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뷰어스=문서영 기자] ‘올해는 영어의 달인이 돼야지’ ‘올해는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지’ …. 우리는 왜 새해만 되면 계획에 사로잡힐까. 새해는 마법을 부린다. 세상의 기준에 맞춘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마음에 바짝 각이 잡히게 만든다. 그러나 작심삼일, 빠른 포기, 어영부영이 이어지면 결국 2018년의 연말도 자괴감의 연속이다. 새해의 고취된 분위기 속에 오히려 차분하게 다독이는 책이 있어 눈길을 끈다.
김동영의 신작 에세이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는 스스로를 위로하길 바라는 책이다. 저자 역시 무엇이 반드시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최선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분투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더욱 저자가 구체적이고도 치열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쫓기는’ 이들을 위로한다. 그는 살아간다, 떠난다, 돌아온다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원하는 무엇도 되지 못했지만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괜찮다는 위로를 전한다.
사실 저자는 일반인들과는 다른 궤도의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원할 때마다 어디로든 긴 시간 훌쩍 떠나 있는 저자를 보며 사람들은 부러워하고 자유롭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자는 자유로워진다는 건 현실에 무심해지는 것이고 조금은 뻔뻔해져야 하는 일이며 쓸쓸한 것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한다. 실상 자신은 자유롭지 않다고 고백하며 자신의 새장에는 작은 문이 열려 있고, 그곳을 통해 나갔다가 다시 새장 안으로 돌아오는 방법을 알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사진=책표지)
무엇보다 사는 게 서툴렀던 저자는 살다 보면 괜찮아질 줄 알았지만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고 늘 실수의 연속이었고 후회의 나날이었다고.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니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란 걸, 우리도 비슷하다는 걸, 이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걸 어렴풋이 알게 되었단다. 더불어 그는 헛된 기대 없이 소소하게 새상 돌아가는 이치를 배우는 것에 재미를 느끼게 됐다. 내가 하는 일이 정확하게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나 자신을 의심하지 않고 살고 싶다는 말은 바쁘게 살면서도 얻는 것 없는 허망함에 주저앉고 싶은 이들을 위로한다. 마냥 보듬는 건 아니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일침도 함께다. 김동영 지음 | 아르테(a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