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현지 기자
제72회 칸 영화제 후반은 한국 영화들이 주요 관심 대상이었다. 경쟁 진출작 ‘기생충’과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 ‘악인전’ 모두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며 개성을 발휘한 것이다.
이번 칸 영화제에서는 총 4편의 한국 영화를 만날 수 있었다.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을 비롯해 단편 영화 ‘령희’와 ‘움직이는 사전’이 칸에 초청됐다.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진출한 ‘기생충’을 향한 기대는 컸다. 2006년 영화 ‘괴물’을 시작으로 ‘도쿄!’ ‘마더’로 연속 초청 받은 봉준호 감독은 2017년 ‘옥자’로는 경쟁 부문에 입성했다. 올해 경쟁 부문 두 번째 진출로 더욱 주목받았다.
21일 상영된 ‘기생충’을 향한 칸의 반응도 뜨거웠기에 수상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상영 직후 환호와 기립 박수가 8분 간 이어졌고, 이후 다수의 매체에서 ‘기생충’을 호평했다. 미국 매체 인디와이어는 “봉준호 영화 중 최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공포에 관한, 현실에 단단히 발을 붙인, 재미있고 웃기면서도 아플 정도로 희비가 엇갈리는 이야기를 한 꾸러미로 보여준다”고 했다.
결국 봉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9년 무관을 끝냈다. 특히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올해 100주년이 된 한국 영화 최초의 쾌거기도 했다. 그는 “‘기생충’은 큰 영화적 모험이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많은 아티스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며 “홍경표 촬영 감독을 비롯해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감사드린다. 그 많은 예술가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맘껏 지원해준 CJ엔터테인먼트에도 감사드린다.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단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감격을 표했다.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수상 직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기생충’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됐다고 밝히며 “특별한 경험이었고, 다른 영화와 차별화 되는 느낌이 있었다”고 했다.
사진=영화 '악인전' 스틸
‘기생충’만큼의 뜨거운 반응은 아니었지만 마동석표 액션을 향한 환호도 있었다. 22일 오후 10시 30분 뤼미에르 극장에서 ‘악인전’이 상영됐고, 마동석의 통쾌한 액션이 이어질 때마다 반응이 터져 나왔다는 후문이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 이후 5분 간 박수를 받았고, 마동석과 김무열, 김성규, 이원태 감독 모두 감격을 표했다. 크리스티앙 쥰 부집행위원장은 직접 감독과 배우를 찾아와 축하의 말을 전했으며 다음날 포토콜에서는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이 방문해 ‘악인전’의 상영은 성공적이었으며 최고의 반응을 얻었다고 반응을 전달하기도 했다.
충무로를 책임질 단편 영화 감독들의 활약도 빛났다. 시네파운데이션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된 연제광 감독의 ‘령희’와 감독주간에 초청된 정다희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움직이는 사전’ 역시 칸에 당당히 입성, 한국 영화계의 미래를 기대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