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도 (자료=국토교통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 사업을 두고 강남권 아파트 단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재건축 사업을 거론하면서까지 반대 목소리를 내자 건설사는 GTX 노선 사업이냐 재건축 사업이냐를 두고 양자택일에 몰리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건설업계 관계자는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 아파트 조합에서 GTX-C노선 사업 참여 건설사에 재건축 사업으로 압박하면서 건설사들은 난감할 것"이라면서 "대심도 방식으로 건설되는 해당 사업을 법 쪽으로는 막기 힘들어 보여 이 같은 방식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쪽에선 강남으로 이어달라고 난리인데 한쪽에선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GTX-C노선 참여를 고려하는 건설사를 방문해 차량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경기 수원에서 양주를 잇는 GTX-C노선 사업이 강남 일대를 뚫고 지나가면서 안전 문제와 소음 문제는 물론 나아가 집값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은마아파트 공동시공권을 보유한 삼성물산은 GTX-C노선 사업 불참을 선언하면서 NH농협생명 컨소시엄이 아예 입찰을 포기했다.
이후 종로구 GS건설 본사 인근에서 GTX-C노선 사업을 반대하는 차량시위를 벌인 은마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등에도 같은 방식의 시위를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은마반상회관계자가 GS건설이 은마아파트를 우회하는 노선으로 입찰하기로 구두 약속했다고 말한 내용이 아주경제에 의해 보도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GS건설 관계자는 "해당 사업 입찰을 참여할지 결정된 것도 아닌 상황이다.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단독으로 벌이는 사업이라면 노선을 우회하고 할 수 있겠으나 이 같은 규모의 사업을 GS건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라면서 "GS건설 측이 우회 입찰로 다른 업체를 설득하는 노력이야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은마아파트와 GTX-C노선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름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에는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5·6·7단지재건축조합 측에서 현대건설과 GS건설에 'GTX-C 삼성역~양재역 간 지질조사에 관한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조합은 공문을 통해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개포주공 1·3·4단지의 시공사이고, 추후 시공사 선정 예정인 5·6·7단지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걸로 안다"며 "개포동 거주 주민이 결사반대하는 C노선 사업에 참여한다면 5·6·7단지 재건축 사업에 참여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하겠다"면서 재건축 사업을 거론했다.
공문 수신인에는 개포주공 5·6·7단지 사업에 관심이 없는 포스코건설도 포함됐다. 포스코건설은 신한은행과 컨소시엄을 이뤄 GTX-C노선 입찰 참여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개포주공 5·6·7단지 사업 참여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공문에 이름이 거론돼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 "우리 측에는 공문이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대건설은 말을 아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입찰에 들어간 상황이 아니어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