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열된 신라면. (사진=연합뉴스)
농심을 필두로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등 라면업계가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백기를 들었다.
농심은 7월 1일부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인하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가격 인하에 따라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씩 각각 낮아진다.
농심이 가격인하를 결정한 것은 다음달부터 국내 제분회사로 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이 5% 인하되기 때문이다. 농심은 소맥분 가격인하로 연간 80억원 수준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했고, 소비자에게는 연간 기준 200억원 이상의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농심 관계자는 “가격 인하 대상인 신라면(봉지면)과 새우깡은 국내에서 연간 3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국민 라면과 국민 스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면서 “이번 가격 인하로 경영에 부담은 있지만 국민생활과 밀접한 제품의 가격을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에 이어 다른 기업들도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뚜기는 “7월 중 라면 등 주요제품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만 구체적인 인하율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도 “주요 제품과 관련 가격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품목과 인하율 등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팔도는 “가격 인하와 관련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농심은 지난해 9월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한 바 있다. 이어 팔도와 오뚜기는 제품 가격을 9.8%, 11.0% 각각 올렸고, 삼양식품은 11월에 라면 가격을 평균 9.7% 인상했다.
이에 올해 1분기 라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4%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지난 2008년 4분기(14.7%) 이후 15년 만에 최고 수치다.
한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국제 밀 가격이 내려간 것과 관련해 라면 값을 인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후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6일 제분업체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하며 밀가루 가격 인하를 추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