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현빈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배우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로맨틱한 그였고, 이미지 변신이 강하게 드러난 영화 ‘공조’ ‘꾼’ 등을 통해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였다. 이런 변화는 양극의 매력을 숙제처럼 내보이기 위한 게 아니다. 대중을 위해, 자신을 위해 부지런히 고민하고 조금씩 용기를 낸 결과다.  이런 변화 속 최근 개봉한 영화 ‘협상’은 현빈의 담대함을 강력하게 보여준다. 어쩌면 데뷔 이후 제일 센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극 중 현빈의 모습은 놀랍다. 그가 연기하는 민태구는 사상 최악의 인질극을 벌이는 범죄자다. 민태구는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크게 욕설을 내뱉으며 거침없이 총으로 사람을 쏴 죽인다.  현빈 본인도 ‘협상’ 속 자신의 모습이 대중에게 얼마나 놀랍게 다가올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걸 낯선 모습으로 여기지는 않았다.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과 기대가 늘 있어요. 내가 생각하는 또 대중의 생각하는 변화의 오차범위가 크다면 서로 받아들이는 게 다를 수 있으니 걱정도 되고요. 하지만 데뷔 이후부터 나름 변화를 하고 있었어요. 다른 소재로 다른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서요” 다양한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는 그. 그래서인지 현빈의 변신은 단순한 콘셉트의 변화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민태구라는 인물 역시 단순한 악역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사연을 지니고 있다. 흔히 ‘이유 있는 악인’이라고 하는데 그 표현법에 있어서 민태구는 조금 다르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감독님이 말씀하시길, 사람들이 민태구에게 연민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민태구를 분석할 때 ‘인물이 무작정 나쁘기만 하면 과연 연민이 갈까?’라는 지점으로부터 생각을 출발했죠. 그래서 웃기도 많이 웃고 대하는 사람에 따라 대화방식도 다르게 했어요. 대본에 ‘일어나봐요’라고 나와 있는 대사를 ‘스탠드 업’이라고 바꾸는 등 애드리브로 말투에도 신경을 썼고요” 인질범인데 웃고 장난을 친다. 여유로운 말투로 영리하게 머리를 굴린다. 현빈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민태구를 만들기 위해 담배의 색깔, 의자의 모양, 손짓 하나까지도 철저하게 분석하고 연구했다. 현빈이 촬영에 임하면서 접한 새로운 영역은 또 있다. 바로 이원촬영이다. ‘협상’은 각기 다른 장소에 있는 하채윤(손예진)과 민태구의 대화로 내용을 이끌어나간다. 이에 두 배우는 작은 모니터를 앞에 두고 실제 그 사람이 있는 것처럼 연기를 펼쳐야 했다. “처음에는 어려웠죠. 인이어를 통해 상대의 호흡과 목소리를 들으면서 연기를 해야 하니 이질감도 있었고, 장소가 좁아서 답답한 감도 있었어요. 모니터하러 위층으로 올라갈 때면 공기가 참 좋던데요. (웃음)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또 다른 재미가 생겼어요. 한정된 공간에서 연기를 하지만 관객들에게는 답답하게 보이지 않았으면 해 더 자유롭게 움직이려 하기도 했고요. 의자에 앉는 방식이나 순간순간 바뀌는 말투, 표정 등을 통해 계산된 변주를 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현빈은 마치 1인극을 펼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민태구의 말과 행동으로 긴 시간을 채우는 장면이 많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NG가 나더라도 일단 다 찍고 난 뒤 모니터를 하고 다시 촬영을 하고를 반복했다.  “낯섦에서 오는 장점이 분명 있어요. 물론 손예진 씨와 직접 마주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요. 손예진 씨와는 점심시간이나 모니터링을 할 때 만나 이야기를 나누곤 했어요. 다음에는 다른 장르로 만나자고 말하기도 했고요. 고요하지만 내적 흥이 많으신 분이더라고요. 촬영을 할 때는 생각했던 모습과 비슷했어요. 큰 영화 스크린으로 볼 때는 눈이 달라보였어요. 모니터를 통해서도 눈빛연기가 좋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화면으로 보니 더 셌어요” 캐릭터의 분석부터 촬영기법까지, ‘협상’을 통해 한 단계 더 뻗어나간 현빈이다. 이런 기분 좋은 변화는 늘 그래왔듯 앞으로도 쭉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빈은 현재 촬영하고 있는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개봉을 앞둔 영화 ‘창궐’도 새로운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필모그래피 안에서 여러 개의 가지를 뻗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에는 새로운 소재에 대한 관심이 있어요. 처음 시도되는 것들이 잘 표현된다면 어떤 작품에게는 레퍼런스가 될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처음이라는 점에서 오는 기대도 있잖아요. 또 최근 오락적인 요소들이 담긴 작품을 주로 선택하고 있는데, 웃음을 주겠다는 의도보다 대중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보게 돼서인 것 같아요. ‘현빈’이라는 배우를 떠올렸을 때 위안이 되고 싶거든요. 어떤 분들에게는 여운이 남는 모습일 수도, 어떤 분들에게는 아무생각 없이 보며 웃을 수 있는 모습으로 남을 수 있죠. 어떤 면으로든 현실에서 벗어난 위안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마주보기] 또 다른 현빈 속으로

이소희 기자 승인 2018.09.21 18:06 | 최종 수정 2137.06.11 00:00 의견 0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현빈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배우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로맨틱한 그였고, 이미지 변신이 강하게 드러난 영화 ‘공조’ ‘꾼’ 등을 통해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였다. 이런 변화는 양극의 매력을 숙제처럼 내보이기 위한 게 아니다. 대중을 위해, 자신을 위해 부지런히 고민하고 조금씩 용기를 낸 결과다. 

이런 변화 속 최근 개봉한 영화 ‘협상’은 현빈의 담대함을 강력하게 보여준다. 어쩌면 데뷔 이후 제일 센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극 중 현빈의 모습은 놀랍다. 그가 연기하는 민태구는 사상 최악의 인질극을 벌이는 범죄자다. 민태구는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크게 욕설을 내뱉으며 거침없이 총으로 사람을 쏴 죽인다. 

현빈 본인도 ‘협상’ 속 자신의 모습이 대중에게 얼마나 놀랍게 다가올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걸 낯선 모습으로 여기지는 않았다.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과 기대가 늘 있어요. 내가 생각하는 또 대중의 생각하는 변화의 오차범위가 크다면 서로 받아들이는 게 다를 수 있으니 걱정도 되고요. 하지만 데뷔 이후부터 나름 변화를 하고 있었어요. 다른 소재로 다른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서요”

다양한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는 그. 그래서인지 현빈의 변신은 단순한 콘셉트의 변화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민태구라는 인물 역시 단순한 악역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사연을 지니고 있다. 흔히 ‘이유 있는 악인’이라고 하는데 그 표현법에 있어서 민태구는 조금 다르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감독님이 말씀하시길, 사람들이 민태구에게 연민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민태구를 분석할 때 ‘인물이 무작정 나쁘기만 하면 과연 연민이 갈까?’라는 지점으로부터 생각을 출발했죠. 그래서 웃기도 많이 웃고 대하는 사람에 따라 대화방식도 다르게 했어요. 대본에 ‘일어나봐요’라고 나와 있는 대사를 ‘스탠드 업’이라고 바꾸는 등 애드리브로 말투에도 신경을 썼고요”

인질범인데 웃고 장난을 친다. 여유로운 말투로 영리하게 머리를 굴린다. 현빈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민태구를 만들기 위해 담배의 색깔, 의자의 모양, 손짓 하나까지도 철저하게 분석하고 연구했다.

현빈이 촬영에 임하면서 접한 새로운 영역은 또 있다. 바로 이원촬영이다. ‘협상’은 각기 다른 장소에 있는 하채윤(손예진)과 민태구의 대화로 내용을 이끌어나간다. 이에 두 배우는 작은 모니터를 앞에 두고 실제 그 사람이 있는 것처럼 연기를 펼쳐야 했다.

“처음에는 어려웠죠. 인이어를 통해 상대의 호흡과 목소리를 들으면서 연기를 해야 하니 이질감도 있었고, 장소가 좁아서 답답한 감도 있었어요. 모니터하러 위층으로 올라갈 때면 공기가 참 좋던데요. (웃음)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또 다른 재미가 생겼어요. 한정된 공간에서 연기를 하지만 관객들에게는 답답하게 보이지 않았으면 해 더 자유롭게 움직이려 하기도 했고요. 의자에 앉는 방식이나 순간순간 바뀌는 말투, 표정 등을 통해 계산된 변주를 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현빈은 마치 1인극을 펼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민태구의 말과 행동으로 긴 시간을 채우는 장면이 많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NG가 나더라도 일단 다 찍고 난 뒤 모니터를 하고 다시 촬영을 하고를 반복했다. 

“낯섦에서 오는 장점이 분명 있어요. 물론 손예진 씨와 직접 마주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요. 손예진 씨와는 점심시간이나 모니터링을 할 때 만나 이야기를 나누곤 했어요. 다음에는 다른 장르로 만나자고 말하기도 했고요. 고요하지만 내적 흥이 많으신 분이더라고요. 촬영을 할 때는 생각했던 모습과 비슷했어요. 큰 영화 스크린으로 볼 때는 눈이 달라보였어요. 모니터를 통해서도 눈빛연기가 좋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화면으로 보니 더 셌어요”

캐릭터의 분석부터 촬영기법까지, ‘협상’을 통해 한 단계 더 뻗어나간 현빈이다. 이런 기분 좋은 변화는 늘 그래왔듯 앞으로도 쭉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빈은 현재 촬영하고 있는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개봉을 앞둔 영화 ‘창궐’도 새로운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필모그래피 안에서 여러 개의 가지를 뻗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에는 새로운 소재에 대한 관심이 있어요. 처음 시도되는 것들이 잘 표현된다면 어떤 작품에게는 레퍼런스가 될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처음이라는 점에서 오는 기대도 있잖아요. 또 최근 오락적인 요소들이 담긴 작품을 주로 선택하고 있는데, 웃음을 주겠다는 의도보다 대중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보게 돼서인 것 같아요. ‘현빈’이라는 배우를 떠올렸을 때 위안이 되고 싶거든요. 어떤 분들에게는 여운이 남는 모습일 수도, 어떤 분들에게는 아무생각 없이 보며 웃을 수 있는 모습으로 남을 수 있죠. 어떤 면으로든 현실에서 벗어난 위안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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