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수윤 DL건설 대표이사. (사진=DL건설)
'아우' DL건설이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형님' DL이앤씨와 필적할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디벨로퍼(종합부동산개발사업자) 역량 확대에도 함께 나서며 그룹의 '글로벌 디벨로퍼' 도약에 힘을 싣는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은 28일 기준 도시정비사업에서 5823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DL건설의 수주 실적은 수도권 주요 가로주택정비사업이 견인했다. DL건설은 서울 지역에서 ▲면목역6구역(253세대) ▲석관1-1구역(253세대) ▲면목역1구역(435세대) ▲신림동 655-78번지 일대(171세대) ▲암사동 495번지 일대(252세대) ▲망원동 454-3번지 일대(219세대) 등의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경기도 부천시에서도 원종동 151-2번지(180세대)와 원종동 199-2번지(190세대)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품었다.
DL건설은 도시정비사업 틈새시장으로 꼽히는 가로주택정비사업 공략만으로 모회사인 DL이앤씨와 비슷한 수준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모회사인 DL이앤씨는 3곳의 정비사업을 수주해 도시정비사업에서 6423억원의 수주고를 쌓았다.
DL건설이 안정적인 수주고를 쌓을 수 있던 배경에는 탄탄한 재무구가 있다. DL건설의 1분기 말 기준 순현금은 3539억원, 현금성 자산은 5600억원 가량이다. 이는 시가총액보다 많은 상태다. 부채비율은 81.4%에 불과하다. DL이앤씨의 별도 부채비율인 80.8%와 유사한 수치다.
DL이앤씨가 주택사업 전개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위험이 적다는 평가를 받는 부분도 닮은 꼴이다. 부동산 침체기에 부동산 PF 부실 경고음이 커졌으나 DL이앤씨와 DL건설 모두 리스크 관리가 잘 이뤄졌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L건설의 차별적인 강점은 재무현황"이라며 "순현금이 시가총액보다 많은 상태이며 현금성 자산과 부채비율 등이 양호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어 "시행사 지급보증이 부재하고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서 현금흐름도 안정적으로 유동성을 포함한 재무 리스크는 극히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DL건설은 이 같은 자산 건전성을 바탕으로 도시정비사업과 함께 그룹 성장 전략인 글로벌 디벨로퍼 도약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DL건설의 출범 초기 목표인 디벨로퍼 사업 육성 전략 이행 차원이다.
DL건설은 지난 2020년 대림산업(現 DL이앤씨) 계열사 삼호와 고려개발의 합병으로 출발해 데이터센터와 대형SOC 사업, 글로벌 디벨로퍼 사업 등 신시장 개척을 목표로 내걸었다. 올해도 KT&G가 발주한 안양 호계동 533-1일원 준공업지역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 주거지역 공동주택 신축공사 수주 계약을 동시에 체결하면서 디벨로퍼 수주 성과도 이어가고 있다.
DL건설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외에도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디벨로퍼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