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핵심 지역인 한남, 용산, 성수 일대에서 부영그룹이 보유한 개발 부지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해당 부지들을 개발할 경우 서울 도심 공급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지구단위계획 재검토, 국제 건축기준 적용 등 절차 리스크가 여전해 일정 지연 우려도 존재한다.
1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연말까지 용산구 한남근린공원 부지의 지구단위계획 용역 추진 여부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연내 착수를 검토했으나, 현재는 추진 일정 및 착수 방안에 대한 재논의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남 지구단위계획에 부영 보유 부지를 편입해 분석 중이며 검토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영이 보유한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70 부지(빨간원). (사진=네이버지도)
이 부지는 부영이 2014년 약 1200억원에 매입한 나인원한남 남측 핵심 부지로 한때 고급 주택단지가 추진됐으나 서울시가 공원으로 지정하면서 장기간 개발이 중단됐다. 지난 6월 도시공원 지정이 해제되며 사업 재개 기대가 다시 커진 상태다. 다만 지구단위계획 수립에는 통상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해 실제 공급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용산구 한강로3가 아세아아파트 부지도 주목된다. 이는 부영이 2014년 국방부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이촌역·신용산역 접근성과 한강·용산공원 인접성이 높아 입지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말 건축심의를 통과하며 사업이 재개됐지만, 미국 대사관이 국제건축기준(IBC) 적용을 요구하며 공사가 다시 중단됐다. 부영 측은 "설계 변경 절차가 진행 중이며 내부적으로는 내년 분양을 목표로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인허가과 설계 변경 일정에 따라 실제 분양 시점은 변동될 수 있다.
성수동 뚝섬지구 부지도 공급 잠재력이 크다. 부영은 2009년 이 부지를 3700억원에 매입했고, 지하 8층~지상 48층, 3개 동 규모의 초고층 복합문화시설을 계획하고 있다. 900석 규모 공연장, 5성급 호텔, 300실 이상 레지던스 등이 포함된 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다수의 이해관계 조율로 착공 일정은 유동적이다.
최근 서울의 공급이 외곽·신도시 중심으로 기울어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도심 내 유휴 부지 개발 수요가 주목되고 있다. 부영 부지에서 공급이 본격화될 경우 도심 주택, 복합문화 수요 회복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