억을 하나하나 꺼내기 시작한다. 이 추억들을 무대에 들추는 과정 속에는 앨빈과 토마스, 단 두 사람만이 존재한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던 두 사람에게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시기다. 토마스는 도시의 대학으로 진학하고 소설을 쓰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약혼녀도 생기고 지켜야 할 약속들도 많아진다. 반면 앨빈은 고향에 남아 아버지의 서점을 물려받고 그 자리를 지킨다. 

토마스는 발전 없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앨빈과 미래를 의논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 앨빈을 때로는 한심하게 여기기까지 한다. 그런 토마스에게 앨빈은 서운함을 느끼지만, 애써 이를 억누르고 결국 죽음에까지 이른다.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토마스가 쓰는 소설은 대부분 앨빈과의 추억에서 비롯된다. 토마스는 앨빈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베스트셀러 작가인 자신에게 영감을 주던 인물이 바로 자신이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친구 앨빈이었음을 깨닫는다. 당연해서 몰랐던 친구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는 그 순간은 관객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세월의 흐름 속에 변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잊고 있고 지낸 인생의 소중함을 일깨우게 한다.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라는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특히 이 모든 서사를 이끌어가는 건 단 두 명의 배우다. 지난 19일 공연에서는 송원근과 정동화가 각각 토마스와 앨빈을 연기했다. 100분이라는 시간 동안 송원근과 정동화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무대를 이끌었다. 그들이 보여주는 집중력과 연기력, 그리고 마음을 울리는 노래들은 관객들을 압도한다. 

또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되는 앨빈의 책방은 동화 속 서재를 옮겨 놓은 듯한 모습으로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동시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2020년 2월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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