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요기요, 우아한형제들)
배달플랫폼 시장을 이끌고 있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요기요가 퀵커머스(Quick Commerce·즉시배송) 시장에서의 경쟁을 본격화 하고 나섰다.
배달앱(애플리케이션) 경쟁에서 1위 배민과 2위 요기요가 ‘1시간 내 배송’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특히 광역 유통망 격인 GS리테일 품에 안긴 요기요가 퀵커머스 역량과 오프라인 매장 연계로 ‘만년 2위’라는 타이틀을 벗고 업계 1위로 올라설지 주목되고 있다.
■ ‘매각’ 둘러싼 악연…7000억 퀵커머스 시장 ‘주도권 경쟁’
배민은 2020년 독일계 다국적 유통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지분 87% 가량을 매각했다. 요기요를 운영해온 DH는 지난해 요기요를 싱가포르 및 홍콩 자본 기반의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 특수목적법인에 매각했다.
요기요의 ‘요마트’ 부활을 둘러싸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바로 이 ‘엇갈린 운명’ 때문이다.
매각 시기였던 2020년 배민의 ‘B마트’와 ‘요마트’는 배달앱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었다. 그러나 배민(우아한형제들)이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요기요 서비스의 매각을 조건으로 배민 인수승인을 받았다.
결국 요기요는 GS리테일 등이 참여한 CDPI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요마트’ 서비스는 사실상 중단됐다. 그 사이 배민의 ‘B마트’는 지난해 기준 7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퀵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3월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주주서신을 통해 “전국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도심형 소형 물류센터(MFC)로 활용하고, 요기요 고객 트래픽과 결합해 상반기 내 배달앱 기반 30분내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한다”며 ‘요마트’의 부활을 예고한 바 있다.
(사진=GS리테일)
18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요기요와 전국 즉시 장보기 서비스 '요마트'를 선보이며 협업 행보를 본격화 한다. 양사는 GS리테일의 전국 유통망과 요기요의 배달 플랫폼의 핵심역량을 극대화한 서비스로 퀵커머스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이다.
‘요마트’는 1만개의 취급 품목수(SKU), GS리테일의 전국 350여개 GS더프레시 매장 등 광역 유통망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즉시 장보기 서비스가 물류 거점 확보에 따른 배송 지역 제한이 걸림돌이 됐던 만큼 ‘전국 배송망’을 확보한 ‘요마트’가 우위를 선점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요기요가 ‘요마트’ 재출시를 앞두고 ‘수장교체’ 카드까지 앞세우며 대대적인 쇄신을 단행한 만큼 GS리테일과의 시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요마트는 상반기 내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17개 시도, 300개 이상 점포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요마트 서비스는 배달앱에서 진행된다. 배달앱이 기존에는 편의점이나 간단한 상품만 주문이 가능했는데 요마트는 상품 범위가 슈퍼마켓까지 확대된 것”이라면서 “1시간 이내에 슈퍼마켓의 모든 제품들을 배송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퀵커머스 대비 상품면에서 규모가 커진데다 오프라인 매장 상품들을 그대로 모두 구매가능하다. 소고기, 돼지고기 등 신선, 야채를 비롯해 실제 매장에서 하는 행사 제품들 역시 동일하게 진행된다”면서 “전국으로 진행되는 서비스는 최초”라고 강조했다.
‘우리동네 GS앱’과 관련해서는 “요마트 서비스와는 별도다. 어플 정비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 차원이다. 퀵커머스 가미된 것으로 7월 출시 예정”이라면서 “절대적으로 퀵커머스를 염두하고 선보이는 서비스는 아니다. 출시일에 맞춰 해당 서비스에 대해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 "퀵커머스 최초 경험"…2000만 가입자 ‘B마트’
국내 퀵커머스 시장은 2020년 3500억원에서 2021년 7000억원, 2025년에는 5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9년 퀵커머스에 출격한 배민의 ‘B마트’는 서울, 인천, 부천, 성남 등에서 30여개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배달 서비스 중 가장 넓은 지역에 서비스를 하고 있다. 특히 주문 후 30분 안에 도착하는 빠른 서비스를 내세우며 점유율 1위를 선점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B마트의 서비스 개선 버전인 생필품 단건 배달 ‘B마트원(B마트1)’도 선보이고 있다.
‘B마트’ 매출이 포함된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상품 매출은 4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92.8% 신장했다. 상품매출 중 ‘B마트’ 매출도 포함돼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B마트’ 매출은 약 3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배달플랫폼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2021년 매출이 연결기준 2조87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매출액 1조335억원 대비 94.3%(9752억원) 상승한 수치다. 2019년 매출액은 5654억원이었다.
또한 배민의 압도적인 사용자수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월 기준 배민 사용자 수는 약 2000만명 수준이다. 월평균 주문건수는 약 1억 건 정도다.
일각에서는 배민의 ‘B마트’ 물류 거점 대비 ‘요마트’가 비교우위에 있어 선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퀵커머스 시장에서 이미 업계 1위를 공고히 한 배민의 노하우와 충성고객의 이탈이 얼마나 일어날 지는 미지수다.
또한 GS리테일이 7월 출시하는 ‘우리동네 GS앱’과 ‘요마트’ 간 행보 역시 ‘B마트 독주’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B마트’는 기존 소비자들에게 ‘퀵커머스’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특히 ‘배달의민족’이라는 앱이 상당한 범용성을 가지고 있고, 카테고리 별 제품들을 구매 가능하게 시스템을 구축해 30분 내 배송 받을 수 있도록 한 최초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어 “‘B마트’는 식품을 비롯한 공산품 등을 즉시 배송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처음 경험하게 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기존 고객들의 이탈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