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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몸집 줄이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희망퇴직을 처음 시행할 때는 노조를 비롯해 직원들의 반발이 심했으나 이제는 모두 그러려니 합니다. 50세 전후의 직원들은 자신이 언제쯤 희망퇴직할 지 계획을 세우지요."

한 시중은행의 임원이 희망퇴직에 대해 전한 얘기다. 희망퇴직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

이런 분위기에서 은행들이 희망퇴직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임금피크’로 앞둔 50대를 대상으로 실시하던 희망퇴직을 최근에는 40대로까지 신청 연령층을 확대하는 추세다. 한 해에 두 번씩 희망퇴직을 받는 은행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사회 깊숙이 스며들면서 금융계도 디지털 전환과 함께 오프라인 지점망을 줄이기 때문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점포 통폐합 계획을 확정했다. 올 하반기 신한은행은 전국 40여개 점포를 폐쇄할 예정이다. 상반기에 이미 폐쇄한 6개 점포를 포함하면 올해에만 약 50개의 점포를 폐쇄하게 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타 시중은행 대비 점포를 상대적으로 적게 줄여 올해 일부 점포를 폐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지난달 14일까지 ‘연차와 직급에 따라 최대 36개월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2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신한은행이 한 해 동안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도 지난 1월 영업점 20곳을 통폐합했다. KB금융그룹이 한 곳에서 그룹 내 은행, 증권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WM(자산관리) 복합 점포’를 도입, 확대를 추진하는 만큼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도 1∼2월 서울 용산구 이촌동과 강남구 역삼동 소재 2개 영업점을 통폐합했다. 우리은행은 24개, 농협은행 7개의 영업점을 줄였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희망퇴직을 통해 약 800여명을 줄였다. 우리은행에서도 올해 초 468명이 퇴직했으며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각각 511명, 496명이 은행을 떠났다.

5대 은행 임직원 수는 지난해 1480명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만 1449명 더 줄었다.

희망퇴직 대상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을 만 48~49세 이상 신청 가능토록 조정했다. 농협은행은 최근 3년간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하나은행은 만 40세 이상 ‘준정년 특별퇴직’을 연간 2회 정례적으로 별도 진행해오고 있다.

신한은행도 이번 2차 희망퇴직 당시 49세 이상을 대상으로 신청받았다.

■ 인터넷전문은행은 인력 영입 열중

반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금융권 인력을 영입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 초 세 자릿수 채용 계획을 밝힌 이후 100여명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인력 규모는 1000명을 넘어섰다.

케이뱅크 역시 인력 모집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자금세탁방지(AML) 모니터링 ▲개인 신용대출 상품 등의 전문 분야 관련 채용을 진행하면서 상품성 강화와 전문적인 체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앞서 금융사기조사, IT검사역 부문에 대한 채용도 진행했다.

오는 9월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도 인력 60여명을 충원해 총 200여명 규모로 인터넷은행 출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개인정보보호나 정보보안정책, 자금 관련 부서, 데이터 엔지니어 등 10개 부서에 필요한 인력을 수시 채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