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뷰어스=남우정 기자] “일을 많이 한다고요? 늘 이렇게 해왔어요” 하정우는 충무로의 대표적인 열일 배우다. 매년 쉬지 않고 작품을 내놓는다. 한 해에 하정우의 얼굴을 스크린에서 여러 번 보는 일도 빈번하다. 여기에 틈틈이 그림을 그려 전시회를 열고 영화 감독으로 꾸준히 작품을 찾아내고 연구한다.   “늘 이렇게 해왔어요. 요즘은 주 52시간 규정이기 때문에 배우가 현장에 남아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드라마는 엄청나게 힘들지만 영화는 나름 스케줄이 있어서 생각보다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요. 그래도 올해 상반기엔 쉬었어요. 피렌체 영화제 초청을 받아서 간 김에 이탈리아 여행도 갔다 왔어요” ‘신과 함께-인과 연’ 홍보 일정을 마치면 하정우는 또 다른 작품 촬영에 나선다. 현재 계획된 작품만 ‘클로젯’ ‘백두산’ ‘보스턴 1947’ 세 편이다. 수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나름의 선택 기준이 있다.  “작품을 급하게 선택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2~3작품 결정해 놓고 동시다발적으로 하는 편이에요. 작품을 선택할 때는 이야기가 재미있는지, 또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지 봐요. 이야기 못지않게 보는 게 사람이에요. 만드는 사람들이 중요해요. 시나리오가 아무리 좋아도 만드는 사람의 그릇이 작다면 못해요. 이야기가 완성 단계에 이르지 못해도 그걸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의 그릇이 크면 함께 발전시킬 수 있죠. 그래서 만드는 사람들을 주의 깊게 보려고 해요” 세 편의 영화를 마친 후엔 감독 하정우로 돌아온다. 지난 2013년 영화 ‘롤러코스터’로 감독 데뷔를 한 하정우는 ‘허삼관’에 이어 현재 세 번째 작품 시나리오 초고 작업을 하고 있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자신의 색을 찾아가는 중이다.  “아마 ‘롤러코스터’가 날 닮은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허삼관’은 지나고 보니 그 소설을 소화하기엔 내가 부족했단 생각이 들어요. ‘허삼관’ 이후 4년이 흘렀는데 어떤 작품을 해야 할까 고민을 계속 했어요. 작년 12월에 결정해서 시나리오 초고 작업을 하고 있어요. 케이퍼 무비를 표방한 코미디로 언론사 기자가 주인공이에요. 무겁거나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 “‘신과 함께2’ 완성, 만족 보단 다행스러워” 수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신과 함께’ 시리즈는 하정우에게도 색다른 경험이고 모험이었다. 이렇게 CG가 주를 이루는 작품은 한국에선 찾아보기 힘들고 한국 영화 사상 1, 2편을 동시에 촬영한 유일한 작품이다. 지난해 개봉한 ‘신과 함께-죄와 벌’은 국내에서 약 1400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 순위 2위에 오르고 해외에서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좋은 측면도 있고 나쁜 측면도 있어요. 나쁜 면은 미국이 먼저 겪고 있죠. 너무 상업화가 돼서 스튜디오 중심이 됐어요. 옛날엔 여럿 스타일이 있었는데 이제 다 캘리포니아 스타일이 됐죠. 우리가 알고 있는 작가주의 감독 작품을 만나보기 힘든 것 같아요. 좋은 점은 한편으로 장르의 다양성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국내에서 끝난 게 아니라 해외에 도전해볼만한 지점이 있죠. 저예산 영화들이 상상의 폭을 넓혀갈 수도 있고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팀도 ‘신과 함께’가 범아시아적으로 인기를 끌줄 몰랐어요. 그런 성과를 봤을 때 제일 놀라웠죠” 이번에 선보이는 후속작 ‘신과 함께-인과 연’(이하 ‘신과 함께2’)는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마동석)을 만나 이승과 저승, 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삼차사의 과거사가 공개되며 이야기는 탄탄해졌다. 1편에서 저승 가이드 역할만 해 아쉬움을 남겼던 하정우는 2편에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사극 분장을 한 하정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오래 됐는데 2004년에 ‘무인시대’라는 KBS 대하사극에 나왔어요. 이덕화 선생님 셋째 아들이었는데 유투브에 백숙 먹방으로 찾으면 나와요(웃음) 그땐 매니저도 없이 혼자 버스타고 지방가고 KBS 로비에서 연기 연습 했어요. 촬영 콜이 5시면 새벽 1시에 가고 그랬어요.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첫 사극이었거든요. ‘군도’는 좀 유니크한 사극이죠” 1편에선 신파적 요소가 많아 관객들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1, 2편 동시에 촬영을 했기 때문에 2편의 내용을 이미 알고 있던 하정우 입장에선 해명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을 법했다. 완성된 ‘신과 함께2’를 보고 난 후 하정우는 만족감 보단 다행이라고 말했다.  “1편이 개봉했을 땐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었죠(웃음) 그래도 2편을 보시면 다 아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만족보단 다행스러운 마음이에요. 제작진은 4시간 40분짜리 영화를 한 번에 찍은 거나 마찬가지에요. 사전 계획을 잘 세웠기 때문에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1편에 비해서 2편의 드라마 결이 강해졌어요. 1편은 캐릭터가 보여지기 보단 드라마 자체가 셌다면 2편은 캐릭터와 드라마가 앙상블을 이뤘죠. 드라마만 보이고 인물들이 안 보일 수도 있는데 조화롭게 구성되지 않았나 싶어요” 이미 1400만명의 관객이 봤기 때문에 출연진으로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덜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하정우는 “흥행이 보장된 건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이런 하정우의 걱정은 기우가 됐다. 1일 개봉한 ‘신과 함께2’는 개봉 첫날 역대 오프닝 신기록을 세우며 쌍천만 가능성을 열었다. 이후 시리즈가 나올 가능성도 농후하다. ‘신과 함께’ 3~4편에서 하정우를 볼 수 있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3~4편이 나온다면 원작 웹툰 그 후는 작가의 상상력에 맡겨야 해요. 그러면 자유롭고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겠다 싶어요. 물론 제작사의 의지가 있어야 하겠죠. 3~4편 출연 제의가 들어온다면 안 할 이유가 없죠. 스케줄이 맞는다면(웃음)”

[남우정의 마주보기] 하정우 “‘신과 함께’ 3편? 안 할 이유 없죠”

남우정 기자 승인 2018.08.02 13:22 | 최종 수정 2137.03.03 00:00 의견 0
하정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하정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뷰어스=남우정 기자] “일을 많이 한다고요? 늘 이렇게 해왔어요”

하정우는 충무로의 대표적인 열일 배우다. 매년 쉬지 않고 작품을 내놓는다. 한 해에 하정우의 얼굴을 스크린에서 여러 번 보는 일도 빈번하다. 여기에 틈틈이 그림을 그려 전시회를 열고 영화 감독으로 꾸준히 작품을 찾아내고 연구한다.  

“늘 이렇게 해왔어요. 요즘은 주 52시간 규정이기 때문에 배우가 현장에 남아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드라마는 엄청나게 힘들지만 영화는 나름 스케줄이 있어서 생각보다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요. 그래도 올해 상반기엔 쉬었어요. 피렌체 영화제 초청을 받아서 간 김에 이탈리아 여행도 갔다 왔어요”

‘신과 함께-인과 연’ 홍보 일정을 마치면 하정우는 또 다른 작품 촬영에 나선다. 현재 계획된 작품만 ‘클로젯’ ‘백두산’ ‘보스턴 1947’ 세 편이다. 수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나름의 선택 기준이 있다. 

“작품을 급하게 선택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2~3작품 결정해 놓고 동시다발적으로 하는 편이에요. 작품을 선택할 때는 이야기가 재미있는지, 또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지 봐요. 이야기 못지않게 보는 게 사람이에요. 만드는 사람들이 중요해요. 시나리오가 아무리 좋아도 만드는 사람의 그릇이 작다면 못해요. 이야기가 완성 단계에 이르지 못해도 그걸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의 그릇이 크면 함께 발전시킬 수 있죠. 그래서 만드는 사람들을 주의 깊게 보려고 해요”

세 편의 영화를 마친 후엔 감독 하정우로 돌아온다. 지난 2013년 영화 ‘롤러코스터’로 감독 데뷔를 한 하정우는 ‘허삼관’에 이어 현재 세 번째 작품 시나리오 초고 작업을 하고 있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자신의 색을 찾아가는 중이다. 

“아마 ‘롤러코스터’가 날 닮은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허삼관’은 지나고 보니 그 소설을 소화하기엔 내가 부족했단 생각이 들어요. ‘허삼관’ 이후 4년이 흘렀는데 어떤 작품을 해야 할까 고민을 계속 했어요. 작년 12월에 결정해서 시나리오 초고 작업을 하고 있어요. 케이퍼 무비를 표방한 코미디로 언론사 기자가 주인공이에요. 무겁거나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 “‘신과 함께2’ 완성, 만족 보단 다행스러워”

수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신과 함께’ 시리즈는 하정우에게도 색다른 경험이고 모험이었다. 이렇게 CG가 주를 이루는 작품은 한국에선 찾아보기 힘들고 한국 영화 사상 1, 2편을 동시에 촬영한 유일한 작품이다. 지난해 개봉한 ‘신과 함께-죄와 벌’은 국내에서 약 1400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 순위 2위에 오르고 해외에서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좋은 측면도 있고 나쁜 측면도 있어요. 나쁜 면은 미국이 먼저 겪고 있죠. 너무 상업화가 돼서 스튜디오 중심이 됐어요. 옛날엔 여럿 스타일이 있었는데 이제 다 캘리포니아 스타일이 됐죠. 우리가 알고 있는 작가주의 감독 작품을 만나보기 힘든 것 같아요. 좋은 점은 한편으로 장르의 다양성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국내에서 끝난 게 아니라 해외에 도전해볼만한 지점이 있죠. 저예산 영화들이 상상의 폭을 넓혀갈 수도 있고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팀도 ‘신과 함께’가 범아시아적으로 인기를 끌줄 몰랐어요. 그런 성과를 봤을 때 제일 놀라웠죠”

이번에 선보이는 후속작 ‘신과 함께-인과 연’(이하 ‘신과 함께2’)는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마동석)을 만나 이승과 저승, 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삼차사의 과거사가 공개되며 이야기는 탄탄해졌다. 1편에서 저승 가이드 역할만 해 아쉬움을 남겼던 하정우는 2편에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사극 분장을 한 하정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오래 됐는데 2004년에 ‘무인시대’라는 KBS 대하사극에 나왔어요. 이덕화 선생님 셋째 아들이었는데 유투브에 백숙 먹방으로 찾으면 나와요(웃음) 그땐 매니저도 없이 혼자 버스타고 지방가고 KBS 로비에서 연기 연습 했어요. 촬영 콜이 5시면 새벽 1시에 가고 그랬어요.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첫 사극이었거든요. ‘군도’는 좀 유니크한 사극이죠”

1편에선 신파적 요소가 많아 관객들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1, 2편 동시에 촬영을 했기 때문에 2편의 내용을 이미 알고 있던 하정우 입장에선 해명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을 법했다. 완성된 ‘신과 함께2’를 보고 난 후 하정우는 만족감 보단 다행이라고 말했다. 

“1편이 개봉했을 땐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었죠(웃음) 그래도 2편을 보시면 다 아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만족보단 다행스러운 마음이에요. 제작진은 4시간 40분짜리 영화를 한 번에 찍은 거나 마찬가지에요. 사전 계획을 잘 세웠기 때문에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1편에 비해서 2편의 드라마 결이 강해졌어요. 1편은 캐릭터가 보여지기 보단 드라마 자체가 셌다면 2편은 캐릭터와 드라마가 앙상블을 이뤘죠. 드라마만 보이고 인물들이 안 보일 수도 있는데 조화롭게 구성되지 않았나 싶어요”

이미 1400만명의 관객이 봤기 때문에 출연진으로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덜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하정우는 “흥행이 보장된 건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이런 하정우의 걱정은 기우가 됐다. 1일 개봉한 ‘신과 함께2’는 개봉 첫날 역대 오프닝 신기록을 세우며 쌍천만 가능성을 열었다. 이후 시리즈가 나올 가능성도 농후하다. ‘신과 함께’ 3~4편에서 하정우를 볼 수 있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3~4편이 나온다면 원작 웹툰 그 후는 작가의 상상력에 맡겨야 해요. 그러면 자유롭고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겠다 싶어요. 물론 제작사의 의지가 있어야 하겠죠. 3~4편 출연 제의가 들어온다면 안 할 이유가 없죠. 스케줄이 맞는다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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