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방송
[뷰어스=유명준 기자]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가 고(故) 장자연 문건 미스터리를 추적했지만, 그동안 밝혀졌던 내용을 환기 시키는 수준에 그쳤다.
27일 방송된 ‘그알’은 2009년 고인 자살 후 알려졌던 일명 ‘장자연 문건’과 관련해, 문건에 거론된 인물들과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 그리고 이를 조사한 검사와 경찰들을 추적했다.
당시 문건에는 고 장자연이 소속사 대표로부터 폭행과 협박, 술 접대와 잠자리 강요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그 문건은 유서 형태가 아니었다. 본인의 서명과 주민번호, 날인까지 되어 있는 4장짜리 문서로 소송을 위한 서류 형식으로 비춰졌다.
경찰은 전담반을 만들어 수사에 착수했지만, 문건과 관련된 인물들 중에 매니저와 소속사 대표만 가벼운 처벌을 받았고, 문건 속에 존재한다는 유력 인사들은 모두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2018년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이 장자연 사건 재조사에 돌입하면서 이 사건은 다시 조명 받았다.
이날 방송에서 눈길을 끈 것은 고인의 사망 5일 전 심경이 담긴 육성파일이었다. 고인은 “나는 회사에 잘못한 게 없어. 회사에서 하라는 거 다 하고 있다. 난 백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 “내가 무슨 힘이 있어서 어떻게 풀까. 난 정신병 약으로도 이제 해결이 안돼. 죽이려면 죽이라고 해. 난 미련도 없어요” 등의 발언을 했다. 이는 문건을 통해 알려진 내용과 유사하다.
방송은 4월 초 캐나다에서 입국해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며 증언을 이어나간 동료 배우 윤지오의 증언과 이 증언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한 김대오 기자와 박훈 변호사의 모습도 잠깐 내보냈다.
또 TV조선 방정오 전 대표, 광고대행사 한 모 대표, 조사 당시 조선일보 경영기획실장이었던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등을 거론했다. TV조선 측이나 강효상 의원 등에게 제기했던 의혹과 이와 관련해 받은 답변은 기존에 알려졌던 내용 외에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광고대행사 한 모 대표가 신경질적으로 화를 내는 모습을 담은 것도 대중의 분노를 이끌어낼 수는 있지만, 실체적 진실과는 무관한 내용이다.
때문에 이날 방송은 육성파일 공개 외에는 이미 알려진 내용을 정리한 차원에 불과했다. 사건을 모르던 사람들에게 이를 알려주려 했거나, 사건을 환기시킨다는 목적이었다면 모를까, ‘추적’에 의미를 두었다면 아쉬웠던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