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현, 손준호(사진=에이콤)   [뷰어스=한수진 기자] “‘명성황후’를 보신 관객 분들이 부부라서 케미가 더 좋았다고 해주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했죠(김소현)” 김소현, 손준호 부부는 뮤지컬 ‘명성황후’를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그것도 무려 부부 역할이다. 극중 두 사람은 명성황후와 고종으로 분해 열연 중이다. 이미 지방 순회공연을 마친 두 사람은 성남아트센터 무대만 남겨 두고 합동 인터뷰에 나섰다.    “우리 둘이 23주년 뮤지컬 ‘명성황후’의 원캐스트로 마지막을 장식하게 돼서 책임감을 더 많이 느꼈어요. 이번 시즌을 잘 마무리해야 다음 시즌을 하는 분들이 더 잘할 수 있잖아요. 그간 많은 분들이 잘 해냈고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8회 공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잘 마무리하자는 다짐으로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어요(김소현)” 두 사람이 그린 ‘명성황후’는 관객 호평이 자자하다. 합동 출연을 두고 고민했던 둘은 기대 이상의 호평에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미소 짓는다. 부부 동반 출연의 좋은 예를 보여준 두 사람이다. “사실 안하고 싶었어요. 내가 하기엔 버거운 역할이라고 생각했죠. 이렇게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거의해본 적이 없어요. 20주년 때만 해도 내 캐스팅을 두고 미스캐스팅이 아니냐는 말이 많았죠. 그럼에도 23주년까지 참석하면서 나름대로 새롭게 장면을 소화하고 있어요. 스스로 새 캐릭터를 하는 것처럼 기존 것들에 얽매이지 않고 만들어 나갔죠. 감사하고 재밌어요.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사실 손준호에게 고종 역할이 들어왔을 때 걱정부터 했어요. 추석특집에 외국인이 한복 입고 출연하는 느낌일 것 같았어요. 그런데 막상 공연을 보니 손준호가 자신만의 강함과 따뜻함,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고종을 그려나가는 걸 보면서 정말 좋았죠. 박수도 많이 받아요(김소현)” 실제 부부가 한 작품에, 그것도 부부역할을 연기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두 사람은 과거 함께 육아 예능에 출연했다. 자연스럽게 실생활이 겹쳐지면서 관객의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악조건에도 두 사람은 연기력과 무대 장악력 하나로 관객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사실 연습실에서까지도 ‘명성황후’에 대한 확신이 없었어요. 우리가 평상시 보여준 TV 속 모습들을 명성황후랑 고종으로서 관객에게 몰입을 유도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런데 첫 공연 올리고 관객들이 오히려 케미가 좋았다면서 몰입할 수 있었다고 해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내가 생각하는 거랑은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그때부터 편해지고 확신이 들면서 몰입하게 됐어요. 부부라서 케미가 더 좋았다고 해주셨죠. 감사한 마음도 들고 정말 좋았어요. 결혼한 지 7년 만에 처음으로 상대역을 했거든요. 그동안 피했었는데 그 판단이 잘못됐던 거구나 깨달았어요. 사실 투어를 돈다는 게 정말 힘들이에요. 극장 사이즈, 객석 거리감, 공간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적응해서 하는 게 힘들어요. 그런데 손준호가 옆에 있으니까 믿고 편하게 무대에 오를 수 있어요. 의지가 많이 되죠(김소현)”   손준호의 대답도 마찬가지다. “내가 부족한 것들을 채워주면서 기댈 수 있는 게 좋았어요. 이 공연에서 만큼은 내가 하는 것들을 다 잘 받아주고 있어요. 그런데 김소현이 마음대로 장면을 바꿀 때가 있어요. 아마 서로 믿으니까 할 수 있는 것들이죠. 정말 사전에 한마디도 안하고 즉석에서 바꾸는 거거든요(손준호)” 뮤지컬 명성황후 무대 한 장면(사진=에이콤)   ■ “대사 하나를 하더라도 되게 조심스러웠죠” 손준호가 묘사한 고종은 마냥 유약하지만은 않다. 기존 공연 영상부터 실제 인물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며 나름의 캐릭터 해석을 위해 힘썼다. 관객은 눈물로 그의 노력에 화답했다. ‘명성황후’ 커튼콜엔 화려한 박수 대신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다수다.  “원래 고종에 대한 유약한 이미지가 가장 강했어요. 그런데 대본을 받아보고 장면을 연습하면서 고종도 입체적으로 나타낼 수 있고 유약하지만은 않구나 느꼈죠. 부부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보려고 했어요. 원래는 명성황후가 기가 센 여자라서 끌려간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 고종도 왕으로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민하지 않았을까 했어요. 현실적 부부의 삶을 표현하려고 노력을 기울였죠. 조선시대 왕인데 아내가 이야기하는 데로 끌려만 갔을까에 대한 접근으로요. 물음표를 띄었을 때 내 판단에선 나라를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나름 선택한 결과가 아닐까 했어요. 결과적으로 내가 만든 고종은 유약한 왕이 아니라 나라를 사랑한 왕이 됐어요(손준호)” 20주년에도 명성황후를 연기했던 김소현도 이번 공연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역사 왜곡을 두고 여러 말들이 터져 나왔기 때문. “어떻게 하면 이 캐릭터를 더 이해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기록 속의 명성황후만 존재할 뿐 실제의 그를 아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냥 내가 그 상황이었으면 어땠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나라가 혼란스러웠을 때 남편에게 어떤 조언을 해줬을까, 아들에겐 어떻게 대할까와 같은 것들이요. 현명한 여자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런 후기를 봤어요. ‘명성황후는 역사적으로 싫지만 여자로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글이요. 이 글을 봤을 때 그래도 감사했어요. 내가 고민했던 게 조금이라도 관객에게 보였다면 감사할 뿐이었죠. 그냥 논란이 돼서 안타깝죠. 아니면 내가 역할에 몰입하다 보니까 이 인물을 냉정하게 보지 못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대사 하나를 하더라도 되게 조심스러웠죠. 이 사람이 이럴 수밖에 없었다는 걸 이해시키려고 노력했어요(김소현)” 뮤지컬 ‘명성황후’는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마주보기] ‘명성황후’ 김소현·손준호, 부부 동반 출연의 좋은 예

한수진 기자 승인 2018.08.03 15:16 | 최종 수정 2137.03.05 00:00 의견 0
김소현, 손준호(사진=에이콤)
김소현, 손준호(사진=에이콤)

 

[뷰어스=한수진 기자] “‘명성황후’를 보신 관객 분들이 부부라서 케미가 더 좋았다고 해주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했죠(김소현)”

김소현, 손준호 부부는 뮤지컬 ‘명성황후’를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그것도 무려 부부 역할이다. 극중 두 사람은 명성황후와 고종으로 분해 열연 중이다. 이미 지방 순회공연을 마친 두 사람은 성남아트센터 무대만 남겨 두고 합동 인터뷰에 나섰다. 
 
“우리 둘이 23주년 뮤지컬 ‘명성황후’의 원캐스트로 마지막을 장식하게 돼서 책임감을 더 많이 느꼈어요. 이번 시즌을 잘 마무리해야 다음 시즌을 하는 분들이 더 잘할 수 있잖아요. 그간 많은 분들이 잘 해냈고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8회 공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잘 마무리하자는 다짐으로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어요(김소현)”

두 사람이 그린 ‘명성황후’는 관객 호평이 자자하다. 합동 출연을 두고 고민했던 둘은 기대 이상의 호평에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미소 짓는다. 부부 동반 출연의 좋은 예를 보여준 두 사람이다.

“사실 안하고 싶었어요. 내가 하기엔 버거운 역할이라고 생각했죠. 이렇게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거의해본 적이 없어요. 20주년 때만 해도 내 캐스팅을 두고 미스캐스팅이 아니냐는 말이 많았죠. 그럼에도 23주년까지 참석하면서 나름대로 새롭게 장면을 소화하고 있어요. 스스로 새 캐릭터를 하는 것처럼 기존 것들에 얽매이지 않고 만들어 나갔죠. 감사하고 재밌어요.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사실 손준호에게 고종 역할이 들어왔을 때 걱정부터 했어요. 추석특집에 외국인이 한복 입고 출연하는 느낌일 것 같았어요. 그런데 막상 공연을 보니 손준호가 자신만의 강함과 따뜻함,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고종을 그려나가는 걸 보면서 정말 좋았죠. 박수도 많이 받아요(김소현)”

실제 부부가 한 작품에, 그것도 부부역할을 연기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두 사람은 과거 함께 육아 예능에 출연했다. 자연스럽게 실생활이 겹쳐지면서 관객의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악조건에도 두 사람은 연기력과 무대 장악력 하나로 관객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사실 연습실에서까지도 ‘명성황후’에 대한 확신이 없었어요. 우리가 평상시 보여준 TV 속 모습들을 명성황후랑 고종으로서 관객에게 몰입을 유도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런데 첫 공연 올리고 관객들이 오히려 케미가 좋았다면서 몰입할 수 있었다고 해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내가 생각하는 거랑은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그때부터 편해지고 확신이 들면서 몰입하게 됐어요. 부부라서 케미가 더 좋았다고 해주셨죠. 감사한 마음도 들고 정말 좋았어요. 결혼한 지 7년 만에 처음으로 상대역을 했거든요. 그동안 피했었는데 그 판단이 잘못됐던 거구나 깨달았어요. 사실 투어를 돈다는 게 정말 힘들이에요. 극장 사이즈, 객석 거리감, 공간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적응해서 하는 게 힘들어요. 그런데 손준호가 옆에 있으니까 믿고 편하게 무대에 오를 수 있어요. 의지가 많이 되죠(김소현)”
 
손준호의 대답도 마찬가지다.

“내가 부족한 것들을 채워주면서 기댈 수 있는 게 좋았어요. 이 공연에서 만큼은 내가 하는 것들을 다 잘 받아주고 있어요. 그런데 김소현이 마음대로 장면을 바꿀 때가 있어요. 아마 서로 믿으니까 할 수 있는 것들이죠. 정말 사전에 한마디도 안하고 즉석에서 바꾸는 거거든요(손준호)”

뮤지컬 명성황후 무대 한 장면(사진=에이콤)
뮤지컬 명성황후 무대 한 장면(사진=에이콤)

 

“대사 하나를 하더라도 되게 조심스러웠죠”

손준호가 묘사한 고종은 마냥 유약하지만은 않다. 기존 공연 영상부터 실제 인물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며 나름의 캐릭터 해석을 위해 힘썼다. 관객은 눈물로 그의 노력에 화답했다. ‘명성황후’ 커튼콜엔 화려한 박수 대신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다수다. 

“원래 고종에 대한 유약한 이미지가 가장 강했어요. 그런데 대본을 받아보고 장면을 연습하면서 고종도 입체적으로 나타낼 수 있고 유약하지만은 않구나 느꼈죠. 부부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보려고 했어요. 원래는 명성황후가 기가 센 여자라서 끌려간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 고종도 왕으로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민하지 않았을까 했어요. 현실적 부부의 삶을 표현하려고 노력을 기울였죠. 조선시대 왕인데 아내가 이야기하는 데로 끌려만 갔을까에 대한 접근으로요. 물음표를 띄었을 때 내 판단에선 나라를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나름 선택한 결과가 아닐까 했어요. 결과적으로 내가 만든 고종은 유약한 왕이 아니라 나라를 사랑한 왕이 됐어요(손준호)”

20주년에도 명성황후를 연기했던 김소현도 이번 공연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역사 왜곡을 두고 여러 말들이 터져 나왔기 때문.

“어떻게 하면 이 캐릭터를 더 이해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기록 속의 명성황후만 존재할 뿐 실제의 그를 아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냥 내가 그 상황이었으면 어땠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나라가 혼란스러웠을 때 남편에게 어떤 조언을 해줬을까, 아들에겐 어떻게 대할까와 같은 것들이요. 현명한 여자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런 후기를 봤어요. ‘명성황후는 역사적으로 싫지만 여자로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글이요. 이 글을 봤을 때 그래도 감사했어요. 내가 고민했던 게 조금이라도 관객에게 보였다면 감사할 뿐이었죠. 그냥 논란이 돼서 안타깝죠. 아니면 내가 역할에 몰입하다 보니까 이 인물을 냉정하게 보지 못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대사 하나를 하더라도 되게 조심스러웠죠. 이 사람이 이럴 수밖에 없었다는 걸 이해시키려고 노력했어요(김소현)”

뮤지컬 ‘명성황후’는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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