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29일 총수 지정 등 2021년도 대기업집단 지정결과를 발표한다 (사진=쿠팡)
쿠팡 김범석 의장이 미국 국적을 가진 탓에 쿠팡이 총수 없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문제를 둘러싸고 잡음이 심하다. 논란이 심해지자 공정위는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로 내일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29일 총수 지정 등 2021년도 대기업집단 지정결과를 발표한다.
현대자동차와 효성 등 굵직한 대기업의 동일인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는 가운데 세간의 관심은 쿠팡을 향해 있다.
쿠팡은 자산 총액이 5조원을 넘어 새롭게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된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총수를 누구로 정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공정위 사무처는 당초 쿠팡을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하지만 총수 없는 기업 집단으로 지정할 방침이었다.
김범석 의장이 미국 국적을 가진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총수로 지정하지 않는다는 선례에 따른 판단이다. 또 김 미국 국적자인 김 의장을 총수로 지정해도 국내법으로 제재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이에 유통업계는 외국인 특혜나 다름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총수 없는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면 각종 규제에서 제외돼 특혜로 볼 수 있다. 김 의장의 배우자와 친인척, 해외 법인들의 거래는 모두 공시 대상에서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공정위도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이란 ‘특정 기업집단의 사업 내용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라고 정의했다. 김 의장은 현재 쿠팡Inc(쿠팡 모회사) 지분을 10.2% 보유하고 있다. 다만 1주당 29개의 의결권이 부여된 가중의결권을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76.7%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쿠팡을 지배하고 있다.
또 네이버 사례를 들며 쿠팡의 총수 없는 대기업 지정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17년 이해진 네이버 GIO(최고투자책임자)는 공정위에 네이버를 총수 없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공정위는 그룹 지배력을 이유로 외국 국적을 가진 이 GIO를 총수로 지정했다.
이처럼 쿠팡의 총수 없는 대기업 지정에 반박하는 여론이 거세지자 공정위도 쿠팡에만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운 모습이다. 이들은 최근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해석을 국회에 전달했다.
공정위는 또 본사가 해외에 있고 김 의장의 국적이 외국인이라고 하더라도 쿠팡이 대부분 매출을 국내에서 올리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밝혔다. 김 의장 동일인 지정 여부는 다음날인 29일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