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주 극장가에는 수많은 신작들이 쏟아진다. 상업영화의 해일 속 새로운 소재로 틈새시장을 노린 작은 영화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이에 작은 영화들의 존재를 상기시키고, 이 영화들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조명해보고자 한다.
사진=영화 '김복동' 스틸
■ ‘김복동’: 모두가 기억하고 되새겨야 할 이야기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였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92년부터 올해 1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투쟁했던 27년 간의 여정을 담은 감동 다큐멘터리로 8일 개봉했다.
영화는 특별한 기교 없이 할머니의 발걸음을 따라가기만 한다. 27년 동안 할머니가 일본과 또 피해자는 배제한 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선언한 박근혜 정부와 어떻게 싸웠는지. 그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할머니의 깊은 상처와 간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 ‘호크니’: 한 예술가가 탄생하는 과정을 보는 흥미
현존 작가 중 최고가 그림을 그린 호크니가 젊은 시절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적인 화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로 8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호크니 인터뷰부터 미술 전문가들의 견해까지 풍성하게 담아낸다.
사진=영화 '호크니' '려행' 스틸
호크니의 어린 시절부터 추적한 이번 영화에는 한 사람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지켜보는 흥미가 있다. 호크니의 화려한 그림이 스크린 가득 담겨 감탄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도전을 두려워 않는 유쾌한 호크니의 매력도 느껴진다. 특히 늘 세상에 호기심을 가지던 호크니의 편견 없는 시선과 독특한 시각은 그가 왜 위대한 예술가로 남을 수밖에 없는지 체감하게 한다.
■ ‘려행’: 담담하게 펼쳐지는 탈북자들의 현실
8일 개봉한 ‘려행’은 지금 여기, 용감한 여행을 떠나온 10인의 탁북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위로공단’에서 구로 공단 노동자를, ‘비념’에서는 제주 4.3 사건을, ‘환생’에서 베트남 참전 군인들을 다뤘던 임흥순 감독의 영화다.
10인의 탈북자들이 펼쳐놓는 이야기가 인터뷰 형식으로 담긴다. 인터뷰 중간, 정적인 풍경이나 독특한 퍼포먼스가 담긴 영상들이 삽입돼 그들의 이야기와 속내를 형상화한다. 인물들의 이야기도 이어지지 않고, 영상의 의도도 단번에 파악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를 통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새터민들의 현실, 쉽게 지나쳤던 그들의 아픔만큼은 고스란히 느끼게 하며 긴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