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에서 간호사 은미 역을 맡아 열연했던 배우 성령(사진=마일스톤컴퍼니)   [뷰어스=손예지 기자] 나긋나긋한 말투에 차분해 보이지만, 강한 승부욕 때문에 주짓수를 수년간 했을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 이제 막 드라마 데뷔를 마친 신인답게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스스로 잘 해내리라는 확신이 있다며 남다른 자신감도 보였다. 문자 그대로 반전의 연속. 준비된 신예, 배우 성령의 얘기다. 성령은 최근 종영한 MBC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를 통해 안방극장에 처음 얼굴을 비췄다. 극 중 의사 석준(김태훈)을 짝사랑하는 간호사 은미를 맡았다. 적은 분량에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처음이어서 긴장도 부담도 컸다”는 그는 “초반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는데 좋은 선배님, 스태프들을 만나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고 공을 돌렸다. “낯을 가리는 성격인데, 태훈 선배님이 말을 엄청 많이 걸어주셨어요. 어렵거나 불편한 부분 있으면 꼭 말해 달라고 하시고요. 예를 들면 대본에 적힌 캐릭터의 말투나 행동이 소화하기 어려울 때가 있잖아요. 신인이라 말은 못 하고 혼자 앓고 있으면 알아차리고 직접 바꿔주신다거나 해결해주셨어요” 성령은 김태훈에 대해 “평생 잊을 수 없는 선배”라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도 좋아하고 존경할 만한 선배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는 것. 성령은 특히 “선배가 드라마 시작부터 끝까지 내가 어려워하는 과정을 지켜보셨다”며 김태훈으로부터 ‘네가 힘들어하는 것, 고난과 역경, 나와 다른 선배들도 모두 겪었다. 그런 것들을 이겨냈기에 우리가 선배인 거다. 견뎌야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이 말이 ‘괜찮아, 잘 할 거야’라는 막연한 위로보다 더 큰 힘이 됐다고. 그런 한편, 한혜진에 대한 존경심도 숨기지 않았다. “쉬는 시간에는 나와 다정히 이야기 나누시다가도 촬영만 시작되면 집중을 하시는 게 신기했어요. 극의 분위기가 무겁고, 특히 혜진 선배는 우는 장면이 많았는데 지켜보는 사람이 함께 몰입하게끔 연기하시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내 촬영이 없을 때도 선배 연기하는 모습을 많이 구경했어요” 아직 TV 속 자신의 얼굴이 낯설다는 성령이지만 연기 경력이 꽤 된다. 중학생 때 내성적인 성격을 바꾸기 위해 연기 학원을 간 게 시작이었다. 운동 선수나 경찰, 군인 등 꿈 많던 소녀는 이 모든 직업을 흉내낼 수 있는 배우에 끌렸고, 고등학교 연극부를 거쳐 서울예술대학 연기과에 입학까지 했다. “학교 다니면서 다른 아르바이트를 해보기도 했는데 연기만큼 희열을 주는 일이 없었다”고 했다. 성령은 자신에게 "연기만큼 희열을 주는 일이 없었다"고 했다(사진=마일스톤컴퍼니)   “오디션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봤어요. 떨어지고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웃음) 거의 최종 단계까지 갔다가 탈락하면 서운함이 크지만, 그 슬픔에 오래 사로잡혀 있지는 않아요. 신기한 게 안 좋은 기억은 금방 잊어요.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기억조차 못 할 정도예요. 그래서 나는 (무명의 시간이) 괜찮았는데, 오히려 주위의 걱정이 컸어요. 기술을 하나라도 배워놔야 하지 않겠냐면서요. 그렇지만 나는 확신이 있었어요. 잘할 수 있고, 그걸 보여주리라는 확신이요.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가 다른 직업에 비해 느려 보일 수 있지만, 걱정하지 말라고 했죠” 확신은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대학에 다니는 동안 여러 편의 연극과 뮤지컬에 출연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연극 ‘새’다. 성령은 극 중 오희망 역을 맡았다. “작품 자체가 무겁고 암울한 분위기인데, 희망이만 이름처럼 유일하게 희망을 품은 아이였다”고 소개하며 “그래서 연기하기 어려웠고 또 그만큼 공을 들여 준비했다. 덕분에 무대에 올랐을 때의 성취감이 배로 컸다”고 떠올렸다. 이후 그는 ‘이월’ ‘주관식 문제’(2017) ‘정민의 성인만화’ ‘행복의 첫날’(2016) ‘토요일 밤, 일요일 아침’(2014) 등 다수의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실력을 키웠다. “연기하며 스트레스받을 때도 있죠. 그럴 땐 무조건 땀을 흘려야 해요. 운동을 좋아하거든요. 주짓수를 꽤 오래 배웠고, 아크로바틱이나 요가도 꾸준히 했어요. 주짓수는 2년 전쯤 재미로 시작했는데 지는 게 싫어서 매일, 하루에 4~5시간씩 다녔어요. 주짓수가 많이 다치는 운동이하 손가락 관절이 안 좋아졌어요. 귀에 피가 차서 퉁퉁 부은 적도 있었고요. 결국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에 출연하면서 그만뒀죠. 지금은 발레를 배워요” “지는 걸 너무 싫어한다”는 그는 승부욕이 강하다고 털어놨다. 주짓수를 좋아했지만, 그만큼 드라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승부욕이 생겨 결국 그만두게 됐다고. 그렇다면 올해 성령이 반드시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우리 집 근처에 시장이 있는데요. 시장 상인들이 나를 백조로 알아요. 어느 정도 나이 차 보이는 여자가 시간대에 상관없이 돌아다니니까요(웃음) 그런데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출연 후 조금씩 알아보시더라고요. 자부심이 생겼어요.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들고요. 올해의 목표는 시장 사람들이 다 나를 알아보는 거예요. 하하” 제이크 질렌할과 공효진에 대한 팬심을 드러낸 성령(사진=마일스톤컴퍼니)   성령의 롤 모델은 할리우드 배우 제이크 질렌할이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그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존재감을 보여주기 때문”이란다. 성령은 “나도 한 작품 속에서 귀한 존재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또 국내 배우 중에는 공효진의 팬이라면서 “매일 선배가 내 친언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활짝 웃었다. “어릴 때는 선배가 나오는 잡지를 스크랩하기도 했다”는 성령은 “선배의 패션도, 무슨 역할이든 사랑스럽게 표현하는 능력도 좋아한다”고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롤 모델처럼 되기까지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게 많아요. 할 수 있는 것, 잘하는 게 생각보다 많거든요(웃음) 앞으로 하나씩 꺼내 보여드릴 테니까요. 기대해주세요”

[마주보기] 준비된 신예, 성령의 반전

손예지 기자 승인 2018.05.25 00:08 | 최종 수정 2136.10.16 00:00 의견 0
MBC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에서 간호사 은미 역을 맡아 열연했던 배우 성령(사진=마일스톤컴퍼니)
MBC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에서 간호사 은미 역을 맡아 열연했던 배우 성령(사진=마일스톤컴퍼니)

 

[뷰어스=손예지 기자] 나긋나긋한 말투에 차분해 보이지만, 강한 승부욕 때문에 주짓수를 수년간 했을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 이제 막 드라마 데뷔를 마친 신인답게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스스로 잘 해내리라는 확신이 있다며 남다른 자신감도 보였다. 문자 그대로 반전의 연속.

준비된 신예, 배우 성령의 얘기다. 성령은 최근 종영한 MBC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를 통해 안방극장에 처음 얼굴을 비췄다. 극 중 의사 석준(김태훈)을 짝사랑하는 간호사 은미를 맡았다. 적은 분량에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처음이어서 긴장도 부담도 컸다”는 그는 “초반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는데 좋은 선배님, 스태프들을 만나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고 공을 돌렸다.

“낯을 가리는 성격인데, 태훈 선배님이 말을 엄청 많이 걸어주셨어요. 어렵거나 불편한 부분 있으면 꼭 말해 달라고 하시고요. 예를 들면 대본에 적힌 캐릭터의 말투나 행동이 소화하기 어려울 때가 있잖아요. 신인이라 말은 못 하고 혼자 앓고 있으면 알아차리고 직접 바꿔주신다거나 해결해주셨어요”

성령은 김태훈에 대해 “평생 잊을 수 없는 선배”라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도 좋아하고 존경할 만한 선배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는 것. 성령은 특히 “선배가 드라마 시작부터 끝까지 내가 어려워하는 과정을 지켜보셨다”며 김태훈으로부터 ‘네가 힘들어하는 것, 고난과 역경, 나와 다른 선배들도 모두 겪었다. 그런 것들을 이겨냈기에 우리가 선배인 거다. 견뎌야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이 말이 ‘괜찮아, 잘 할 거야’라는 막연한 위로보다 더 큰 힘이 됐다고. 그런 한편, 한혜진에 대한 존경심도 숨기지 않았다.

“쉬는 시간에는 나와 다정히 이야기 나누시다가도 촬영만 시작되면 집중을 하시는 게 신기했어요. 극의 분위기가 무겁고, 특히 혜진 선배는 우는 장면이 많았는데 지켜보는 사람이 함께 몰입하게끔 연기하시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내 촬영이 없을 때도 선배 연기하는 모습을 많이 구경했어요”

아직 TV 속 자신의 얼굴이 낯설다는 성령이지만 연기 경력이 꽤 된다. 중학생 때 내성적인 성격을 바꾸기 위해 연기 학원을 간 게 시작이었다. 운동 선수나 경찰, 군인 등 꿈 많던 소녀는 이 모든 직업을 흉내낼 수 있는 배우에 끌렸고, 고등학교 연극부를 거쳐 서울예술대학 연기과에 입학까지 했다. “학교 다니면서 다른 아르바이트를 해보기도 했는데 연기만큼 희열을 주는 일이 없었다”고 했다.

성령은 자신에게 "연기만큼 희열을 주는 일이 없었다"고 했다(사진=마일스톤컴퍼니)
성령은 자신에게 "연기만큼 희열을 주는 일이 없었다"고 했다(사진=마일스톤컴퍼니)

 

“오디션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봤어요. 떨어지고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웃음) 거의 최종 단계까지 갔다가 탈락하면 서운함이 크지만, 그 슬픔에 오래 사로잡혀 있지는 않아요. 신기한 게 안 좋은 기억은 금방 잊어요.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기억조차 못 할 정도예요. 그래서 나는 (무명의 시간이) 괜찮았는데, 오히려 주위의 걱정이 컸어요. 기술을 하나라도 배워놔야 하지 않겠냐면서요. 그렇지만 나는 확신이 있었어요. 잘할 수 있고, 그걸 보여주리라는 확신이요.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가 다른 직업에 비해 느려 보일 수 있지만, 걱정하지 말라고 했죠”

확신은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대학에 다니는 동안 여러 편의 연극과 뮤지컬에 출연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연극 ‘새’다. 성령은 극 중 오희망 역을 맡았다. “작품 자체가 무겁고 암울한 분위기인데, 희망이만 이름처럼 유일하게 희망을 품은 아이였다”고 소개하며 “그래서 연기하기 어려웠고 또 그만큼 공을 들여 준비했다. 덕분에 무대에 올랐을 때의 성취감이 배로 컸다”고 떠올렸다. 이후 그는 ‘이월’ ‘주관식 문제’(2017) ‘정민의 성인만화’ ‘행복의 첫날’(2016) ‘토요일 밤, 일요일 아침’(2014) 등 다수의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실력을 키웠다.

“연기하며 스트레스받을 때도 있죠. 그럴 땐 무조건 땀을 흘려야 해요. 운동을 좋아하거든요. 주짓수를 꽤 오래 배웠고, 아크로바틱이나 요가도 꾸준히 했어요. 주짓수는 2년 전쯤 재미로 시작했는데 지는 게 싫어서 매일, 하루에 4~5시간씩 다녔어요. 주짓수가 많이 다치는 운동이하 손가락 관절이 안 좋아졌어요. 귀에 피가 차서 퉁퉁 부은 적도 있었고요. 결국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에 출연하면서 그만뒀죠. 지금은 발레를 배워요”

“지는 걸 너무 싫어한다”는 그는 승부욕이 강하다고 털어놨다. 주짓수를 좋아했지만, 그만큼 드라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승부욕이 생겨 결국 그만두게 됐다고. 그렇다면 올해 성령이 반드시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우리 집 근처에 시장이 있는데요. 시장 상인들이 나를 백조로 알아요. 어느 정도 나이 차 보이는 여자가 시간대에 상관없이 돌아다니니까요(웃음) 그런데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출연 후 조금씩 알아보시더라고요. 자부심이 생겼어요.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들고요. 올해의 목표는 시장 사람들이 다 나를 알아보는 거예요. 하하”

제이크 질렌할과 공효진에 대한 팬심을 드러낸 성령(사진=마일스톤컴퍼니)
제이크 질렌할과 공효진에 대한 팬심을 드러낸 성령(사진=마일스톤컴퍼니)

 

성령의 롤 모델은 할리우드 배우 제이크 질렌할이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그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존재감을 보여주기 때문”이란다. 성령은 “나도 한 작품 속에서 귀한 존재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또 국내 배우 중에는 공효진의 팬이라면서 “매일 선배가 내 친언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활짝 웃었다. “어릴 때는 선배가 나오는 잡지를 스크랩하기도 했다”는 성령은 “선배의 패션도, 무슨 역할이든 사랑스럽게 표현하는 능력도 좋아한다”고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롤 모델처럼 되기까지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게 많아요. 할 수 있는 것, 잘하는 게 생각보다 많거든요(웃음) 앞으로 하나씩 꺼내 보여드릴 테니까요.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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