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웅진지식하우스) [뷰어스=나하나 기자]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를 맞아 고인의 정치텃밭이었던 광주 전남 지역을 비롯해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여야 대표 등 정치인들도 고인을 기리고 있다. 많은 이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생과 업정을 되짚는 날. 그러나 이날 가장 감회가 남다를 이는 이희호 여사일 수밖에 없다. 단순한 배우자를 넘어 인생동지로 꼽히는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고난의 세월을 보내왔다. 결혼부터 큰 반대에 부딪쳤던 부부다.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의 결혼은 여성운동가와 야당 정치인의 만남이었지만 아내와 사별 후 두 아들을 키우는 데다 노모, 병을 앓고 있는 여동생까지 있는 셋방살이 정치인과의 결혼을 반대하는 이가 많았다고. 김 전 대통령은 1954년 처음 정치에 입문해 3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후 후보 등록 취소 등 세 번이나 고배를 마신 정치 삼수생이었지만 이 여사는 미국 유학 후 돌아와 활발한 활동을 펼친 전도유망 사회운동가였다. 주변의 반대를 극복하고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목숨을 건 고 고난과 역경의 세월을 지나며 국내 정치사에 남다른 업적을 올렸다. 무엇보다 부부 금슬도 좋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 여사의 자서전 '동행: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 표지를 장식했던 사진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금슬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진으로 꼽힌다. 부부가 주방에서 컵을 닦으며 다정한 모습으로 웃고 있는 사진인데 이를 두고 김 전 대통령이 직접 설명한 적도 있다. 그는 생전 부인의 자서전 출판 기념회에서 "아내의 날이니까 저는 조용히 있으려고 했지만, 우리 부부의 젊은 시절 사진이 걸려 있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라면서 "미국 망명 시절 '피플'지에 실렸던 사진인데 이번 자서전의 표지에도 썼더군요. 그동안 이 사진을 두고 아내에게 '내가 외조를 잘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냐'고 말해왔습니다. 사실 결혼 46년 동안 제대로 가사 일을 도와준 적이 없었네요. 아내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제가 수많은 고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준 것도 아내고, 제가 영광스러운 자리에 올랐을 때 힘과 능력을 주고 내조를 잘해주었던 이도 아내입니다. 여러분 앞에서 아내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겠습니다"라고 아내의 손을 꼭 잡았다. 사적으로도, 공적으로도 남다른 길을 걸어 온 김 전 대통령은 2009년 별세,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사진 한장에 담긴 뭉클한 일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맞아 눈길

나하나 기자 승인 2018.08.18 11:27 | 최종 수정 2137.04.04 00:00 의견 0
(사진=웅진지식하우스)
(사진=웅진지식하우스)

[뷰어스=나하나 기자]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를 맞아 고인의 정치텃밭이었던 광주 전남 지역을 비롯해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여야 대표 등 정치인들도 고인을 기리고 있다.

많은 이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생과 업정을 되짚는 날. 그러나 이날 가장 감회가 남다를 이는 이희호 여사일 수밖에 없다. 단순한 배우자를 넘어 인생동지로 꼽히는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고난의 세월을 보내왔다.

결혼부터 큰 반대에 부딪쳤던 부부다.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의 결혼은 여성운동가와 야당 정치인의 만남이었지만 아내와 사별 후 두 아들을 키우는 데다 노모, 병을 앓고 있는 여동생까지 있는 셋방살이 정치인과의 결혼을 반대하는 이가 많았다고. 김 전 대통령은 1954년 처음 정치에 입문해 3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후 후보 등록 취소 등 세 번이나 고배를 마신 정치 삼수생이었지만 이 여사는 미국 유학 후 돌아와 활발한 활동을 펼친 전도유망 사회운동가였다. 주변의 반대를 극복하고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목숨을 건 고 고난과 역경의 세월을 지나며 국내 정치사에 남다른 업적을 올렸다.

무엇보다 부부 금슬도 좋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 여사의 자서전 '동행: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 표지를 장식했던 사진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금슬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진으로 꼽힌다. 부부가 주방에서 컵을 닦으며 다정한 모습으로 웃고 있는 사진인데 이를 두고 김 전 대통령이 직접 설명한 적도 있다. 그는 생전 부인의 자서전 출판 기념회에서 "아내의 날이니까 저는 조용히 있으려고 했지만, 우리 부부의 젊은 시절 사진이 걸려 있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라면서 "미국 망명 시절 '피플'지에 실렸던 사진인데 이번 자서전의 표지에도 썼더군요. 그동안 이 사진을 두고 아내에게 '내가 외조를 잘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냐'고 말해왔습니다. 사실 결혼 46년 동안 제대로 가사 일을 도와준 적이 없었네요. 아내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제가 수많은 고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준 것도 아내고, 제가 영광스러운 자리에 올랐을 때 힘과 능력을 주고 내조를 잘해주었던 이도 아내입니다. 여러분 앞에서 아내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겠습니다"라고 아내의 손을 꼭 잡았다.

사적으로도, 공적으로도 남다른 길을 걸어 온 김 전 대통령은 2009년 별세,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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