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사진=연합뉴스)
시금치가 전월 대비 204.0% 오르는 등 생산자물가가 수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47(2015년 100기준)로 전월대비 0.3% 올랐다. 7개월 연속 상승세다. 증가폭은 전월(0.6%) 보다 소폭 둔화됐다. 지수 자체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1%, 전년동월대비 6.6% 올랐다. 식료품은 전월대비 2.6% 상승했고, 신선식품은 14.6% 올랐다. 에너지는 전월대비 0.5% 상승했고, IT는 0.3% 하락했다.
농림수산품 물가는 축산물(-2.0%)과 수산물(-3.5%)이 떨어졌으나, 농산물(11.9%)이 상승해 전월대비 4.1% 올랐다.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3.6%), 제1차 금속제품(-2.9%) 등이 내려 전월대비 0.6% 떨어졌다.
서비스는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1.3%), 운송서비스(1.3%) 등이 상승해 전월대비 0.6% 올랐고, 전력, 가스, 수도및폐기물은 전력, 가스 및 증기(4.8%)가 올라 전월대비 3.9% 올랐다.
세부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 가운데 시금치와 배추가 폭우 등의 영향으로 각각 204.0%, 47.0% 대폭 상승했다. 정부의 사료구매 자금 지원, 수입산 관세 면제 조치로 돼지고기와 쇠고기는 각각 -5.4%, -4.6% 하락했다. 어획량 증가로 물오징어도 -18.4% 떨어졌다.
공산품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경유와 휘발유가 -7.9%, -12.6% 하락한 가운데 이와 연동돼 자일렌(-11.5%), 동1차 정련품(-14.5%) 가격도 내렸다. 반면 국제 곡물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6월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양돈용배합사료(4.1%), 식용정제유(13.4%) 등은 올랐다.
아울러 서비스는 국제항공여객이 7.5%, 도로화물운송(2.0%), 호텔(16.4%)이 늘었다. 전달의 유가와 인건비 상승 영향이 7월에도 이어지면서 건설중장비임대(10.5%)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7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원재료(4.5%)와 중간재(0.1%), 최종재(0.5%)가 올라 전월대비 0.7% 상승했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14.7% 올랐다.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지수를 결합해 산출한다.
국내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서비스(0.6%) 등이 올라 공산품(-0.7%)이 내려 전월대비 보합 수준을 보였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11.5% 올랐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6월 배럴당 113.27달러에서 7월 103.14달러로 8.9% 하락하는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생산자물가 상승폭이 둔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전력, 가스, 수도및폐기물 중 도시가스를 중심으로 상승했고, 서비스 부문에서도 음식점 등이 수요 증가로 오르면서 전체 생산자물가는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고 부연했다.
서 팀장은 “지난 23일까지 두바이유 기준으로 국제유가가 95.36 달러로 7.5% 가량 내려갔지만 전체 생산자 물가 하락 전환 기대를 해 볼 수 있다”면서도 “원·달러 환율이 1345원 돌파하는 등 다시 오르고 있는 등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어 증가세 둔화가 이어질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