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뷰어스 DB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이 20살을 맞는 영화제가 ‘성인’으로 어떤 길을 가야하는지 제시했다. 2일 오후 3시 전북 전주시 전주영화제작소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는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가 상영됐다. 영화는 나폴리를 배경으로 니콜라를 비롯한 열 명의 10대 소년들이 어른들의 마약 밀매 사업을 도우며 세력을 늘려나가는 모습을 그린다. 새로운 스쿠터를 구매해 나폴리의 골목을 질주하고, 총을 사들여 어른들의 조직을 잠식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도 문제가 생기고, 점점 순수를 잃어가는 니콜라에게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이어진다.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는 지난 2016년 ‘플라워’로 전주국제영화제와 연은 맺은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Claudio GIOVANNESI) 감독의 신작으로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은곰상(각본상)을 받았다. 이날 개막 기자회견에 참석한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은 “영화는 이태리 남부 이야기지만, 보편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10대 소년들이 순수함을 잃어가는 과정을 그린 ‘순수의 상실’에 대한 이야기다. 학교가 없고, 아버지가 없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소년들의 감정에 포커스를 맞췄다”며 “이 이야기는 범죄자, 마피아의 이야기가 아닌, 소년들이 순수함을 잃어가는 과정을 그렸다”고 한번 더 강조했다.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는 ‘고모라’의 원작자로 알려진 로베르토 사비아노의 동명 소설을 옮긴 것으로, 원작자의 요청으로 일부 내용이 영화화 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설이라고 하지만, 실제 이태리에서 벌어진 일을 극의 기반으로 한다.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은 “실제로 나폴리 한 지역에서 아이들이 패권을 잡았다가 잡혀서 재판을 받았다. 이 사건에 영감을 받은 사비아노가 소설을 썼다. 영화는 사회고발 영화가 아니기에 이름이나 지명은 픽션으로 했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했던 질문은 단순하다. ‘이 아이들이 이런 선택을 했을 때, 어떤 감정을 가졌을까’ 이다”라고 말했다. 영화의 결말은 관객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형적인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은 “오픈 엔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은 순수를 상실했을 때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이 영화의 엔딩과 똑같이 전개된다. 범죄자가 되고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전쟁으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막작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개막작뿐만 아니라 폐막작도 10대의 이야기다. 개폐막작 모두 순수성을 상실했을 때 끝이 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제가) 20년간 가져왔던 정신을 잃었을 때, 좋은 영화를 잃어버린다고 생각한다. 저희 나름대로 저희가 가져왔던 정신을 이어나가겠다는 의미”라고 개막작에 의미를 부여했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를 중심으로 전주 곳곳에서 축제를 펼친다. 전주(전북)= 유명준 기자 neocross@viewers.co.kr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 ‘순수성’ 지키려 한 ‘의지’의 선택

유명준 기자 승인 2019.05.02 16:51 | 최종 수정 2138.08.31 00:00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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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이 20살을 맞는 영화제가 ‘성인’으로 어떤 길을 가야하는지 제시했다.

2일 오후 3시 전북 전주시 전주영화제작소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는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가 상영됐다.

영화는 나폴리를 배경으로 니콜라를 비롯한 열 명의 10대 소년들이 어른들의 마약 밀매 사업을 도우며 세력을 늘려나가는 모습을 그린다. 새로운 스쿠터를 구매해 나폴리의 골목을 질주하고, 총을 사들여 어른들의 조직을 잠식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도 문제가 생기고, 점점 순수를 잃어가는 니콜라에게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이어진다.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는 지난 2016년 ‘플라워’로 전주국제영화제와 연은 맺은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Claudio GIOVANNESI) 감독의 신작으로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은곰상(각본상)을 받았다.

이날 개막 기자회견에 참석한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은 “영화는 이태리 남부 이야기지만, 보편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10대 소년들이 순수함을 잃어가는 과정을 그린 ‘순수의 상실’에 대한 이야기다. 학교가 없고, 아버지가 없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소년들의 감정에 포커스를 맞췄다”며 “이 이야기는 범죄자, 마피아의 이야기가 아닌, 소년들이 순수함을 잃어가는 과정을 그렸다”고 한번 더 강조했다.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는 ‘고모라’의 원작자로 알려진 로베르토 사비아노의 동명 소설을 옮긴 것으로, 원작자의 요청으로 일부 내용이 영화화 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설이라고 하지만, 실제 이태리에서 벌어진 일을 극의 기반으로 한다.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은 “실제로 나폴리 한 지역에서 아이들이 패권을 잡았다가 잡혀서 재판을 받았다. 이 사건에 영감을 받은 사비아노가 소설을 썼다. 영화는 사회고발 영화가 아니기에 이름이나 지명은 픽션으로 했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했던 질문은 단순하다. ‘이 아이들이 이런 선택을 했을 때, 어떤 감정을 가졌을까’ 이다”라고 말했다.

영화의 결말은 관객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형적인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은 “오픈 엔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은 순수를 상실했을 때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이 영화의 엔딩과 똑같이 전개된다. 범죄자가 되고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전쟁으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막작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개막작뿐만 아니라 폐막작도 10대의 이야기다. 개폐막작 모두 순수성을 상실했을 때 끝이 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제가) 20년간 가져왔던 정신을 잃었을 때, 좋은 영화를 잃어버린다고 생각한다. 저희 나름대로 저희가 가져왔던 정신을 이어나가겠다는 의미”라고 개막작에 의미를 부여했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를 중심으로 전주 곳곳에서 축제를 펼친다.

전주(전북)= 유명준 기자 neocross@view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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