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멜로가 체질' 캡처
안재홍을 보면 편안함이 감돈다. 개성이 없어서가 아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캐릭터에 잘 ‘흡수’하기 때문이다. 물론 안재홍이 그동안 맡은 배역이 큰 진폭이 없었던 것도 유효했다. 안재홍이란 배우가 가진 캐릭터가 투영될 수 있는 범위의 작품 선택이 오히려 그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이런 배우는 흔치 않다.
■ 필모그래피
2009년 영화 ‘구경’으로 데뷔한 안재홍은 ‘1999, 면회’(2013), ‘누구의 딸로 아닌 혜원’(2013)등에 출연한 뒤 ‘족구왕’(2014)을 통해 제15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 신인연기상과 제2회 들꽃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독립 영화계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레드카펫’(2014), ‘쎄시봉’(2015), ‘스물(2015)’ 등의 상업 영화에 출연하며 점차 얼굴을 알렸다. 하지만 안재홍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작품은 따로 있다. 2015년 방송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다. 대입학력고사 6수생 김정봉 역으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완성해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진=영화 '족구왕', '임금님의 사건수첩',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쌈 마이웨이' 캡처
탄력을 받은 안재홍은 쉬지 않고 ‘열일’했다. 영화 ‘도리화가’(2016), ‘널 기다리며’(2016), ‘위대한 소원’(2016), ‘굿바이 싱글’(2016), ‘조작된 도시’(2017),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임금님의 사건수첩’(2017), 드라마 ‘쌈 마이웨이’(2017), 영화 ‘소공녀’(2018), ‘풀잎들’(2018)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 내공을 쌓았다.
■ 현재 출연작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멜로가 체질’에 출연 중인 그는 인생에 아무런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스타 드라마 PD 손범수 역을 맡았다. 감정 기복이 심한 드라마 작가 임진주 역의 천우희와 티격태격하다가 사랑에 빠져버린 인물을 세심하게 그리며 로맨스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사진제공=JTBC
■ 매력분석
튀지 않는 외모지만 개성 있는 연기 스타일이 돋보인다. 웃음을 제공하는 감초 같은 역할을 하다가도 진지할 때는 한없이 진지해지는 두 얼굴을 지녔다. 또 무엇을 하든 자연스럽고 보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안겨준다. 어쩌면 안재홍에게는 가장 어려운 ‘평범함’이 무기인 듯하다.
■ 기대 포인트
통통하면서 귀여운 이미지 탓에 이미지가 한정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건 기우였다. 어느 순간 어리숙한 정봉이라는 이미지를 지웠다. 독립 영화로 시작해, 상업 영화, 드라마까지 폭을 넓히며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고 있다.
그가 가진 평범한 매력처럼 꿈도 어떻게 보면 평범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연기자’다. 하지만 표현만 단순할 뿐 가장 어려운 꿈이다. 그럼에도 안재홍은 자신의 꿈에 근접하고 있다. 큰 물결과 파도가 일지 않는, 사람들 마음속에 잔잔하게 스며드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