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올 들어 서울 재건축 단지 등 노후 아파트값이 신축 아파트값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등 인기 재건축 단지들이 조합 설립 등 정비사업 추진에 속도를 냈기 때문이다. 최근 보궐선거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한 오세훈 시장이 압도적인 표 차로 당선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의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보다 1.2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준공 5년 이하인 신축 아파트는 0.70%, 5년 초과 10년 이하인 아파트는 0.78% 올랐다. 1.8배 이상 오른 셈이다.
권역별로 보면 20년 초과 아파트 가격은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동남권에서 1.60%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동북권 1.19% ▲서남권 1.17% ▲서북권 0.95% ▲도심권 0.91% 등의 순이었다.
또한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주간 누적 기준 1.05% 올랐다. 재건축 호재가 있는 지역일수록 상승률이 높았다.
송파구가 1.64%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구(1.33%), 마포구(1.32%), 서초구(1.30%), 양천구(1.29%), 노원구(1.25%)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17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 아파트를 조합설립 인가 이후에 구입하면 입주권을 주지 않기로 했다. 이에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 조합설립 절차를 마치려 사업에 속도를 냈고 사업 추진이 빨라지자 매수세가 몰리며 집값도 뛰었다.
통상 신축 아파트값이 더 큰 폭으로 오르고 노후 아파트값은 덜 오를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앞둔 노후 아파트는 곧 새 아파트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만한 호재가 생기면 가격이 껑충 뛰는 특성이 있다.
실제로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선거 이틀 전인 지난 5일 압구정동 현대7차 245.2㎡는 6개월 전 67억원(9층)보다 13억원 뛴 80억원(11층)에 신고가로 매매거래됐다. 이는 전국 최고가로 조합설립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다급하게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30억원 중후반대를 오르내리던 현대1·2차 아파트 전용 131㎡ 매도 호가가 2억~3억원 정도 올라 40억원대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