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왼쪽)·박유신 DL건설 대표. (자료=각 사)
건설경기 불황 속에서도 현대엔지니어링과 DL건설이 호실적을 냈다. 덕분에 이들을 자회사로 둔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양 사는 앞으로도 각각 해외와 국내의 안정적인 먹거리를 바탕으로 모회사의 성장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건설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9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했다.
DL건설은 외형 성장 속에서 수익성도 끌어올렸다. DL건설의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2.8% 늘었다.
DL건설은 매출이 늘면서 판관비도 41.8% 증가한 292억원으로 집계됐으나 탁월한 원가율 관리로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DL건설의 1분기 원가율은 93.1%로 전년 동기 대비 0.9%p 낮아졌으며 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1.2%p 하락했다. 덕분에 DL건설의 1분기 매출총이익률은 6.9%로 전년 동기 대비 0.5%p 개선됐다.
DL건설은 지난해 DL이앤씨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실적 반등세를 보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DL건설은 모회사 DL이앤씨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DL건설의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99.0%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6.2%p 증가했으나 현금흐름 유지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DL건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로 평가하면서 "DL건설은 2019~2021년 우수한 영업수익성을 바탕으로 3년 평균 1200억원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했다"며 "공사비가 확보돼 있는 기성불 위주의 프로젝트 진행으로 원활한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DL건설은 이 같은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신규 수주에도 성과를 냈다. 67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인 충남 천안 문화3 성황구역 등을 포함해 7955억원의 수주액을 쌓았다. DL이앤씨 1분기 신규 수주에 40% 이상이 DL건설의 몫이다.
DL건설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면서 "내실경영을 바탕으로 리스크 관리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모회사인 현대건설의 매출 급증에 크게 기여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1% 늘어난 4조95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073억원으로 135.8% 급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 그룹사 물량에 힘입어 해외 매출이 크게 늘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매출은 2조41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99.5% 증가했다.
모회사인 현대건설도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현대건설은 1분기에 매출 8조5453억원 250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실적의 절반이 현대엔지니어링으로부터 나온 셈이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과 DL건설은 각각 해외와 국내 수주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실적 성장에 나설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원가율이 국내는 96%, 해외는 92%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주택 부문 마진 악화에도 관계사 해외물량 마진을 확보해 안정적인 실적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대규모 건축 및 정비사업이 주력인 반면, 자회사 DL건설이 소규모 정비사업(가로주택) 및 물류센터 등이 주력이기 때문에 타사 대비 침투할 수 있는 시장이 넓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