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현대·기아차에 이어 일본 닛산과도 애플(아이카)협력 논의를 중단했다. (사진=애플)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은 '애플카' 제조 협상이 잇따라 결렬되는 분위기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과 닛산은 최근 진행한 애플카(아이카) 협력 논의를 중단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애플이 소프트웨어 분야 경쟁력을 과신해 완성차 사업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6일에는 현대차그룹이 애플과의 자율주행차 생산 관련 협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는 애플의 자사 우선주의와 비밀주의 관행 등이 자동차 업체들의 전략과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차 산업이 아이폰과는 근본적으로 생태계가 다르고 길게는 100년 넘게 차 산업을 이끌어온 기존 업체가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껴 애플카 생산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닛산의 경우 하드웨어 통제권을 온전히 자신들이 갖겠다는 애플의 요구를 수용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봤다. '애플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닛산 전기차'가 아닌 것은 사실상 애플의 하청업체가 되라는 의미여서다.
닛산은 애플과의 협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음에도 애플은 기대와 달리 하드웨어 생산·공급만 원했다. 결국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고위 경영진 논의까지도 진전되지 못한 채 협상이 끝났다.
전문가들은 애플과 완성차 업체가 손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애플이 완성차 시장에 진출하려면 자동차 업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애플이 구상하는 완성차는 내연기관 엔진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 전기차다.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부품과 소프트웨어, 배터리 기술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완성차를 만들기 위한 전문 기술과 생산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문제는 극한 수준의 비밀주의를 고집하는 애플이 기술 분야에서는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기술 공유가 전제되지 않는 협력 관계에서 완성차 업체는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과 같이 단순 위탁생산 업체가 될 수밖에 없다.
애플과 완성차 업체 간 협상이 줄줄이 깨지면서 애플이 5~6년 전 BMW, 다임러와 협력을 위해 협상을 벌였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사례도 회자되고 있다. 애플은 고도로 네트워킹된 부분 자율주행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고 생산하기 위해 BMW, 다임러와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프로젝트 지휘권이나 이미 확보한 고객 데이터 이용, 애플 아이클라우드 역할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이 좌초됐다. 2015년 BMW가 먼저 발을 뺐고 이듬해 초 다임러도 협상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