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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사업 확장을 선포했다. 카카오커머스를 재합병하며 이 분야 양강인 네이버와 쿠팡에 도전장을 낸 셈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와의 합병을 오는 9월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분사를 결정한 지 3년 만에 재합병을 결정한 것. 카카오커머스는 합병 후 사내독립기업 형태로 운영하고, 대표이사도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쇼핑하기 등을 운영하며 카카오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실적도 뛰어난 성장세를 보여줬다. 지난해 매출 5735억원, 영업이익 1595억원을 기록하며 자회사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내부적인 상향 그래프와 달리 이커머스 전체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크지 않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와 쿠팡의 시장 점유율은 각 18%, 13%로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반면 카카오는 3%도 못 미치는 점유율에 그쳤다. 이미 입지를 굳힌 네이버와 쿠팡에 밀려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 못한 것. 카카오 자회사 중에서는 우등생이었지만 사실상 우물 안 개구리와 다를 바 없었다는 의견이다.
결국 카카오는 지난 4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품에 안은 데 이어 카카오커머스 합병 결정까지 내렸다. 앞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워 나간다는 목표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커머스의 선물하기, 쇼핑하기, 메이커스, 카카오쇼핑라이브 등 주요 서비스는 모두 카카오톡 플랫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어 합병 후 더욱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도 카카오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커머스를 본사에 흡수 합병하고 광고와 커머스의 시너지 극대화를 고려 중"이라며 "지난해까지 비즈보드가 광고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면 올해부터는 채널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커머스 흡수·합병을 통해 광고 사업부문과 커머스 사업부문의 시너지가 가능하며 향후 커머스 어플로서 카카오톡 발전 속도의 가속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