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해치지 않아' 스틸
신선한 설정과 웃음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돋보이는 코미디 영화들이 연이어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극한직업’처럼 의외의 결과를 만들며 코미디 강세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이 작년 1월 개봉해 1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유의미한 결과를 남겼었다. 개봉할 때까지만 해도 큰 흥행을 기대하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독특한 설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배우들의 열연이 신선한 웃음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마약왕’ ‘PMC: 더 벙커’ ‘스윙키즈’ 등 12월 한국 영화 대작들이 모두 흥행에 참패한 가운데, ‘극한직업’은 참신한 기획력과 확실한 목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는 사례가 되기도 했다.
이 흐름을 타고 올해에는 1월에만 무려 3편의 코미디 영화가 개봉한다. 15일 ‘해치지 않아’를 시작으로 22일 ‘히트맨’ ‘미스터 주: 사라진 VIP’ 등 올해 초 코미디 영화들이 연이어 관객들을 만난다. 무려 4편의 영화가 출격을 기다리는 가운데, ‘극한직업’의 뒤를 이을 참신함이 가능할지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가장 먼저 개봉하는 ‘해치지 않아’는 신박한 설정이 기대 포인트가 되고 있다. 망한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직원들이 탈을 쓰고 동물 행세를 한다는 콘셉트가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와 궁금증의 시선을 받은 것이다.
언론 시사회를 통해 가장 먼저 공개된 ‘해치지 않아’는 다소 판타지적인 설정을 현실적인 배경 위에 녹여내면서 개연성을 획득한다. 대형 로펌 정직원이 되기 위해 어떻게든 동산 파크를 살려야 하는 태수(안재홍 분)와 가족 부양, 헤어진 동물에 대한 애틋함 등 저마다의 절박한 이유가 서서히 베일을 벗으면서 다소 무리수처럼 느껴지는 그들의 선택도 자연스럽게 납득이 되는 것이다.
안재홍, 강소라, 박영규, 김성오 등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진이 출연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그들 모두 동물 슈트를 입고,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면서 보는 재미를 더한다.
사진=영화 '히트맨'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스틸
‘히트맨’ 또한 본 적 없는 소재로 궁금증을 유발 중이다.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힘든 웹툰 작가 준(권상우 분)의 이야기를 담은 ‘히트맨’은 언뜻 보면 주인공의 개성이 부족해 보일 수 있다. 여기에 그가 국정원 특수 요원 출신이라는 설정을 더해 독특함을 만들어냈다.
‘탐정’ 시리즈와 ‘두 번 할까요’ 등에서 액션과 코미디를 오가며 활약한 권상우가 이번에도 에이스 요원과 ‘짠내’ 가득한 만화가를 오가며 장기를 제대로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시리즈 등 2000년대 코미디 영화에서 활약했던 정준호가 오랜만에 제대로 된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두 사람이 보여줄 콤비 호흡이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모은다.
같은 날 개봉하는 ‘미스터 주: 사라진 VIP’는 마치 동화 같은, 다소 판타지적인 설정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사고를 당한 뒤 동물과 대화 능력이 생긴 국가정보국 요원 주태주(이성민 분)의 이야기를 다뤘으며, 군견 알리와 소통하며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을 그릴 전망이다.
개의 말을 듣는 요원이라는 특이한 설정이 영화 안에 어떻게 녹아들지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동물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동료 요원들에게 어떻게 설득할지, 또 이 능력이 어떻게 작전에 활용되는지 등 소재 자체에 대한 궁금증이 높은 상황이다.
빠른 전개와 기존의 흥행 공식을 뒤집은 신선한 설정으로 흥행에 성공한 코미디 ‘극한직업’과 ‘엑시트’의 사례를 떠올려 볼 때 세 영화 모두 전개가 쉽게 예측되는 코미디가 아니라는 점에서 기대감은 충분하다. 다만 동물, 또는 정보기관의 에이스 요원 등 일부 소재들이 겹쳐 어떻게 각자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