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주택이 밀집한 한남2구역의 모습.재개발 사업으로 최고14층 높이의 1537가구가 들어선다. (사진=정지수 기자)
올해 서울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2구역에 다수의 대형건설사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별들의 전쟁을 예고했다.
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한 결과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에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DL이앤씨 등이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제안을 검토 중이다. 한남2구역은 올해 3분기 시공사 선정이 예정됐으나 이른 시점부터 물밑 경쟁이 한창으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1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한남2구역은 올해 서울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힌다.
한남2구역의 총 사업비는 9486역원으로 용산구 보광동 일대에 최고 14층 공동주택 30개동과 복리시설 등이 들어선다. 총 세대수는 1537가구다. 한남 뉴타운 중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가장 가깝다.
다만 한남2구역은 한남 뉴타운 대장주로 꼽히는 한남3구역 등에 비해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올해 서울 내 대어급으로 꼽히는 정비사업지가 흑석2구역 외에 없어 한남2구역에 대한 건설사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인근 부동산 업계에서는 각 사들이 수주전에 뛰어든다면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안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남 뉴타운 인근 한 공인중개사 A대표는 "한남 2구역은 한강과 직접적으로 접하지 않아서 압도적인 입지를 자랑하는 한남5구역이나 세대 수가 많은 한남3구역에 비해 저평가 받는 분위기다"라면서도 "한남2구역의 사업면적이 그렇게 크지 않아 오히려 완공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B대표는 "한남 3구역과 생활인프라 공유도 가능하며 이태원 상권과 바로 붙어있다는 게 한남2구역의 메리트"라며 "대우건설이 써밋을 홍보하고 있어 다른 대형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제안이 유력하지 않겠나"고 귀띔했다.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을 통해 리모델링 후 존치가 예정된 보광초등학교 모습 (사진=정지수 기자)
물밑 경쟁을 벌이는 대형건설사들도 한남2구역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삼성물산도 한남뉴타운에 랜드마크를 짓겠다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한남2구역에 사업시행인가 축하 현수막을 거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4월 도시정비사업 복귀 이후 치른 모든 수주전에서 패배한 경험이 없다.
한남2구역 조감도(자료=용산구)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지난해 한남뉴타운2구역 재개발 조합장 보유 건물 일부에 홍보 사무실을 설치했다가 조합원들의 항의를 받고 퇴거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에 자사 하이엔드 공동주택 브랜드 '써밋'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대우건설이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써밋'을 제안하고 따내지 못한 사업장은 없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한남2구역이 올해 서울 내 주요 사업지인만큼 우리를 포함해 타 대형건설사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우건설과 함께 DL이앤씨와 롯데건설도 각각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와 르엘 제안에 대해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한 건설사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안한다면 수주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제안으로 맞불을 놓는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로 실제 입찰을 할지 지금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다만 오랜 기간 관심을 보인 사업지인 만큼 긍정적으로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