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주 극장가에는 수많은 신작들이 쏟아진다. 상업영화의 해일 속 새로운 소재로 틈새시장을 노린 작은 영화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이에 작은 영화들의 존재를 상기시키고, 이 영화들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조명해보고자 한다.
사진=영화 '롱 샷' 스틸
■ ‘롱 샷’: 세스 로건X샤를리즈 테론, 연기 장인들의 ‘코믹 케미’
첫사랑 샬롯(샤를리즈 테론)을 20년 만에 만난 실직 기자 프레드(세스 로건)가 현직 미 국무 장관이자 대선 후보가 된 그의 연설문 작가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영화다. 믿고 보는 배우 샤를리즈 테론과 세스 로건의 만남이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어린 시절 베이비시터와 사랑에 빠진다는 독특한 설정은 로맨틱한 분위기의 여느 멜로 영화와는 다른 결을 만들어낸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두 사람이 티격태격 한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과정에서 유쾌함과 설렘이 동시에 느껴진다. 코미디 연기로 정평이 난 세스 로건은 물론, 연기파 배우 샤를리즈 테론의 반전 매력도 관전 포인트가 된다.
■ ‘주전장’: 일본 우익들의 주장을 파고든 날카롭고 차가운 진단
우익들의 협박에도 겁 없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소용돌이에 스스로 뛰어든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을 넘나들며 3년에 걸쳐 진실을 추적하는 영화다. 아베 정권 및 극우세력들의 이면을 담고 있어 한국과 일본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영화 '주전장' '레드슈즈' 스틸
위안부 문제에 대한 미국과 한국, 일본 내 시각을 그대로 담아낸 ‘주전장’은 일본 극우 세력들이 어떤 논리를 내세우는지 제대로 들어볼 수 있는 영화다. 그들이 말하는 쟁점을 하나하나 논리적으로 파고들며 보는 이들이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만든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각계각층을 누비며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미키 데자키 감독의 끈질긴 노력이 빛을 발한다.
■ ‘레드슈즈’: 익숙하지만 반가운 한국 애니메이션
빨간 구두를 신고 180도 변해버린 레드슈즈와 세상 억울한 저주에 걸려 초록 난쟁이가 돼버린 꽃보다 일곱 왕자를 주인공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동화 왕국을 구하기 위한 신나는 모험을 담은 영화다. 시나리오 개발 기간만 5년, 프로덕션 기간 3년 반까지. 긴 시간 공을 들인 애니메이션이다.
작고 뚱뚱한 공주가 주인공인 ‘레드슈즈’는 외면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 중요하다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번 영화는 익숙한 이야기에 반전 설정을 덧입혀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낸다. 홍성호 감독이 구현한 CG의 완성도가 높아 아기자기하면서도 화려한 영상을 보는 재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