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이소희 기자] 길거리에만 나가도 최신 곡이 쉴 틈 없이 흘러나오고요, 음악 사이트도 일주일만 지나면 최신 앨범 리스트가 몇 페이지씩이나 됩니다. 이들 중 마음에 훅 들어오는 앨범은 어떻게 발견할까요? 놓친 앨범은 다시 보고, ‘찜’한 앨범은 한 번 더 되새기는 선택형 플레이리스트가 여기 있습니다. -편집자주-
2018년 4월 둘째 주(4월 9일 월요일~15일 일요일)의 앨범은 바이바이배드맨, 영준, 쟈코비플래닛, 서로의 서로, 세이수미 입니다.
■ 바이바이배드맨 싱글 ‘Daisy’ | 2018.4.10
늘 꾸준히 신곡을 발표하는 바이바이배드맨. 이번에도 약 3개월 만에 신곡을 냈다. 그런데 신곡 ‘데이지’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이들의 곡은 대부분 밴드 사운드가 돋보이는 다이내믹함에 편안하고 몽환적인 느낌이 더해진다. 반면 ’데이지‘의 역동적인 멜로디는 한층 사랑스럽다. 커버 또한 추상적인 무늬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활짝 핀 꽃이다. 밴드는 처음으로 피처링을 도입해 옥상달빛 윤주와 호흡을 맞췄다. 특히 이번 곡이 눈에 띄는 이유는 마냥 달달한 사랑 노래가 아니어서 그렇다. ’데이지‘는 바이바이배드맨이 노래하는 청춘의 톤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이전과는 확 달라진 변화를 전달해 활기를 준다. 바이바이배드맨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곡.
■ 영준 미니 ‘4.10 MHz’ | 2018.4.10.
브라운아이드소울 영준의 리메이크 앨범이다. 라디오 주파수를 딴 제목처럼, 영준은 1988년부터 1997년도에 발표된 곡들로 앨범을 채워 편안한 느낌을 준다. 특히 봄 향기가 한껏 흐드러지기 시작하는 시기에 발매된 앨범인 만큼 설렘이 가득해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진다. 독특한 점은 재즈의 풍채를 가미해 영준만의 편곡 스타일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댄스곡인 ‘내가 널 닮아갈 때’부터 달콤한 멜로디의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까지 일관성 있으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풀이됐다. 덕분에 마냥 가벼운 봄 시즌송이 아닌, 영준만의 적절한 무게감이 더해진 달콤함이 탄생했다.
■ 쟈코비플래닛 싱글 ‘잊지 않기로 해’ | 2018.4.13.
반려견, 반려묘를 키우는 이들에게 들려주는 앨범이다. 함께 살아온 반려견, 반려묘지만 그들의 시간은 사람들과 다르게 흘러간다. ‘잊지 않기로 해’는 그 간극에서 오는 울컥하는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네 마음을 나도 알고 있다는 듯한 멜로디는 담담하고 잔잔하게 흐른다. 맑고 잔잔한 건반소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만의 추억은 아름답다는 걸 말해준다.
■ 서로의 서로 싱글 ‘그때 그 약속은’ | 2018.4.13
오랜만에 기대되는 포크 계열 가수가 나왔다. 서로의 서로는 싱어송라이터 진화영과 소예가 뭉친 듀오다. 이들은 1980-90년대 한국포크를 재해석하고자 한다. 한국의 옛날 포크를 표방하는 신인은 많지 않은 편이기에 서로의 서로의 존재는 더욱 반갑다. 이들이 처음으로 낸 신곡 ‘그때 그 약속은’ 역시 잔잔한 포크 기타와 은은한 멜로디를 통해 아련한 감성을 선사한다. 그래서인지 처음 들어도 어디선가 들어본 듯 익숙한 느낌이다. 차분한 목소리는 마음을 포근히 감싸 안는다. 멜로디는 따라 부르고 싶어질 정도로 착착 감기며 흘러간다. 한곡재생을 부추기는 것도 모자라 얼른 다음 신곡이 궁금해지는 걸 보니 데뷔로서는 훌륭한 시작점이다.
■ 세이수미 정규 ‘Where we were together’ | 2018.4.13
세이수미가 약 3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앨범. 이 밴드의 노래가 즐거운 이유는 바다가 여러 모습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다채로운 이미지를 담아내기 때문이다. 2014년에는 뜨겁고도 다정한 바다를 담아냈다면, 그 다음 해에는 낭만적인 바다의 어둠을 표현했다. 그리고 이번 새 앨범 ‘웨어 위 워 투게더’는 싱그러운 바다의 모습이다. 이번 정규앨범은 ‘그리움’을 투명하게 담아냈다. 부드럽게 흘러가는 1번 트랙 ‘렛 잇 비긴(Let it begin)’부터 귀여운 리듬의 ‘너와 나의 것’ ‘퍼니 앤 큐트(Funny and cute)’, 그리고 거친 노이즈에 빈티지 사운드로 밸런스를 꾀한 ‘누군가의 과거가 될 용기에 대하여’ 등까지. 날로 섬세해지며 발전하는 세이수미의 음악이다. 덕분에 이번 앨범도 시류를 타지 않고 분위기에 따라 골라 꺼낼 수 있는 것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