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살인의 추억' '날 보러와요' 포스터 무려 10명의 피해자가 나온 희대의 살인 사건임에도, 그동안 범인이 잡히지 않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최악의 미제 사건으로 손꼽혔었다. 33년 만에 유력 용의자가 특정되자 이 사건을 다룬 영화와 드라마 등 작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해당 사건을 다룬 작품들은 무수히 쏟아졌다. 사건을 최대한 충실하게 재현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새로운 상상력을 가미해 장르적 재미를 높인 작품도 있었다. 사건 자체의 잔혹성은 물론, 범인이 검거되지 못했기에 남은 답답함은 수차례 소환돼 작품에 담길 때마다 보는 이들의 분노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가장 유명한 작품이 ‘살인의 추억’이다. ‘살인의 추억’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일어난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직감을 믿는 시골 형사와 과학 수사를 기반으로 한 도시에서 온 형사. 두 형사의 대립이 주요 내용이지만, 갈등 원인이 된 사건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이었다. 특히 ‘살인의 추억’ 속 박두만 형사(송강호 분)는 사건 당시 현장에 파견된 김복준 형사를 모티브로 했다. 극 중 박두만은 끈질기게 사건을 쫓으며 유력 용의자까지 찾아냈지만, 결국 범죄를 입증하지 못해 평생을 죄책감과 답답함 속에 살아야 했다. 봉준호 감독은 개봉 당시 이 사건을 영화화한 이유에 대해 “기억하는 것 자체가 범인에 대한 응징의 시작이다.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범인을 꼭 만나고 싶었다”고 했다. 인지도는 ‘살인의 추억’이 높지만, 이 영화보다 먼저 나온 작품이 있다. 1996년 초연된 연극 ‘날 보러 와요’는 ‘살인의 추억’의 원작이었다. 영화와 전개 방식은 유사하지만 인물들의 성격이 훨씬 복잡하고, 등장인물도 더 많다. 특히 박 기자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담아내 극을 한층 풍성하게 했다. 사진=드라마 '시그널' 포스터 드라마 ‘시그널’에서는 3회에 걸쳐 해당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경기 남부 연쇄살인사건을 다뤘었다. 피해자의 숫자부터 범죄가 일어난 장소, 수사에 단서가 된 버스 기사의 증언, 매듭 모양 등 사건과 유사함이 컸다. 해당 드라마는 이 사건 외에도 장기 미제 사건들을 두루 다루며 피해자들의 아픔을 그려내 뭉클함을 자아냈다. 드라마 ‘터널’은 1986년 연쇄 살인범을 쫓던 열혈 형사가 2017년으로 시간 이동을 해 30년 만에 범인을 다시 쫓는다는 내용을 다뤘다. 영화의 중심이 된 연쇄살인사건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모티브였다. 과거 어려웠던 수사 환경과 그럼에도 범인을 잡기 위해 뛰었던 절박한 형사들의 감정이 생생하게 담겼다. 이밖에도 ‘갑동이’가 같은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일탄연쇄살인사건을 전개 동력으로 삼았으며, ‘검법남녀’에서도 에피소드 내에 우성연쇄살인사건이라는 유사 사건이 담겨 눈길을 끌었었다. 이 드라마에서는 범인이 30년 만에 사건을 다시 저지르면서 수사가 시작된다는 상상력이 추가됐다.

화성연쇄살인사건, 드라마·영화에서는 어떻게 다뤄졌나

장수정 기자 승인 2019.09.19 17:25 | 최종 수정 2139.06.07 00:00 의견 0
사진=영화 '살인의 추억' '날 보러와요' 포스터
사진=영화 '살인의 추억' '날 보러와요' 포스터

무려 10명의 피해자가 나온 희대의 살인 사건임에도, 그동안 범인이 잡히지 않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최악의 미제 사건으로 손꼽혔었다. 33년 만에 유력 용의자가 특정되자 이 사건을 다룬 영화와 드라마 등 작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해당 사건을 다룬 작품들은 무수히 쏟아졌다. 사건을 최대한 충실하게 재현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새로운 상상력을 가미해 장르적 재미를 높인 작품도 있었다. 사건 자체의 잔혹성은 물론, 범인이 검거되지 못했기에 남은 답답함은 수차례 소환돼 작품에 담길 때마다 보는 이들의 분노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가장 유명한 작품이 ‘살인의 추억’이다. ‘살인의 추억’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일어난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직감을 믿는 시골 형사와 과학 수사를 기반으로 한 도시에서 온 형사. 두 형사의 대립이 주요 내용이지만, 갈등 원인이 된 사건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이었다.

특히 ‘살인의 추억’ 속 박두만 형사(송강호 분)는 사건 당시 현장에 파견된 김복준 형사를 모티브로 했다. 극 중 박두만은 끈질기게 사건을 쫓으며 유력 용의자까지 찾아냈지만, 결국 범죄를 입증하지 못해 평생을 죄책감과 답답함 속에 살아야 했다. 봉준호 감독은 개봉 당시 이 사건을 영화화한 이유에 대해 “기억하는 것 자체가 범인에 대한 응징의 시작이다.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범인을 꼭 만나고 싶었다”고 했다.

인지도는 ‘살인의 추억’이 높지만, 이 영화보다 먼저 나온 작품이 있다. 1996년 초연된 연극 ‘날 보러 와요’는 ‘살인의 추억’의 원작이었다. 영화와 전개 방식은 유사하지만 인물들의 성격이 훨씬 복잡하고, 등장인물도 더 많다. 특히 박 기자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담아내 극을 한층 풍성하게 했다.

사진=드라마 '시그널' 포스터
사진=드라마 '시그널' 포스터

드라마 ‘시그널’에서는 3회에 걸쳐 해당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경기 남부 연쇄살인사건을 다뤘었다. 피해자의 숫자부터 범죄가 일어난 장소, 수사에 단서가 된 버스 기사의 증언, 매듭 모양 등 사건과 유사함이 컸다. 해당 드라마는 이 사건 외에도 장기 미제 사건들을 두루 다루며 피해자들의 아픔을 그려내 뭉클함을 자아냈다.

드라마 ‘터널’은 1986년 연쇄 살인범을 쫓던 열혈 형사가 2017년으로 시간 이동을 해 30년 만에 범인을 다시 쫓는다는 내용을 다뤘다. 영화의 중심이 된 연쇄살인사건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모티브였다. 과거 어려웠던 수사 환경과 그럼에도 범인을 잡기 위해 뛰었던 절박한 형사들의 감정이 생생하게 담겼다.

이밖에도 ‘갑동이’가 같은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일탄연쇄살인사건을 전개 동력으로 삼았으며, ‘검법남녀’에서도 에피소드 내에 우성연쇄살인사건이라는 유사 사건이 담겨 눈길을 끌었었다. 이 드라마에서는 범인이 30년 만에 사건을 다시 저지르면서 수사가 시작된다는 상상력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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