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의 옥외 간판. (사진=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종합금융부동산 기업 도약을 다짐했으나 당장의 실적 개선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16일 HDC현산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2020년 1주당 배당금을 600원으로 인상하는 안건을 다룬다고 밝혔다. HDC현산의 지난 2년간 주당 배당금은 500원으로 배당금 20%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HDC현산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주주총회 소집공고문에 따르면 현산의 작년 매출은 3조6702억원이다. 이는 1년 전보다 12.96%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202억원으로 4136억원을 기록한 한 해 전보다 47% 감소했다.
HDC현산의 당기순이익을 절반 가까이 감소시킨 것은 금호산업과 소송전 때문이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HDC현산을 상대로 계약금 몰취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체결을 지속적으로 연기하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금호산업은 은행에 묶인 게약금 2500억원 인출에 동의해 달라고 HDC현산 측에 요구했으나 HDC현산은 계약해지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양측의 법정공방이 이어졌다.
HDC현산은 해당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를 가정하고 2000억원 가량의 영업외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당장 HDC현산의 실적 개선도 불투명하다. HDC현산의 매출에 기여할 공릉, 광운대, 용산병원 등 역세권 복합개발 사업이 '임대 후 분양' 방식으로 진행되는 까닭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임대 후 분양 사업은 장기투자 비용을 회수하는 성격이다. 수익성이 나쁘다고 할 수 없으나 곧장 큰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권순호 HDC현산 대표는 신년사에서 올해 종합금융부동산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으나 불투명해진 실적 개선과 소송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권 대표는 지난해 HDC현산의 13%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이끌며 수익성에서 선전했다는 평을 받았으나 금호산업과의 소송전이 걸림돌로 남았다.
HDC현산 관계자는 "금호산업과 계약금 반환 소송 패소로 인한 영업외손실 발생 가능성은 회계처리 기준에 따라 이뤄졌다"면서 "인천신항 배후단지 개발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매출에 안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