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한국조선해양 대표가 CES 2022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으로 생긴 여유 자금을 신사업 부문에 투자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도 지속적인 신사업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그룹 내 신사업을 이끌고 있는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의 존재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이 국내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주최한 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 딜은 끝난 이벤트"라며 "신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수익 관련해서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공식적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철회하면서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보유한 1조5000억원 규모의 현금은 여윳돈이 됐다.
가 부회장의 발언을 미루어 볼 때 한국조선해양은 여윳돈을 신사업 육성과 함께 연구개발(R&D) 전문회사로 발돋움을 위해 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3월 그린수소 개발 등의 내용을 담은 '수소 드림(Dream) 2030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목표로 내세웠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한국조선해양을 중심으로 그린수소 생산플랜트 구축과 수소운반선 발전 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룹 차원에서의 신사업 로드맵은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윤곽이 공개됐다. 올해 첫 CES 참가에서 현대중공업 그룹은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공동대표이사 사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정 사장은 지난 5일 CES 2022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비전으로 ‘Future Builder’를 제시했다.
이어 미래 조선·해양과 에너지, 기계 등 3대 핵심사업을 이끌어 나갈 혁신기술로 ▲아비커스의 자율운항기술 ▲액화수소 운반 및 추진시스템 기술 ▲지능형 로보틱스 및 솔루션 기술 등을 소개했다.
정 사장은 신사업을 확대 할 수록 그룹 내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불발로 인한 여유 자금이 정 대표의 존재감을 키울 수 있는 열쇠가 된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해 조선업계 전반이 디지털화와 수소기술 활용 등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라며 "한국조선해양도 여유 자금이 생긴 만큼 이 같은 부문에서 투자를 확대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