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남우정 기자] ‘파이브 피트’에는 시한부 사랑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다. 그 안엔 성소수자의 평범한 사랑 이야기도 빛난다.
10일 개봉한 영화 ‘파이브 피트’는 같은 희귀병을 앓고 있어 서로 6피트의 거리를 지켜야 하는 스텔라(헤일리 루 리차드슨)과 윌(콜 스프로즈)의 애틋한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시한부나 다름없는 이들이 사랑 이야기 자체도 애틋하지만 영화는 포를 통해서 다양한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도 보여준다.
■ 장면1
투병 중에도 유튜브를 운영하고 살아남기 위해 치료에 온 힘을 쏟는 스텔라에게 관심이 생긴 윌. 그는 병원에서 함께 생활 중인 포(모이세스 아리아스)가 스텔라와 너무 친한 모습을 보이자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며 포를 추긍한다. 이에 포는 “스텔라 너무 사랑하지. 근데 걘 남자가 아니야”라며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덧붙인 말은 “백인은 내 취향 아니니까 걱정하지마”였다.
■ 장면2
윌은 튜브감염으로 수술을 받은 스텔라를 위해서 일부러 그를 피한다. 이 사실이 속상하지만 스텔라도 “잘 된 것인지도 몰라”라며 마음을 정리하려고 한다. 이를 본 포는 스텔라를 다그치고 두 사람은 의도치 않게 감정싸움을 하게 된다. 앞서 연인인 마이클과 헤어진 포에게 스텔라는 “너가 사귀었던 애들은 다 네가 아픈지 알면서도 사랑했어. 네가 도망간거야”라고 지적한다. 이에 포는 푸념을 하며 “날 사랑하는 대가가 뭔지 알아? 성인이 되면 보험비도 안나와. 병원비에 내가 죽는 것도 봐야 해”라며 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속마음을 내비친다.
■ 또 다른 시선
극 중 포는 스텔라와 윌이 가까워지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 정도다. 그렇지만 ‘파이브 피트’는 포를 통해 성소수자의 사랑이 특별한 게 아니라 보편적임을 이야기한다. 일단 포는 그간 미디어가 보여줬던 동성애자 프레임과도 거리가 멀고 커밍아웃도 일상의 대화처럼 한다. 스텔라와의 관계를 의심하는 윌에게 남자를 좋아하고 백인은 싫다고 자신의 취향을 드러낸다. 그리고 포가 여느 사람과 다르지 않은 사랑을 했다는 것은 스텔라와 다툼에서 드러난다. 미래가 두려워서 이별을 선택한 포의 모습은 여느 연인들과 다르지 않다. 후반부 포는 전 남자친구와 다시 만나게 됐음을 고백한다. '파이브 피트'는 윌과 스텔라의 시한부 러브 스토리 속에서 포의 보편적 사랑 이야기를 적절하게 조합시켰다. 그간 로맨스 영화에서 종종 성소수자가 친구로 등장하는 경우가 있었다. 보통 코믹하거나 독특한 캐릭터로 표현됐다. 하지만 ‘파이브 피트’에서 포는 평범하면서도 묵직하다. 그가 내뱉는 한 마디는 삶에 대한 의미를 무게감 있게 전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 못지않게 관객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