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이소희 기자] #35. 금주의 가수는 혜화동소년입니다.
혜화동소년(사진=혜화동소년 SNS)
■ 하드코어에서 모던락까지, 꾸준히 경쾌한 가수
혜화동소년은 원래 밴드의 일원이었다. 그는 솔로활동 전 하드코어 음악을 위주로 하는 밴드 프리마켓과 프레디하우스 등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다. 밴드로서, 베이시스트로서 팀에 몸담았던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하지만 혜화동소년은 2012년 첫 번째 미니앨범 ‘사랑해 더 사랑할게’를 발표하며 모던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후 혜화동소년은 ‘사람, 사랑’ ‘눈을 감고 있을게’ 두 개의 미니앨범과 ‘타임(Time)’ ‘빗방울은 떨어지고’ ‘감정코드’까지 세 개의 싱글을 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는 ‘혜화동소년 다이어리’라는 타이틀로 월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매달 싱글을 발표하며 그 때의 계절감을 살리는 것이다. 그렇게 혜화동소년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달까지 낸 곡은 총 14곡이다. 혜화동소년을 대표할 수 있는 말은 꾸준함일 것이다.
그 중 혜화동소년의 목소리를 가장 잘 표현했다고 할 수 있는 곡 중 하나는 혜화동소년으로서 처음으로 낸 앨범에 수록된 타이틀곡 ‘사랑해 더 사랑할게’다. 사실 가사 내용은 흔히 볼 수 있는 사랑 노래 중 한 편이다. 노래는 연인과 다툰 뒤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더 큰 사랑을 약속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혜화동소년은 이를 경쾌하고도 귀엽게 풀어내 자신의 색깔을 드러냈다. 혜화동소년의 노래에 진지한 곡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가 어느 곡이든 밝은 리듬을 닮아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맞다. 그래서 ‘사랑해 더 사랑할게’는 혜화동소년의 개성을 단번에 설명하는 곡이다.
■ 혜화동소년을 기억할 수밖에 없는 이유
혜화동소년에 관한 기억은 시간을 꽤 거슬러 올라간다. 홍대에 위치한 이름 모를 작은 공연장에서 우연히 혜화동소년의 공연을 봤다. 그는 어두운 조명 속 기타를 들고 앉아 너무나도 맑게 노래했고, 그 모습은 아직까지도 선명하다.
그리고 혜화동소년의 목소리를 떠올린 것은 얼마 전이었다. 한 예능프로그램을 보다가 청아한 목소리와 올곧은 창법을 지닌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생각났다. 분명 소리는 분명한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결국 상당한 시간 동안 머리를 싸매 결국 ‘혜화동소년’이라는 이름을 끄집어냈다.
이때의 일은 혜화동소년의 목소리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증명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혜화동소년은 이름 그대로 때 묻지 않은 소년의 목소리를 간직하고 있다. 화려한 기교 없이, 억지로 만들어내는 감정 없이 가사를 내뱉은 그의 노래는 그래서 더 와 닿는다. 이름도 까먹을 정도로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소리만은 뇌리에 박혀 있을 정도로 강렬하니 말이다.
다른 가수들이 유려한 창법을 뽐내는 곡선 같다면, 혜화동소년은 흔들림 없이 쭉쭉 뻗어나가는 직선처럼 느껴진다. 덕분에 가사 전달도 훌륭하다. 솔직하고 담담한 창법은 그가 내뱉는 모든 가사들이 ‘일기장’처럼 느껴지게 한다. ‘삶은 여행’ ‘서른 살’ 등과 같은 이야기부터 ‘사랑하고 싶어’ ‘그대의 하루’ ‘감정코드’ 등에서 다룬 사랑까지, 헤화동소년은 순수하게 풀어내고 있다.
■ 추천곡 ‘그대의 하루’
‘그대의 하루’: 부드러운 피아노와 풍성한 스트링 사이로 뚫고 나오는 혜화동소년의 꾸밈없는 창법이 도드라진다. 대중성 높은 발라드 장르 곡인데 여기에 혜화동소년이 목소리를 얹으니 색다른 곡이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