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V 라이브)
[뷰어스=손예지 기자] 스타들의 진정성 담긴 수상소감이 시상식을 빛냈다.
‘제54회 백상예술대상’이 지난 3일 오후 9시 30분께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렸다. tvN 드라마 ‘비밀의 숲’(극본 이수연, 연출 안길호)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이 대상을 차지한 가운데, 1년여간 대중에게 사랑받은 드라마·예능·영화 작품과 스타들이 한데 모여 축제를 즐겼다.
이런 가운데 트로피의 주인공들은 유쾌하게, 혹은 진지하게 소감을 전하며 더욱 큰 박수를 끌어냈다. 그중에서도 인상 깊은 한 마디를 남긴 스타들을 꼽아봤다.
■ 김남주 “앞으로도 공정하고 투명한 연기로 시청자 여러분께 다가가겠습니다”
김남주는 6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인 JTBC ‘미스티’로 TV 부문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그는 극 중 방송국 간판 뉴스 메인 앵커를 7년째 지키고 있는 고혜란 역을 맡아 열연했다. 실제 아나운서 못지않은 발음과 발성, 남다른 카리스마로 방영 내내 호평받았다.
더불어 ‘백상예술대상’ 수상의 영광까지 안게 된 그는 감격에 벅차 눈물을 쏟았다. “배우로서 가진 게 없는 내가 고혜란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며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렸다. 자녀의 이름을 부르고 “엄마, 상 받았다”고 외치기도 했다. 이어 변함없는 사랑으로 그의 1호 팬을 자처하는 남편 김승우와 모친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울먹이며 말을 잇던 김남주는 소감이 끝날 무렵 고혜란으로 변신했다. 그는 고혜란 특유의 날카롭고 당찬 말투로 “김남주는 앞으로도 공정하고 투명한 연기로 시청자 여러분께 다가가겠습니다”라고 했다. 극 중 대사를 인용하며 소감을 마무리해 관객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 조승우 “‘비밀의 숲’이 시즌5까지 갔으면 좋겠습니다”
‘비밀의 숲’은 이날 시상식에서 3관왕에 등극했다. 그중 주연배우 조승우가 TV 부문 최우수 연기상에 이름을 올렸다. 조승우는 ‘비밀의 숲’에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을 연기하며 극을 이끌었다.
최우수 연기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그는 “우리 집에는 그동안 받은 상이 하나도 없다. 독립해 살고 있어 어머니 집에 상들을 뒀다. 이유는 부담스럽고 어깨가 무거워서”라며 “잘난 사람도 아닌데 상을 보고 있으면 자만할까 봐 쳐다도 안 본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스스로에게는 겸손하나, 작품에 대한 자부심은 그 누구보다 컸다. 조승우는 현장 관객들을 향해 “여기 계신 모든 분, ‘비밀의 숲’ 보셨냐”고 물으며 “나는 ‘비밀의 숲’이 시즌5까지 갔으면 좋겠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나를 행복하게 만든 ‘비밀의 숲’이 부디 시즌제로 갈 수 있게 응원해 달라”고 말해 ‘비밀의 숲’ 애청자들을 기대케 했다.
(사진=네이버 V 라이브)
■ 박희순 “소시민 역할을 달라고 그렇게 떼를 썼는데…”
영화 ‘1987’도 대상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했다. 영화 부문 조연상을 받은 박희순이 스타트를 끊었다. 그는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사건을 다룬 ‘1987’에서 대공수사처 조 반장 역을 맡아 열연했다.
박희순은 “이 영화의 배우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모든 분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고, 최선을 다했다”며 작품의 의미를 짚었다. 이어 “나 개인이 받는 상이 아니라 영화에 출연한 모든 분과 함께 받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 그중 시간이 제일 많이 남는 내가 트로피 전달을 위해 나온 것 같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실감 나는 악역 연기로 관객들을 분노케 한 그다. 이에 박희순은 “의미 있는 작품에, 이왕이면 (민주주의를 위해) 힘을 보태는 소시민 역할을 달라고 그렇게 떼를 썼는데 장준환 감독님이 아랑곳하지 않고 악역을 맡겨줬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존경하는 감독님에 깊이 고마움을 느낀다”며 “많이 부족한 배우다. 그렇기에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며 소감을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 최희서 “그날 대본을 안 보고 그냥 지하철을 타고 있었다면… 정말 아찔합니다”
데뷔 9년여 만에 ‘제1의 전성기’를 맞은 최희서의 소감은 안방극장을 먹먹하게 했다. 그는 영화 ‘박열’로 영화 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최희서는 ‘박열’에서 후미코 역을 맡아 열연, 지난해 ‘대종상영화제’ 신인여우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거머쥐었었다.
다시 수상의 기쁨을 누리게 된 최희서는 “2009년 영화 ‘킹콩을 들다’라는 작품으로 데뷔했다. 9년 동안 보이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연기해왔다”고 운을 뗐다. 절대 짧지 않았던 무명의 시간을 떠올리던 그는 울먹이며 말을 이었다. 최희서는 “연극 리허설에 가는 동안 지하철에서 대본을 읽었다. (당시) 맞은편에 앉아있던 ‘동주’의 각본가이자 제작자였던 신연식 감독님이 나를 보고 ‘특이하다’고 생각해 명함을 줬다. 그게 인연이 돼 ‘동주’에 출연했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최희서는 “그렇게 ‘박열’도 출연할 수 있었다. 가끔 내가 그날 대본을 안 보고 그냥 지하철을 타고 있었다면 아마 ‘동주’도, ‘박열’도 캐스팅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정말 아찔하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나는 이 신인상을, 지금 아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분들을 위해 드리고 싶다”고 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서 고민하고 있을 청춘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을 전하며 감동을 자아냈다.
■ 서장훈 “25년 전, ‘백상체육대상’에서 대상을 받았었는데…”
25년 만에 인생 역전에 성공한 서장훈의 소감도 인상적이었다.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으로 현재 JTBC ‘아는 형님’ SBS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2’ ‘미운 우리 새끼’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서장훈은 TV 부문 예능상을 얻었다.
서장훈은 “25년 전 ‘백상체육대상’에서 대상을 받았었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오늘은 ‘백상예술대상’에서 예능상을 받게 됐다. 인생 참 알 수 없다”고 얼떨떨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서장훈은 이어 “‘아는 형님’을 녹화하고 왔는데, 과거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받았던 강호동 형님이 대상에 굉장히 목말라 있다. 내년에는 호동 형님이 ‘아는 형님’으로 대상 받으시기를 기원한다”며 강호동과의 돈독한 우애를 자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