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net '쇼미더머니8' 캡쳐
뙤약볕이 내려쬐는 상황에서 꿋꿋하게 분홍색 털모자를 뒤집어쓰고, 매드클라운의 목소리와 지나치게 비슷한 마미손은 ‘쇼미더머니7’ 흥행을 이끌었다. 그가 배기성과 부른 ‘소년점프’는 엄청난 화제를 몰았다. 심지어 우승자인 나플라보다도 더 뜨거웠다. 방송계는 나플라 대신 마미손과 흡사한 매드클라운을 섭외하기 바빴다. 물론 매드클라운은 자신이 마미손이 절대 아니라고 부정하고 있다.
지난 시즌 마미손은 두 번째 스테이지에서 래핑을 하던 중 가사를 저는 실수를 해 불구덩이에 빠졌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뉘우치기보다 넉살·코드쿤스트·더콰이엇·창모·스윙스 등 모든 심사위원에게 야유를 보내는 가사가 담긴 ‘소년점프’를 발매했다. 소위 ‘병맛 코드’의 뮤직비디오는 영상 게재와 동시에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며 대중의 관심을 샀다. 1년이 지난 최근까지 마미손의 정체가 모호한 가운데 그를 향한 대중의 사랑은 지속되고 있다.
사진제공=마미손 인스타그램
워낙 뜨거운 사랑을 받았기 때문일까, ‘쇼미더머니8’에도 마미손의 행보를 뒤따른 인물이 있다. 그는 자신을 콕스빌리라고 밝혔다. 제이슨을 연상시키는 가면을 쓴 콕스빌리를 두고 네티즌들은 한 때 ‘3초 송중기’라고 불렸던 미남 래퍼 제이켠이라 추정하고 있다.
겨우 첫 회지만 콕스빌리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스윙스로부터 심사를 받은 그는 꽤나 명쾌한 발음과 자기만의 필로 래핑을 했다. 스윙스는 그에게 “형 많이 늘었네요”라며 합격을 시켰다. 이후 콕스빌리는 “지가 뭔데 많이 늘었다고 하냐”며 강한 성품을 드러내기도 했다.
네티즌들이 추정하는 제이켠은 지난 2005년 데뷔한 한국의 1세대 힙합MC다. ‘힙합 왕자’나 ‘3초 송중기’ 등이 그를 지칭하는 애칭이다. 2013년 ‘쇼미더머니2’와 ‘쇼미더머니5’, ‘쇼미더머니6’에 도전했지만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뛰어난 래핑은 그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줬다. 그런 가운데 콕스빌리는 마미손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마미손의 성공은 대중이 듣기 좋은 ‘소년점프’를 비롯해 각종 SNS를 이용한 캐릭터 선정에 있었다. 마미손은 실제로 고무장갑 업체인 마미손으로부터 후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SNS에 올리기도 했으며 마미손과 관련된 굿즈가 출시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사랑을 받았다. 각종 예능에 나가서도 마미손을 부정하는 매드클라운의 진지한 얼굴은 새로운 웃음을 낳았다. 결과적으로 마미손은 ‘원 소스 멀티 유즈’를 이룬 셈이 됐다.
콕스빌리가 단순히 가면을 쓰는 것만 따라한 것이라면, 어쭙잖은 베끼기에 그칠 것이다. 반대로 마미손처럼 이를 이용한 새로운 콘텐츠를 유의미하게 탄생시킨다면,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진 그의 아성을 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