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박정호 사장이 금주 중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자회사 SK하이닉스를 거느리는 중간 지주회사를 신설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확정해 금주 중 발표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SKT는 이달 14~16일 중 박정호 사장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중간 지주사 설립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연내 지배구조 개편을 반드시 실행하겠다. 조만간 구체화하는 대로 설명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SKT의 이번 지배구조 개편 추진은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자회사 SK하이닉스의 글로벌 투자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SKT는 자사 시가총액이 20조원이 넘고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시총이 100조원에 달하는 데 비해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ICT 계열사의 기업공개(IPO)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나아가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 미래 성장동력의 강화를 통해 '탈통신' 체질 개선에도 속도가 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SKT의 자회사이자 SK㈜의 손자회사로서 SK하이닉스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길이 열린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로서 인수합병(M&A)을 하려면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설립된 중간 자회사가 향후 SK㈜와 합병할 경우 SK하이닉스도 SK㈜의 자회사 지위를 갖게 돼 본격적인 글로벌 M&A 경쟁에 뛰어들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의 시기로 올해를 못 박은 것은 내년 시행되는 개정 공정거래법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당 법에 따르면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율을 기존 20%에서 3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현재 SKT가 보유한 SK하이닉스의 지분율은 20.1%로, 연내 지배구조를 개편하지 않을 경우 내년 이후 지분율 약 10%를 끌어올리기 위해 10조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분할 방식으로는 인적분할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SKT를 이동통신(MNO) 사업회사와 투자사인 중간 지주사로 나눈 뒤 비(非)통신 부문인 SK하이닉스와 ICT 계열사를 지주사 아래에 두는 인적분할 방식이 예상된다.
인적분할 시 기존 주주들은 사업회사와 지주사 주식을 같은 비율로 받을 수 있다.
SKT가 금주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면 이후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해당 방침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