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남우정 기자] 걸그룹 출신 연기돌 혜리, 설현이 스크린에서 한판 붙는다.
극장가 성수기로 불리는 추석 명절 극장가는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다. 그 가운데 익숙한 이름이 눈길을 끈다. 걸그룹 A.O.A 설현과 걸스데이 혜리가 그 주인공이다. 무대 위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설현과 혜리는 영화 ‘안시성’과 ‘물괴’을 통해서 연기돌로 정면 대결에 나선다.
■ 혜리의 스크린 데뷔
혜리는 영화 ‘물괴’를 통해서 스크린 데뷔를 치른다. ‘물괴’는 조선 중종 22년, 갑자기 나타난 괴이한 짐승 물괴와 그를 쫓는 사람들의 사투를 담은 영화로 조선을 배경으로 한 괴수 영화다. 혜리는 물괴를 추적하는 수색대장(김명민)의 딸 명 역을 맡았다.
처음 스크린에 데뷔하는 혜리는 사극에 액션까지 도전해야 했다. 최근 가진 제작보고회에서 혜리는 “처음 도전하는 게 많아서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근데 액션이 잘 맞아서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버지로 나오는 김명민은 처음 현장에서 만났을 때 못 알아볼 정도로 준비를 해서 나타났다며 혜리를 칭찬했다.
2012년 SBS 드라마 ‘맛있는 인생’으로 연기를 시작한 혜리는 이후 ‘선암여고 탐정단’, ‘하이드 지킬, 나’ 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그리고 2015년 tvN ‘응답하라 1988’에 출연해 대박을 쳤다. 덕선 역으로 출연한 혜리는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캐릭터를 소화해 연기자로 대중들에게 자신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응답하라 1988’ 이후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인 드라마 ‘딴따라’ ‘투깝스’에선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 두 드라마의 최고 시청률은 8.7%, 9.7%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으나 두 작품 모두에서 혜리는 연기력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이번 스크린 데뷔작인 ‘물괴’은 그 동안의 이미지를 지우고 연기력 논란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다. 오는 9월12일 개봉.
■ 설현, 벌써 세 번째 영화
오는 9월19일 개봉하는 ‘안시성’은 설현의 세 번째 영화다. 드라마 ‘내 딸 서영이’으로 연기를 시작한 설현은 2015년 영화 ‘강남 1970’으로 스크린 데뷔를 했다. 당시 이민호의 동생 역으로 출연했던 설현은 영화에 크지 않은 역할이었지만 제 몫을 해냈다. 두 번째 영화인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도 비주얼을 내려놓는 것은 물론 김남길에게 엎어치기를 당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
전략적인 선택인지도 모르겠으나 지금까지 설현이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 주연을 맡은 작품은 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 뿐이다. 큰 역할보다는 작은 역할부터 도전했고 스크린에선 이민호, 김래원, 설경구, 김남길 등 베테랑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세 번째 작품인 ‘안시성’은 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안시성’에서 설현은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부대를 이끄는 장수 백하 역을 맡았다. 그간 남자들이 중심을 이뤘던 사극 전투에서 여성 장수가 등장한다는 점이 흥미를 끈다. 주체적인 캐릭터였기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한 설현에겐 첫 사극에 액션까지 배우로서 제대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다. 조인성, 박성웅, 엄태구, 배성우 등 든든한 선배들과의 융합이 기대를 모은다.
다만 설현의 성적은 다소 엇갈린다. 첫 데뷔작인 ‘강남 1970’은 약 219만 관객을 동원했고 ‘살인자의 기억법’은 265만명이라는 관객수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 나쁘지 않은 것 같지만 ‘강남 1970’은 손익분기점을 달성하지 못했다. 주연으로 나선 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최고 시청률이 4.9%로 조용히 종영했다. 배우로서 강렬한 한 방이 없었다. 이번 ‘안시성’이 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