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쿠팡)
최근 택배노조가 발표한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배송기사(퀵플렉서)에 관한 설문조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상당수의 퀵플렉서가 개인 사업자와 임금근로자의 평균 소득 이상의 월 소득을 얻고 있음에도 배송 수수료 증액, 보험 가입, 노동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CLS 노동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노동사회연구소가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1,000명의 퀵플렉서를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한 설문 중 실제 응답지 28.2%(282개)의 유효 응답 27.8%(278개)를 분석한 결과다.
해당 설문조사를 살표보면, 설문 응답자의 연령은 30~40대(70.9%)가 가장 많았으며, 20대 비중은 8.6%로 대다수가 젊은 층으로 나타났다.
대상자의 60% 이상은 지난해 3월부터 근무했고, 택배기사 경력은 3년 미만이었다. 설문 대상자의 월 평균 소득은 584만원이었다. 600~700만원(19.2%), 700만원 초과(12%) 등 월 600만원 이상은 31.2%였다. 한달 쓰는 비용은 평균 156만원으로, 100만원 이하가 36.4%, 100~150만원 이하가 38.5%로 조사됐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체의 월평균 소득은 196만원, 임금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은 319만1000원이다. 이에 비해 퀵플렉서의 월 평균 소득은 개인 사업자와 임금근로자 평균 소득과 비교해 각각 197%, 83% 높은 수치다. 실제 월평균 584만원을 받는다고 답한 설문 대상자의 65.1%는 “퀵플렉서로 일하면서 소득수준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이날 대책위는 퀵플렉서들이 주당 평균 5.9일(하루 9.7시간) 일하며,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이고 한달 평균 휴가 일수는 4.8일로 일과 가정 양립이 불가능하다며 노동 환경에 대한 개선도 요구했다.
하지만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9.3시간이고, 월평균 휴무일은 3.8일이었다. 결과적으로 퀵플렉서들은 일반 개인 사업 자영업자들과 비교해 근로시간은 비슷하고 휴무시간은 많은데 소득은 3배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동계 관계자는 “퀵플렉서는 일반 임금 근로자가 아닌 사실상 자영업자로,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 근무시간을 조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책위는 ‘클렌징(노선 정리)으로 부당해고를 당했다’, ‘프레시백 세척 등 공짜 노동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쿠팡 측은 지난 2015년부터 분류전담 인력 제도를 시행해 전국 배송캠프에 5000명 이상 분류전담 인력을 운영하고 있고, 프레시백 세척 전담 조직도 두고 있어 퀵플렉서들이 관련 업무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CLS 관계자는 “퀵플렉서는 개인사업자로 퀵플렉서의 운영과 관리는 택배영업점 소관”이라며 “대책위는 CLS를 상대로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을 중단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