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M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아이유가 최근 발표한 신곡 ‘삐삐’는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싱글이다. 아이유는 서정적인 발라드로 자신의 대표적인 감성을 내보일 수도 있었고, 대중성 높은 곡으로 더 많은 호평을 이끌어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일명 ‘힙한’ 이미지를 지닌 얼터너티브 R&B 장르 곡 ‘삐삐’는 그 어느 곳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싱글 ‘삐삐’ 뮤직비디오에서 아이유는 컬러풀한 헤어피스를 붙이고 퉁명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정체불명의 보자기를 뒤집어쓰고, 또 노란색 호피무늬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데 그의 눈빛은 ‘제 아무렴 어때’라고 쏘아붙이는 듯하다. 최근의 변화들을 보면 파격적인 변신까지는 아닌데 또 익숙하다고 보기에는 아이유에게 닿지 않았던 미지의 영역이다. 대신 ‘삐삐’를 통해 알 수 있는 지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아이유가 음악을 대하는 태도다.  뮤직비디오를 보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든다. ‘아, 요즘의 아이유는 이런 걸 하고 싶어 하는구나’ ‘요즘에는 이런 취향을 갖고 있구나’. 물론 아직까지는 격하게(?) 춤을 추는 아이유의 모습은 낯설기는 하다. 조금은 미안하지만 안무에는 소질이 없는 듯 보인다. 아이유 본인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부끄러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유는 여전히 춤춘다. 안정적인 길을 뒤로 하고 상상하지 못 한 음악들을 들고 나온다. 콘셉트 면에서도 캐주얼하거나 여성스러운 모습 등 자신에게 씌워진 프레임과 또 다른 스타일링을 선보인다. ‘삐삐’는 이처럼 자기 자신을 자유롭게 음악에 투영하는 아이유의 자세를 잘 보여준다. (사진=아이유 '삐삐' MV 화면 캡처) 물론 아이유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이 통통 튀고 스타일리시한 모습을 직설적으로 내보였던 건 아니다. 아이유는 정규 3집 앨범 ‘모던 타임즈-에필로그(Modern Times–Epilogue)’(2013)까지 자신의 기질 중 우울하고 묵직한 기운을 주로 전달했다. 그러다가 리메이크 첫 번째 앨범 ‘꽃갈피’(2014)를 통해 원곡을 깨는 편곡을 선보였고, 미니앨범 ‘챗셔(CHAT-SHIRE)’(2015)를 통해 완전히 알을 깨고 나왔다. 이후 낸 정규 4집 앨범 ‘팔레트(Palette)’(2017)와 리메이크 두 번째 앨범 ‘꽃갈피 둘’(2017)부터는 다양한 자신을 전달하는데 보다 거리낌이 없어졌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아이유가 또 다른 자신을 찾은 건지, 알고 있지만 쉽게 드러낼 수 없던 것들을 내보일 용기가 생긴 건지는 모른다. 이런 모호함 속 분명한 건 아이유는 현재의 자신을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최적화된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유는 무작정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시도하지도, 대중의 뜻에 따르지도 않는다. 잘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 그리고 보편적인 것들을 정교하게 조화시키며 음악을 ‘나’로 귀결시킨다. 심지어 새로운 것에 따르는 불안마저 음악 그리고 그 주변의 것들로 풀어낸다. 이런 영리함은 곧 아이유가 아티스트로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삐삐’를 접하고 어색하게 느낄지언정 낯설지 않았다면 ‘10년간의 아이유’를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진=카카오M 제공) 이렇게 아이유의 시간을 돌아보고 나면, 그가 왜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곡으로 ‘삐삐’와 같은 곡을 내놓았는지 이해가 간다. ‘삐삐’는 타인을 자신만의 잣대로 규정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지만, 아이유의 이야기로도 읽힌다. 아이유는 지금의 나는 저돌적이며 앞으로는 더 눈치 보지 않고 나아가겠다며 일종의 선언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노래는 그간의 아이유를 응축해 놓은 ‘회고록’ 같은 개념이 아니다. 현재 그리고 미래다. “It's me 나예요 다를 거 없이/요즘엔 뭔가요 내 가십/탐색하는 불빛 scanner scanner/오늘은 몇 점인가요? jealous jealous/.../Yellow C A R D/이 선 넘으면 침범이야 beep/매너는 여기까지 it's ma ma ma mine/Please keep the la la la line/Hello stuP I D/그 선 넘으면 정색이야 beep/Stop it 거리 유지해 cause we don't know know know know/Please keep the la la la line”(아이유 ‘삐삐’ 가사 中) 이전 앨범 ‘팔레트’ 수록곡 ‘잼잼’의 가사 “굳이 알려고 하지 말자/의미 그놈의 의미”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때로는 심도 깊은 분석보다 그 자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때가 있다. 아이유는 자신의 음악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여러 갈래의 길을 택하며 10년을 걸어왔다. 그리고 이제 아이유가 제2막을 시작하는 지금, 우리는 ‘아이유’라는 사람을 본격적으로 만날 준비를 해야 할 듯하다.

[수다뉴스] 아이유 ‘삐삐’로 보여주는 10년, 그리고 제2막

이소희 기자 승인 2018.10.12 11:25 | 최종 수정 2137.07.23 00:00 의견 0
(사진=카카오M 제공)
(사진=카카오M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아이유가 최근 발표한 신곡 ‘삐삐’는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싱글이다. 아이유는 서정적인 발라드로 자신의 대표적인 감성을 내보일 수도 있었고, 대중성 높은 곡으로 더 많은 호평을 이끌어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일명 ‘힙한’ 이미지를 지닌 얼터너티브 R&B 장르 곡 ‘삐삐’는 그 어느 곳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싱글 ‘삐삐’ 뮤직비디오에서 아이유는 컬러풀한 헤어피스를 붙이고 퉁명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정체불명의 보자기를 뒤집어쓰고, 또 노란색 호피무늬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데 그의 눈빛은 ‘제 아무렴 어때’라고 쏘아붙이는 듯하다.

최근의 변화들을 보면 파격적인 변신까지는 아닌데 또 익숙하다고 보기에는 아이유에게 닿지 않았던 미지의 영역이다. 대신 ‘삐삐’를 통해 알 수 있는 지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아이유가 음악을 대하는 태도다. 

뮤직비디오를 보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든다. ‘아, 요즘의 아이유는 이런 걸 하고 싶어 하는구나’ ‘요즘에는 이런 취향을 갖고 있구나’. 물론 아직까지는 격하게(?) 춤을 추는 아이유의 모습은 낯설기는 하다. 조금은 미안하지만 안무에는 소질이 없는 듯 보인다. 아이유 본인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부끄러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유는 여전히 춤춘다. 안정적인 길을 뒤로 하고 상상하지 못 한 음악들을 들고 나온다. 콘셉트 면에서도 캐주얼하거나 여성스러운 모습 등 자신에게 씌워진 프레임과 또 다른 스타일링을 선보인다. ‘삐삐’는 이처럼 자기 자신을 자유롭게 음악에 투영하는 아이유의 자세를 잘 보여준다.

(사진=아이유 '삐삐' MV 화면 캡처)
(사진=아이유 '삐삐' MV 화면 캡처)

물론 아이유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이 통통 튀고 스타일리시한 모습을 직설적으로 내보였던 건 아니다. 아이유는 정규 3집 앨범 ‘모던 타임즈-에필로그(Modern Times–Epilogue)’(2013)까지 자신의 기질 중 우울하고 묵직한 기운을 주로 전달했다. 그러다가 리메이크 첫 번째 앨범 ‘꽃갈피’(2014)를 통해 원곡을 깨는 편곡을 선보였고, 미니앨범 ‘챗셔(CHAT-SHIRE)’(2015)를 통해 완전히 알을 깨고 나왔다. 이후 낸 정규 4집 앨범 ‘팔레트(Palette)’(2017)와 리메이크 두 번째 앨범 ‘꽃갈피 둘’(2017)부터는 다양한 자신을 전달하는데 보다 거리낌이 없어졌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아이유가 또 다른 자신을 찾은 건지, 알고 있지만 쉽게 드러낼 수 없던 것들을 내보일 용기가 생긴 건지는 모른다. 이런 모호함 속 분명한 건 아이유는 현재의 자신을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최적화된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유는 무작정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시도하지도, 대중의 뜻에 따르지도 않는다. 잘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 그리고 보편적인 것들을 정교하게 조화시키며 음악을 ‘나’로 귀결시킨다. 심지어 새로운 것에 따르는 불안마저 음악 그리고 그 주변의 것들로 풀어낸다. 이런 영리함은 곧 아이유가 아티스트로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삐삐’를 접하고 어색하게 느낄지언정 낯설지 않았다면 ‘10년간의 아이유’를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진=카카오M 제공)
(사진=카카오M 제공)

이렇게 아이유의 시간을 돌아보고 나면, 그가 왜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곡으로 ‘삐삐’와 같은 곡을 내놓았는지 이해가 간다. ‘삐삐’는 타인을 자신만의 잣대로 규정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지만, 아이유의 이야기로도 읽힌다. 아이유는 지금의 나는 저돌적이며 앞으로는 더 눈치 보지 않고 나아가겠다며 일종의 선언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노래는 그간의 아이유를 응축해 놓은 ‘회고록’ 같은 개념이 아니다. 현재 그리고 미래다.

“It's me 나예요 다를 거 없이/요즘엔 뭔가요 내 가십/탐색하는 불빛 scanner scanner/오늘은 몇 점인가요? jealous jealous/.../Yellow C A R D/이 선 넘으면 침범이야 beep/매너는 여기까지 it's ma ma ma mine/Please keep the la la la line/Hello stuP I D/그 선 넘으면 정색이야 beep/Stop it 거리 유지해 cause we don't know know know know/Please keep the la la la line”(아이유 ‘삐삐’ 가사 中)

이전 앨범 ‘팔레트’ 수록곡 ‘잼잼’의 가사 “굳이 알려고 하지 말자/의미 그놈의 의미”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때로는 심도 깊은 분석보다 그 자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때가 있다. 아이유는 자신의 음악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여러 갈래의 길을 택하며 10년을 걸어왔다. 그리고 이제 아이유가 제2막을 시작하는 지금, 우리는 ‘아이유’라는 사람을 본격적으로 만날 준비를 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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