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인전' 스틸)
영화 ‘악인전’은 빠른 전개와 액션 장르의 쾌감을 살리며 화끈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소재의 새로움에 비해 일부 캐릭터와 결말은 진부해 아쉬움을 남긴다.
‘악인전’은 연쇄살인마의 타겟이 된 조직 보스 장동수(마동석)와 범인 잡는데 혈안이 된 형사 장태석(김무열)이 함께 살인마 K를 쫓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배우 마동석과 김무열, 김성규 등 ‘센 놈’들의 대결이 주는 흥미진진함이 강점인 ‘악인전’을 SOWT 분석을 통해 짚어봤다.
■ Strength(강점)
관객들에게 익숙한 범죄 액션 장르의 변주를 통해 신선함을 만들어낸다. 사이코패스와 조직 보스라는 악역들끼리 대결을 붙이고, 여기에 형사까지 끼어들게 만들어 판을 키웠다. 늘어난 숫자는 물론,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영화에 신선함을 불어넣는다. 또한 K는 그간 수많은 여성 피해자를 양산했던 사이코패스와는 달리, 조직 보스에게도 칼날을 휘두르는 제대로 미친 살인마로 이는 영화의 표현 수위를 높이며 화끈함을 강조한다.
마동석은 또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다. ‘마블리’라는 별명까지 얻어낸 사랑스러움을 모두 버리고, 갈 데까지 간 조직 보스를 연기한 마동석은 화려한 외양과 대비되는 힘 뺀 대사를 통해 개성 있는 갱스터 캐릭터를 탄생시킨다. 이 같은 마동석의 재해석과 어우러져 ‘다른 게 더 있을까’ 싶던 액션 역시 새롭게 느껴진다.
(영화 '악인전' 스틸)
■ Weakness(약점)
전개의 탄탄함보다는 장르적 쾌감을 강조한 것은 ‘악인전’의 장점이지만, 이 때문에 생기는 전형성은 다소 아쉽다. 무능한 경찰 조직에 답답함을 느껴 따로 수사를 펼치는 형사 장태석은 시종일관 인상을 쓰고 짜증을 내지만 일에 대한 열정과 후배들을 향한 믿음만큼은 살아있는 여느 범죄 영화 속 형사와 같다. 어린 시절 학대 경험으로 이유 없는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마 역시 뻔하게 느껴진다.
여기에 영화 후반부 거침없이 달리던 장태석이 자신의 행동을 두고 힘들어하는 장면이나 시스템의 문제를 꼬집으며 현실 문제를 상기시키는 결말 부분 역시 신선함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 Opportunity(기회)
비슷한 시기 개봉한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걸캅스’ ‘배심원들’과 비교했을 때 장르의 차별화가 확실하다. ‘걸캅스’ ‘배심원들’ 등이 작품의 스케일보다는 보편적인 감성과 메시지를 더욱 강조했다면, ‘악인전’은 액션을 통해 쾌감을 느끼는 장르적 재미가 있다.
■ Threat(위협)
청소년관람불가라는 등급 제한이 ‘악인전’의 위협 요소다. 특히 ‘악인전’은 폭력의 묘사가 직접적인 탓에 잔인성도 높다. 장르에 대한 관객들의 호불호는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