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학 삼성화재 CEO 내정자(왼쪽),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오른쪽) (사진=각 사)

삼성의 전자 계열사에 이어 금융 계열사도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마무리했다. 자산운용·화재의 수장이 바뀌었고 생명·증권·카드는 유임에 성공했다. 파격·혁신·전문성 강화를 선택한 ‘뉴(NEW) 삼성’ 기조에 맞춘 진일보한 인사라는 평가다.

특히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생명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란 사실이 재확인됐다는 평가다. 금융 계열사 5곳 중 3곳의 CEO가 삼성생명 출신이기 때문이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새 CEO 후보로 홍원학 부사장이 내정됐다. 삼성자산운용의 신임 대표에 서봉균 세일즈앤트레이딩부문장(전무)이 낙점됐다.

삼성화재 홍원학 사장 내정자는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이후 인사팀장, 전략영업본부장, FC영업1본부장을 거쳤다. 삼성화재로 옮겨 자동차보험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내년 창립 70주년을 맞는 삼성화재의 질적 성장과 미래사업 경쟁력 제고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 삼성화재 최영무 사장은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유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조직 쇄신 의지가 그룹 전반에 반영되면서 후임들을 위해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사장은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으로 임명됐다.

삼성자산운용 대표 인사도 업계 안팎에서는 ‘연이은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삼성자산운용 CEO는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출신이 맡는 관행이 이어졌다. 하지만 외국계에 증권사 출신인 서봉균 전무를 내정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카드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김대환 대표이사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결정했다. 김대환 사장은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해 삼성카드 대표이사 부임 이후 디지털·데이터 역량 기반의 경영혁신 활동으로 업계 내 입지를 공고히 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견인했다.

■ 삼성생명 출신 점차 늘고 지배구조 강화

삼성 금융 계열사 CEO 중 삼성생명 출신이 총 3명으로 늘었다. 홍원학 내정자와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등이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뒤 PF운용팀장, 투자사업부장,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지냈다. 삼성생명에서 재무·투자 분야 전문으로 불리며 2015년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는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또한 1986년 삼성생명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9년까지 삼성생명 마케팅전략그룹 담당, 경영지원실장 등을 맡다 지난해 삼성카드 대표이사로 넘어왔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이번 인사가 생명 출신 임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주주로 등극한 삼성생명이 그룹 내 핵심계열사이자 총괄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된 만큼 인사를 통해 지배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밖에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과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그대로 유임됐다.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지난 2018년 취임 후 2024년 3월까지 임기다. 전영묵 사장 또한 2020년 3월 선임돼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상황이다. 두 사람 모두 취임 후 역대 최대 실적을 내온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