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감사원 감사보고서)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의 비위 의혹이 감사원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유저들의 불만이 많았던 게임 심의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29일 게임위 비위 의혹에 대한 국민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전산망 구축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음을 밝혔다. 감사원은 사업 당시부터 현재까지 게임위 사무국장으로 있는 A씨에 대해 문책을 요구했다.
앞서 게임물관리위원회는 2017년부터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 외부업체에 이를 맡겨 시스템을 납품 받았다. 시스템 구축에 50억원의 세금이 들어갔으나, 시스템이 정상 작동되지 않는 문제가 벌어졌다.
특히 지난해 10월 게임위가 일부 모바일게임에 대한 이용 등급을 상향할 것을 요구하자, 게임 유저들이 반발하면서 등급분류 논란이 벌어졌다.
논란이 이어지자 게이머 5488명이 통합관리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구축되지 않은 사유와 계약 조건이 충실히 이행되었는지 등 8개 사항에 대해 국민감사를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그 동안 게임위의 등급분류에 불만이 많았던 유저 수 천명이 여의도에 모여 서명을 하기도 했다.
이후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는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사업 관련 게임위 담당자의 업무처리 적정성 등 확인할 필요가 있는 5개 사항은 감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감사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게임위는 통합관리시스템 1․2단계 및 감리용역 모두 과업이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합격한 것으로 검수한 후 대금을 모두 지급했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적어도 6억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또 게임위는 감리업체에 감리보고서를 거짓으로 작성하여 줄 것을 종용했으며, 감리업체가 거짓으로 작성한 감리보고서를 제출하자 이를 검수 업무 등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아니라 언론에 통합관리시스템의 검수 문제 등이 보도되자 게임위는 허위, 과장된 해명자료를 작성하고 감리자료를 허위로 작성하기도 했다. 게임위는 인위적으로 통합관리시스템의 과업 진척률을 97%로 만들었으나, 감사원에 따르면 실제 진척률은 47%에 불과했다.
게임위가 자체등급분류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용역을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검증 용역에 활용할 소프트웨어의 라이선스를 먼저 구입했으나, 라이선스의 유효기간이 만료돼 검증용역에 활용할 수 없었는데도 서류상 검증용역을 수행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