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제3회 추경 예산안과 관련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자료=기획재정부)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이번 추경은 기업과 상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버틸 수 있도록 유동성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더불어 고용 충격에 대응하는 한편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재원을 담았다.
향후 5년간 76조원을 쏟아 부을 한국판 뉴딜에 대한 투자에 첫걸음도 뗐다. 하지만 이번 추경으로 국가 재정 건전성에는 '비상등'이 켜지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3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35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추경안을 의결했다. 정부가 한 해 세 차례 추경을 편성한 건 1972년 이후 48년 만에 처음이다. 단일 추경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09년(28조4000억원) 마저 뛰어넘었다.
올해 들어 1차 추경(11조7000억원)과 2차 추경(12조2000억원)에 이어 3차 추경까지 포함하면 코로나19에 대응한 정부의 정책패키지 규모는 약 270조원 수준이다.
이번 추경에 드는 재원 중 10조1000억원은 올해 본예산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했다. 근로복지진흥기금 등 8개 기금의 여유 재원 1조4000억원도 활용하기로 했다. 나머지 23조8000억원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국가채무는 840조2000억원에 달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99조4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국가 채무가 805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1차 추경을 거치며 815조5000억원으로 몸집을 불렸다. 여기에 전 국민 대상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나랏빚 3조4000억원을 추가로 지기도 했다.
국가채무 증가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43.5%로 올라갔다. 정부가 지난 1일 수정한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 0.6%를 반영한 수치다. 3차 추경으로 인해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본예산(37.1%)보다 6.4%포인트 상승하게 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재정이 최후의 보루로서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상향되더라도 3차 추경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채를 발행하지만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서 단기간 성장을 이루고 건전성을 회복하는 게 먼저”라며 “중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